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관료 출신 이재영 원장
자립경영 기반 마련에 집중
4차 산업 나노기술 중요성 설득
매년 80억 정부 출연금 받기도
자립경영 기반 마련에 집중
4차 산업 나노기술 중요성 설득
매년 80억 정부 출연금 받기도
파산 직전까지 몰렸던 공공 연구기관이 각고의 운영 효율화 노력 끝에 지난해 흑자를 기록하며 '돈 버는 연구기관'으로 변모해 주목받고 있다.
나노기술 개발·상용화 서비스 제공을 미션으로 2004년 5월 문을 연 KAIST 부설기관인 나노종합기술원이 주인공. 나노종합기술원은 설립 후 10년간 정부와 지자체, 민간의 지원을 받아 1100억원을 투입해 200여 종의 장비를 구축, 한 해 2만건이 넘는 서비스를 제공하며 국가 나노기술 인프라 기관으로 자리잡았다.
하지만 정부와 민간의 한시 지원 기간인 10년이 지난 2012년부터 위기가 다가왔다. 투자가 크게 줄고 고가 장비는 하나둘 노후화돼 활용가치가 떨어져 이용료 수익이 급감하기 시작했다. 유지보수 비용도 기하급수적으로 늘어 장비는 '돈 먹는 하마'로 변해 기관 재정상황은 급속도로 악화됐다. 이렇다 보니 직원 월급을 걱정해야 할 지경에 이르게 됐고, 직원들의 이탈 현상도 이어졌다.
그러나 2013년 옛 과학기술부 기술관료 출신인 이재영 원장(사진)이 취임하면서 변화가 시작됐다. 이 원장은 "취임하고 보니 외부 지원 없이는 기관을 정상적으로 운영할 수 없는 심각한 상황이었다"고 밝혔다.
이 원장은 자립 경영 기반을 다지는 데 집중했다. 고가 장비를 다루는 기관 특성상 장비 운영 효율화를 통한 비용 절감과 활용 극대화가 가장 큰 숙제였다. 직원들과 머리를 맞대고 줄일 수 있는 비용은 최대한 감축했다.
노후화돼 교체가 필요한 장비는 대기업을 찾아다니며 설득해 기증받아 장비 인프라를 확충했다. 2015년에는 200억원 규모의 미세전자기계시스템(MEMS) 장비를 기증받아 관련 기술 지원을 강화했다.
지속 가능한 기관 운영을 위해선 정부 지원이 반드시 필요했다. 기획재정부, 미래창조과학부, 산업통상자원부 등 정부 부처를 찾아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나노기술의 중요성을 이해시키고 기관에 대한 정부 지원의 당위성을 설득했다. 그 결과, 2014년 초 정부출연연구기관으로 지정돼 매년 약 80억원의 정부출연금을 지원받게 됐다. 장비 재구축을 위한 적립금도 80억원 가량 모았다.
이런 점을 인정받아 이 원장은 지난해 5월 연임에 성공, 2019년까지 원장직을 수행하게 됐다. 서비스 고도화와 장비 첨단화 전략을 담은 '2020 미래 발전방향'도 수립했다.
이 원장은 "우리 기관의 영속성과 존립가치를 위해 장비 재구축과 서비스 고도화는 필수조건"이라며 "4차 산업혁명 등 미래 변화에 선제 대응해 글로벌 인프라 기관으로 도약하겠다"고 말했다.
대전=이준기자 bongch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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