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이 개발한 기술 중 절반만 사업화에 성공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업화 성공률을 높이기 위해선 연구개발(R&D) 기획, 기술개발, 사업화 단계로 이어지는 전 주기적 지원체계 구축과 함께 기술 사업화 생태계 조성이 필요하단 지적이다.
산업연구원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중소기업 기술 사업화의 문제점과 향후 과제' 보고서를 내놨다. 중소기업의 정부 지원 R&D 사업 기술개발 성공률은 96%로 대폭 올라갔지만, 이 기술을 제품에 적용해 시장에 내놓은 사업화 성공률은 절반인 48%에 그쳤다. 사업화 성공률은 영국 70%, 미국 69%, 일본 54% 등으로 우리보다 높다.
중소기업은 개발 기술을 사업화로 연결하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로 사업화 자금 부족(25.8%)을 꼬았다. 다음으로 판매시장 미성숙(13.9%), 개발제품의 높은 가격 수준(13.7%), 제품 완성도 미비(12.9%), 사업화를 위한 전문인력 부족(10.7%) 등의 순이다.
과학기술정책연구원과 중소기업청·중소기업중앙회의 조사 자료를 인용해 2012∼2014년 기술혁신을 통해 신제품이나 개선 제품을 내놓은 기업이 전체의 17.1%에 그쳤다고 전했다. 기업 규모별로 신제품·개선 제품 출시 비율은 50인 이하의 소기업이 14.7%, 50∼299명의 중기업이 23.9%로, 대기업 53.4%보다 크게 낮았다.
이 보고서는 정부의 R&D 지원자금이 개발단계에 과도하게 집중돼 중소기업의 기술 사업화를 제대로 뒷받침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부 R&D 자금의 약 95%가 기술개발에 투입되고, 기획 및 사업화에 투입되는 비중은 5%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기술개발 성공기업에 대한 사업화 정책자금 연계, 기술 사업화 전문인력 양성, 공공구매, 글로벌 시장 진출 등의 선순환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것. 중소기업의 기술경쟁력 강화를 위해 중소기업기술정보진흥원,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 등 전문기관을 설립·운영하고 있으나, 개발기술의 사업화를 뒷받침할 전문기관도 없다고 지적했다.
이 보고서는 정부가 중소기업 기술개발 단계뿐만 아니라 R&D 전·후 단계인 기획단계, 사업화 단계에 대한 지원을 확대해 전 주기적 지원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박병립기자 rib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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