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에 대한 전기자극 치료가 치매 전 단계로 분류되는 경도인지장애 환자의 기억력을 높이는 효과가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인천성모병원 정용안·송인욱 교수팀은 저강도 전기자극 치료법인 '경두개직류전기자극치료'를 경도인지장애 환자 16명에게 실시하고 치료 전·후를 비교한 결과, 대뇌 포도당 대사가 증가하고 기억력이 높아지는 효과가 나타났다고 11일 밝혔다.
경도인지장애는 일상생활은 가능하지만 일반인보다 전반적인 인지 능력이 떨어진 상태를 말한다. 단순히 노화현상으로 여겨 내버려둘 경우 알츠하이머 치매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뇌의 포도당 대사는 뇌 활동성을 나타내는 지표다. 경도인지장애 환자의 82%는 양전자 컴퓨터 단층촬영기(PET-CT) 검사에서 알츠하이머 치매 환자와 비슷하게 측두엽과 두정엽에서 포도당 대사율이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난다.
이번 연구에서는 환자들이 3주간 총 9회 전기자극 치료를 받고 치료 전후로 뇌의 기능을 평가하기 위한 PET-CT 검사를 시행했다. 그 결과 정기적인 치료를 받은 경도인지장애 환자들의 국소 대뇌 대사량이 증가했으며, 주관적 기억만족도와 기억력이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송인욱 교수는 "아직 인지 저하의 진행을 막을 방법이 없어 주로 알츠하이머병의 진행 속도만을 지연시키기 위한 약물치료를 시행했지만, 이번 연구를 통해 증상을 호전시킬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열었다"며 "앞으로 대규모 연구를 통해 상용화한다면 치매와 같은 신경퇴행성질환 치료에 새로운 장을 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미래창조과학부 뇌과학원천기술개발사업 지원을 받아 수행했으며, 연구결과는 국제 학술지 '알츠하이머병 연구와 치료'에 게재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