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 "법적문제 없다 판단"
안측 "동의없어 증거안돼"
삼성 겨눌 '스모킹건' 주목
안측 "동의없어 증거안돼"
삼성 겨눌 '스모킹건' 주목
39권의 업무수첩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명운을 가를 스모킹건(결정적 증거)으로 떠올랐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를 수사하고 있는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검찰에서 넘겨받은 안종범 전 수석의 업무수첩 17권 외에 추가로 39권을 확보했다. 법조계에 따르면 이 수첩에는 삼성과 관련한 박근혜 대통령의 지시 사항이 깨알 같이 적혀 있었다. 특검이 삼성-박근혜 대통령-최순실의 3자 관계의 퍼즐을 맞추는데 결정적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회장에 대한 첫 영장 청구 당시 최순실 씨의 조카 장시호 씨의 삼성 지원금 수수 이메일 등이 담긴 '제2의 태블릿PC'가 스모킹 건 역할을 했다면, 이번에는 39권짜리 업무 수첩이 이 부회장의 구속 여부를 결정지을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법원의 업무수첩에 대한 법적효력 인정 여부다. 안 전 수석 측은 "특검의 수첩 확보 방식이 적법하지 않았다"며 특검의 업무 수첩 임의제출 동의 요구를 거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은 안 전 수석의 보좌관이었던 청와대 행정관 김모 씨에게서 임의제출 형식으로 이 수첩들을 설 연휴 직후 건네 받았다. 안 전 수석 측은 "수첩은 안 전 수석이 근무했던 경제수석실이나 정책조정수석실이 아닌 제 3의 장소에 보관했고 김 씨가 이를 무단으로 가져가 특검에 낸 것은 위법"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안 전 수석 측이 수첩의 증거 능력에 동의하지 않으면 수첩 내용은 형사 재판에서 유무죄 판단의 근거로 사용할 수 없게 된다.
그러나 특검은 "전혀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특검 대변인인 이규철 특검보는 15일 정례 브리핑에서 "안 전 수석이 출석해 수첩내용을 확인하고 내용이 사실이라 진술했을 뿐 아니라 제출에 대해서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겠다고 진술했다"고 전했다. 또한 "수첩은 안 전 수석이 폐기하라고 비서관에게 맡긴 것을 비서관이 보관하다 제출한 것"이라며 "증거물품의 보관자일 경우도 범죄의 증거물이라면 제출할 의무가 있고, 변호인 동의 하에 수사기관에 제출했으므로 법적으로 문제 될 바 없다고 판단한다"고 강조했다.
법조계 판단도 엇갈린다. 김 행정관이 수첩을 훔친 것이 아니라 안 전 수석이 수첩을 맡긴 것이라면 증거 능력에 문제가 없다는 견해가 우세하다. 또 첫 번째 업무수첩에 대해 헌법재판소 강일원 재판관이 "위법수집 증거라 하더라도 무조건 증거능력이 없는 것은 아니다"라고 한 바가 있어 영장실질심사를 맡은 한정석 영장전담판사가 이를 참고할 가능성도 크다. 또 안 전 수석이 임의제출에 동의하더라도 특검이 이를 종용했다면 문제를 삼을 수도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박미영기자 mypark@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를 수사하고 있는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검찰에서 넘겨받은 안종범 전 수석의 업무수첩 17권 외에 추가로 39권을 확보했다. 법조계에 따르면 이 수첩에는 삼성과 관련한 박근혜 대통령의 지시 사항이 깨알 같이 적혀 있었다. 특검이 삼성-박근혜 대통령-최순실의 3자 관계의 퍼즐을 맞추는데 결정적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회장에 대한 첫 영장 청구 당시 최순실 씨의 조카 장시호 씨의 삼성 지원금 수수 이메일 등이 담긴 '제2의 태블릿PC'가 스모킹 건 역할을 했다면, 이번에는 39권짜리 업무 수첩이 이 부회장의 구속 여부를 결정지을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법원의 업무수첩에 대한 법적효력 인정 여부다. 안 전 수석 측은 "특검의 수첩 확보 방식이 적법하지 않았다"며 특검의 업무 수첩 임의제출 동의 요구를 거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은 안 전 수석의 보좌관이었던 청와대 행정관 김모 씨에게서 임의제출 형식으로 이 수첩들을 설 연휴 직후 건네 받았다. 안 전 수석 측은 "수첩은 안 전 수석이 근무했던 경제수석실이나 정책조정수석실이 아닌 제 3의 장소에 보관했고 김 씨가 이를 무단으로 가져가 특검에 낸 것은 위법"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안 전 수석 측이 수첩의 증거 능력에 동의하지 않으면 수첩 내용은 형사 재판에서 유무죄 판단의 근거로 사용할 수 없게 된다.
그러나 특검은 "전혀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특검 대변인인 이규철 특검보는 15일 정례 브리핑에서 "안 전 수석이 출석해 수첩내용을 확인하고 내용이 사실이라 진술했을 뿐 아니라 제출에 대해서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겠다고 진술했다"고 전했다. 또한 "수첩은 안 전 수석이 폐기하라고 비서관에게 맡긴 것을 비서관이 보관하다 제출한 것"이라며 "증거물품의 보관자일 경우도 범죄의 증거물이라면 제출할 의무가 있고, 변호인 동의 하에 수사기관에 제출했으므로 법적으로 문제 될 바 없다고 판단한다"고 강조했다.
법조계 판단도 엇갈린다. 김 행정관이 수첩을 훔친 것이 아니라 안 전 수석이 수첩을 맡긴 것이라면 증거 능력에 문제가 없다는 견해가 우세하다. 또 첫 번째 업무수첩에 대해 헌법재판소 강일원 재판관이 "위법수집 증거라 하더라도 무조건 증거능력이 없는 것은 아니다"라고 한 바가 있어 영장실질심사를 맡은 한정석 영장전담판사가 이를 참고할 가능성도 크다. 또 안 전 수석이 임의제출에 동의하더라도 특검이 이를 종용했다면 문제를 삼을 수도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박미영기자 my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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