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물을 전기 분해해 수소를 생산할 때 사용되는 값비싼 촉매를 대체할 수 있는 저렴하면서 친환경적인 화합물 촉매를 개발했다. 수소 대량 생산과 수소에너지 상용화를 앞당기는 데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KAIST 오일권 기계공학과 교수 연구팀은 물 분해 시 산소가 발생하는 양극 소재로 사용되는 이리듐-루테늄 산화물 기반의 촉매를 대체할 수 있는 '니켈-코발트 금속 기반의 친환경 화합물 촉매'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고 19일 밝혔다.
물 분해 기술은 수소를 친환경적으로 생산하는 방법이지만, 비용이 많이 들어 상용화에 어려움이 있었다. 특히 산소가 발생하는 양극에는 이리듐 및 루테늄 산화물 기반의 귀금속 촉매가, 수소가 발생하는 음극에는 백금 촉매가 각각 필요해 이를 대체할 수 있는 값싼 촉매 개발이 요구돼 왔다.
니켈-코발트 금속 화합물 촉매는 가격이 저렴하지만, 이리듐 및 루테늄 산화물 촉매에 비해 높은 전압을 필요로 하는 등 상대적으로 낮은 성능으로 사용하지 못했다.
연구팀은 이같은 문제를 고온, 고압에서 물이나 수용액에 금속 등을 녹여 물질을 합성하는 '수열 합성기술'을 활용해 극복했다. 니켈-코발트가 녹아 있는 용액을 수열합성함으로써, 낮은 성능을 해결하고 촉매의 표면적을 넓힌 것.
또 추가적인 수열합성으로 촉매 외부층을 전도성이 높은 탄소층으로 둘러싸도록 해 전극과 나노선 복합체 사이의 전하전달 능력을 높인 이중 나노선 형태의 촉매를 제작했다. 이중 나노선 촉매는 탄소층으로 둘러쌓여 있어 전자의 이동이 활발하고 일정한 전압으로 전하 전달이 가능하기 때문에 단일 니켈-코발트 금속 촉매에 비해 30% 낮은 전압과 2.7배 높은 단위 면적당 촉매 활성도를 보였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오일권 교수는 "기존의 값비싼 귀금속 촉매에 비해 훨씬 저렴하면서 성능은 거의 차이가 없다"며 "생산 과정이 간단하고 대량 생산도 가능해 물을 수소와 같은 화학에너지로 변환하는 기술을 상용화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 연구결과는 화학, 에너지 및 소재 분야의 국제 학술지 '어드밴스드 에너지 머티리얼즈(1월호) 표지논문'에 실렸으며, 미래부의 리더연구자지원사업의 지원을 받아 김지은 KAIST 박사, 박정영 KAIST EEWS대학원 교수가 참여했다. 대전=이준기기자 bongchu@d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