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이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이 청와대 재직할 때 적은 업무수첩을 모두 증거로 받아들였다.
안 전 수석 측은 수첩 17권 가운데 11권은 검찰이 위법하게 수집한 만큼 증거로 사용할 수 없다고 주장해 왔다. 하지만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는 20일 열린 안 전 수석과 '비선실세' 최순실씨 재판에서 문제 제기된 안 전 수석의 수첩 11권을 모두 증거로 채택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박근혜 정부의 여러 논의 내용이 담겨있는 안종범 수첩이 법원에서 진행중인 국정 농단사건 재판의 '스모킹 건(결정적 증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재판부는 "설령 검사가 수첩을 열람한 뒤 돌려주겠다는 말을 했더라도 수사에서 실체적 진실을 위해 관련 증거를 발견했을 때 이를 확보할 책임이 있다"며 "수첩이 범죄사실의 중요증거라고 판단해 영장을 발부받아 압수했다면 압수절차가 위법하다고 평가하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다만 "검사도 수첩 내용의 '진실성'을 직접 증거로 제출한다는 게 아니라 수첩에 그런 '기재가 있다는 사실' 자체에 대한 정황증거로 수첩을 제출한다는 취지"라며 "수첩의 기재가 존재한다는 자체에 대한 정황증거로서 증거능력이 인정되니 이 범위 내로 증거를 채택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안 전 수석은 "수첩을 증거로 채택한 결정에 이의를 말씀드린 것은 아니다"며 "국가기밀 사항이 상당히 많이 포함돼 있었기 때문에 저로서는 부담이 됐지만, 추호도 수첩 내용을 숨기려는 의도는 없었다"고 밝혔다. 안 전 수석은 "검찰에 소환받을 때만 해도 대통령을 보호해야 한다는 생각에 묵비권을 행사할 생각까지 했었다"며 "하지만 변호인들이 '역사 앞에 섰다고 판단하고 진실을 반드시 얘기해야 한다'고 해서 고심 끝에 있는 그대로 다 이야기하고 검찰 수사과정에도 진실되게 임했다"고 검찰 수사에 협조한 이유를 밝혔다.
박미영기자 mypark@dt.co.kr
안 전 수석 측은 수첩 17권 가운데 11권은 검찰이 위법하게 수집한 만큼 증거로 사용할 수 없다고 주장해 왔다. 하지만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는 20일 열린 안 전 수석과 '비선실세' 최순실씨 재판에서 문제 제기된 안 전 수석의 수첩 11권을 모두 증거로 채택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박근혜 정부의 여러 논의 내용이 담겨있는 안종범 수첩이 법원에서 진행중인 국정 농단사건 재판의 '스모킹 건(결정적 증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재판부는 "설령 검사가 수첩을 열람한 뒤 돌려주겠다는 말을 했더라도 수사에서 실체적 진실을 위해 관련 증거를 발견했을 때 이를 확보할 책임이 있다"며 "수첩이 범죄사실의 중요증거라고 판단해 영장을 발부받아 압수했다면 압수절차가 위법하다고 평가하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다만 "검사도 수첩 내용의 '진실성'을 직접 증거로 제출한다는 게 아니라 수첩에 그런 '기재가 있다는 사실' 자체에 대한 정황증거로 수첩을 제출한다는 취지"라며 "수첩의 기재가 존재한다는 자체에 대한 정황증거로서 증거능력이 인정되니 이 범위 내로 증거를 채택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안 전 수석은 "수첩을 증거로 채택한 결정에 이의를 말씀드린 것은 아니다"며 "국가기밀 사항이 상당히 많이 포함돼 있었기 때문에 저로서는 부담이 됐지만, 추호도 수첩 내용을 숨기려는 의도는 없었다"고 밝혔다. 안 전 수석은 "검찰에 소환받을 때만 해도 대통령을 보호해야 한다는 생각에 묵비권을 행사할 생각까지 했었다"며 "하지만 변호인들이 '역사 앞에 섰다고 판단하고 진실을 반드시 얘기해야 한다'고 해서 고심 끝에 있는 그대로 다 이야기하고 검찰 수사과정에도 진실되게 임했다"고 검찰 수사에 협조한 이유를 밝혔다.
박미영기자 mypark@dt.co.kr
[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