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 알선수재 혐의 체포영장 청구 방침
사진=연합뉴스
박영수 특별검사팀에 소환돼 조사를 받은 유재경 주미얀마 대사가 '비선 실세' 최순실씨의 추천으로 대사직에 임명됐다고 시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검팀 대변인인 이규철 특검보는 지난달 31일 오후 정례 브리핑에서 "유 대사가 최씨의 추천으로 대사가 됐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고 밝혔다. 특검팀은 최씨가 지난해 5월 삼성전기 전무 출신인 유 대사를 미얀마 대사직으로 앉히는데 영향력을 행사한 정황을 포착하고 이날 오전 유 대사를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최씨가 문화·체육 분야 고위 인사 뿐 아니라 외국 주재 대사 임명 등 외교 분야 인사에도 개입한 정황이 특검팀에 포착됨에 따라 '인사 농단' 폭이 상당히 컸다는 관측이 나온다.
특검은 또 정부의 미얀마 공적개발원조사업 과정에서 최씨가 부당하게 사익을 챙긴 정황을 포착해 수사를 벌이고 있다. 정부는 지난해 공적개발원조사업의 하나로 미얀마 K타운 프로젝트를 추진했다. 이 과정에서 최씨가 특정 업체 대표에게 프로젝트 대행사로 선정되도록 도와주겠다면서 회사 지분을 넘겨받은 정황이 드러났다. 이와 관련 특검팀은 이날 오후 최씨에 대해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로 두 번째 체포영장을 청구했다. 최씨는 전날 특검팀의 출석 통보를 받았으나 이를 거부했다.
특검팀은 최씨의 체포영장이 발부되면 재판일정을 고려해 강제구인한 뒤, 미얀마 K타운 사업 과정에 개입했는지 여부 등을 조사할 방침이다.
특검팀은 '문화계 블랙리스트'와 관련,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문화체육관광부 인사에 부당하게 개입했는지도 들여다보고 있다. 이 특검보는 "정상적인 절차를 통하지 않고 민정수석이 관여한 부분이 있다면 직권남용이 될 여지가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검팀은 이날 박민권 전 문화체육관광부 1차관을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했다. 박 전 차관은 지난 2015년 2월부터 지난해 2월까지 문체부 1차관으로 재직했다. 특검팀은 박 차관을 상대로 블랙리스트의 관리와 실행 과정 등에 대해 캐물은 것으로 전해졌다.
특검팀은 최씨의 딸 정유라씨에게 학사 특혜를 주도록 지시한 혐의를 받는 최경희 전 이화여대 총장에 대해서는 구속영장 재청구 여부를 검토할 방침이다. 이 특검보는 "(최 전 총장이 최씨와 3차례 만났다는 재판 증언이 나온 데 대해) 지난번 조사 당시에도 두 사람 사이에 여러 번 통화한 것으로 돼 있고 오늘 추가적인 내용이 나왔다"며 "그런 부분을 종합해 최 전 총장의 영장 재청구 여부를 하나의 요소로 고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검팀은 22일 최 전 총장의 구속영장을 청구했지만 법원은 소명 부족 등을 이유로 기각했다.
이미정기자 lmj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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