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사면 조건으로 일자리 창출을 요구받은 상황이라 사전 보고를 받았다고 하더라도 미르·K스포츠재단에 출연할 수밖에 없었다고 검찰에서 진술한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27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김세윤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비선 실세' 최순실(61)씨와 안종범(58)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의 공판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최 회장의 검찰 진술 조서를 공개했다. 검찰은 최 회장을 증인으로 불러 신문할 예정이었지만, 최씨 측에서 최 회장의 진술조서를 증거로 쓰는 데 동의하면서 증인 신청을 철회했다.
검찰 조서에 따르면 최 회장은 "나라에서 추진하는 사업이고, 재계 순위에 따라 출연한다는 사후 보고를 받았다"며 "사면조건으로 일자리 창출을 (정부에서) 요구했다는 사실을 알았기 때문에 (사전) 보고받았다 하더라도 어쩔 수 없이 출연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 회장은 이어 일자리 창출 요구와 관련해 "경제인으로서 의무이지만 더 잘해야 하는 게 맞다"고 검찰에 말했다. 이어 미르나 K재단에 출연해 SK그룹이 얻는 이익은 "없다"고 진술했다.
또 K스포츠재단에서 SK측에 가이드러너 사업, 해외 전지훈련비 등으로 80억원을 추가 요구한 부분에 대해선 "당시엔 몰랐는데 언론에 문제 되고 나서 보고받았다"고 진술했다. K스포츠재단 측은 이 가운데 50억원을 최씨 소유로 알려진 독일 비덱사로 직접 송금해달라고 요청했지만 SK 측에서 난색을 표명해 무산됐다.
최 회장은 이와 관련해 검찰이 "이미 거액을 기부한 상태에서 추가로 30억원을 기부하겠다고 한 건 SK 역시 최씨나 안 전 수석에게 약점을 잡혀 그걸 덮으려 한 게 아니냐"고 묻자 "그런 건 아니었다"고 진술했다.
최 회장은 이밖에 "박근혜 대통령 독대 후 헤어질 때 대통령이 광고업체 플레이그라운드의 팸플릿을 건네줬다"고 검찰에 말했다. 플레이그라운드는 차은택 전 창조경제추진단장이 설립하고 최순실씨가 실제 소유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곳이다.
박정일기자 comja77@dt.co.kr
검찰은 27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김세윤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비선 실세' 최순실(61)씨와 안종범(58)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의 공판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최 회장의 검찰 진술 조서를 공개했다. 검찰은 최 회장을 증인으로 불러 신문할 예정이었지만, 최씨 측에서 최 회장의 진술조서를 증거로 쓰는 데 동의하면서 증인 신청을 철회했다.
검찰 조서에 따르면 최 회장은 "나라에서 추진하는 사업이고, 재계 순위에 따라 출연한다는 사후 보고를 받았다"며 "사면조건으로 일자리 창출을 (정부에서) 요구했다는 사실을 알았기 때문에 (사전) 보고받았다 하더라도 어쩔 수 없이 출연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 회장은 이어 일자리 창출 요구와 관련해 "경제인으로서 의무이지만 더 잘해야 하는 게 맞다"고 검찰에 말했다. 이어 미르나 K재단에 출연해 SK그룹이 얻는 이익은 "없다"고 진술했다.
또 K스포츠재단에서 SK측에 가이드러너 사업, 해외 전지훈련비 등으로 80억원을 추가 요구한 부분에 대해선 "당시엔 몰랐는데 언론에 문제 되고 나서 보고받았다"고 진술했다. K스포츠재단 측은 이 가운데 50억원을 최씨 소유로 알려진 독일 비덱사로 직접 송금해달라고 요청했지만 SK 측에서 난색을 표명해 무산됐다.
최 회장은 이와 관련해 검찰이 "이미 거액을 기부한 상태에서 추가로 30억원을 기부하겠다고 한 건 SK 역시 최씨나 안 전 수석에게 약점을 잡혀 그걸 덮으려 한 게 아니냐"고 묻자 "그런 건 아니었다"고 진술했다.
최 회장은 이밖에 "박근혜 대통령 독대 후 헤어질 때 대통령이 광고업체 플레이그라운드의 팸플릿을 건네줬다"고 검찰에 말했다. 플레이그라운드는 차은택 전 창조경제추진단장이 설립하고 최순실씨가 실제 소유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곳이다.
박정일기자 comja77@dt.co.kr
[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