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욱 서울대학교 경영대학 교수
![[이슈와 전망] `코리아 그랜드 세일` 성공의 핵심](http://contents.dt.co.kr/images/201702/2017020602100151607001[1].jpg "[이슈와 전망] `코리아 그랜드 세일` 성공의 핵심")
한국판 블랙 프라이데이라 불리는 코리아 그랜드 세일이 2017년 1월 20일부터 2월 28일까지 열린다. 이는 정부의 내수 진작을 위한 시도이며, 외국 관광객을 대폭 유치하기 위한 행사로도 볼 수 있다. 예전 기고문에서는 국내 내수 시장의 문제점과 그 지향점에 대해 언급했는데, 간단히 복기하자면 국내 내수 시장은 적은 인구수 등으로 인한 태생적인 한계를 지니고 있다. 하지만 홍콩의 경우에는 적은 인구수에도 불구하고 탄탄한 내수 시장을 가지고 있다고 평가받는데, 그것이 바로 유동 인구 수인 관광객 수의 영향을 받은 것이다. 이러한 해외 관광객 수를 늘리기 위하여 정부가 나서서 내수를 진작시킬 목표로 코리아 그랜드 세일을 실시하기 시작했다. 현재 국내 내수 시장의 정체기가 길어서 시장 자체의 자생력이 훼손돼 있는 시점에 정부의 개입은 어떤 의미에서 보자면 매우 적절하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작년까지의 코리아 그랜드 세일에서는 여러 문제점들이 있었다.
먼저, 대형 백화점의 정기 세일 기간과 대부분이 겹쳐 실효성이 적었다. 이에 오히려 백화점 정기 세일이 더 높은 할인율을 보였고, 국내 소비자들의 반응은 차가웠다. 또한 유통 구조의 차이를 제대로 고려하지 않았다. 직매입과 특약매입구조를 제대로 이해하지 않은 정책은 혼란만 가중시켰다. 이는 곧 제조업자의 불만도 가져왔으며, 전통 시장 등이 배제되는 등의 문제도 있었다.
그렇다면 올해는 얼마나 달라졌을까? 한국 방문 위원회의 한경아 사무국장은 지방 업체들의 참가가 예년에 비해 늘었다고 언급했다. 또한 이 뿐 아니라 스키 및 보드 시즌을 맞아 리조트 업체 역시 참가했는데, 이는 평창 동계 올림픽과 함께 외국인 관광 효과를 증가시킬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 뿐만이 아니다. 국내 여러 항공사들과 숙박 업체들은 항공권 및 숙박권의 할인을 제공하는 등 여러 업체가 적극적으로 참가하고 있다.
이번에는 코리아 그랜드 세일의 기간 역시 2017년 1월 20일부터 2월 28일까지로 백화점들의 세일 기간을 피한 것을 알 수 있으며, 외국인 전용 문화 체험 공간 등도 곳곳에 설치되어 외국인 관광객들의 눈길을 끌기 위해 노력했다. 이 정도만 해도 작년에 비해 많이 나아진 것이라는 평가다. 이 중, 필자가 가장 눈여겨보는 예년과 달라진 것은 바로 '코리아 투어 카드'다. 기존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들은 편의점 등지에서 T-Money 카드를 구매해 충전해서 사용했다. 또한 다양한 쿠폰 혜택을 쿠폰북 형태 등의 물질적인 형태가 아닌 코리아 투어 카드에 담음으로써 교통 편의 뿐 아니라 할인 혜택 등을 제공하고 있다. 이를 이용하면 각종 시설 입장료 할인부터 공연 할인, 쇼핑 할인 및 사은품 증정 등 다기능 카드인 동시에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들에게 기념품 이상의 가치를 제공할 수 있다. 또한 카드의 사용 기간은 2018년까지로 재방문율 역시 높일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정부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최근 한국 관광 시장의 큰 손인 중국인 관광객 수는 약 90만명에서 50만명으로 거의 절반 가까이 줄었다. 사드 배치 등 다양한 정치 경제적 요소가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이처럼 앞으로도 시장 전망이 좋을 것이라는 낙관적인 기대는 없다. 그래서 더 노력해야 한다. 서서히 한국의 행사로 자리잡아가고 있는 만큼, 이제 정부는 시장 개입 보다는 정치적 이슈에 관심을 쏟아야 할 것이다. 중국은 사드 배치로 우릴 위협하고, 미국의 트럼프 당선은 국내에 불안감을 가져 왔으며, 일본과의 위안부 문제는 아직 해결되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국내 내수 시장의 준비된 콘텐츠가 빛을 발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꾸준한 외교적 노력 역시 수반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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