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대통령 '제3자뇌물죄' 관련
이재용 부회장 개입여부 우선조사
삼성 등 뇌물공여·금품공여 의혹
김진수 청와대비서관 피의자 입건
'블랙리스트' 김종덕·김상률 재소환
이재용 부회장 개입여부 우선조사
삼성 등 뇌물공여·금품공여 의혹
김진수 청와대비서관 피의자 입건
'블랙리스트' 김종덕·김상률 재소환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를 수사 중인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박 대통령의 제3자 뇌물죄 혐의와 관련해 이번 주 삼성그룹 수뇌부들을 줄줄이 소환하기로 했다. 이에 앞서 특검팀은 8일 김진수 청와대 보건복지비서관을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의 피의자로 입건했다 이규철 특검보는 이날 오후 브리핑에서 "삼성 등 기업의 뇌물공여, 금품공여 의혹과 관련해 김 비서관을 피의자로 입건했다"고 말했다. 특검 수사에서 현직 청와대 비서관이 피의자로 입건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특검팀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을 두고 복지부 공무원들이 청와대 보건복지수석실과 이메일로 양사 합병을 논의한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검팀은 이번 주부터 삼성그룹 수뇌부들을 본격 소환할 방침이다. 지난 6일 임대기 제일기획 사장을 참고인으로 소환 조사한 데 이어 이번 주 초 박상진 삼성전자 대외 담당 사장, 장충기 삼성그룹 미래전략실 사장과 최지성 삼성그룹 미래전략실 부회장 등 핵심 수뇌부를 소환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수뇌부 조사 결과에 따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소환 시기와 '뇌물 수사'의 방향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승마협회 회장이자 삼성그룹의 대외 창구인 박 사장과 삼성그룹의 컨트롤타워인 미래전략실을 이끄는 장 사장과 최 부회장은 최씨의 딸 정유라씨에 대한 특혜 지원을 주도한 의혹을 받고 있다.
특검팀은 그동안 수사를 통해 청와대의 지시로 국민연금공단이 두 회사의 합병에 찬성했고 삼성그룹은 그 대가로 최씨를 지원했다는 단서와 정황 포착에 집중해 왔다. 특검팀은 이미 청와대와 국민연금의 '연결고리' 역할을 한 문형표 전 보건복지부 장관을 구속한 상태다.
특검팀은 삼성그룹 수뇌부를 상대로 이재용 부회장의 개입과 지시 여부를 우선 조사할 예정이다. 또 삼성그룹이 최씨 측에 대한 지원과 미르·K스포츠재단에 출연금을 내는 과정에서 박 대통령의 개입 여부도 함께 확인하겠다는 방침이다. 삼성그룹 측은 청와대 등의 압박에 의해 정씨 등에 대한 지원에 나설 수밖에 없었다며, '공갈과 강요'의 피해자란 점을 부각하고 있다.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의혹 관련 수사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특검팀은 8일 김상률 전 청와대 교육문화수석, 김종덕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을 피의자 신분으로 재소환해 조사했다. 블랙리스트 의혹과 관련해 지금까지 피의자로 입건된 인물은 김 전 수석, 김 전 장관, 정 전 차관, 신동철 전 정무비서관 등이다. 이규철 특검보는 이날 오후 "김종덕과 김상률을 오늘 피의자로 소환했다"며 "조사를 마친 후 영장 청구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특검팀은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의 지시로 정무수석실 산하 국민소통비서관실에서 1만명에 가까운 블랙리스트가 만들어졌고, 교육문화수석실을 거쳐 문체부에 전달됐다는 잠정 결론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특검팀은 앞선 문체부 고위 공직자들의 소환 조사에서 블랙리스트 운영 실태 등에 대한 진술을 받아냈다.
이 과정에 연루된 김 전 실장과 조윤선 문체부 장관에 대한 소환도 임박했다는 관측이다. 이르면 이주 후반께 김 전 실장과 조 장관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블랙리스트 운영 관여 여부를 추궁한다는 방침이다. 특검팀은 영장청구 대상자 외에도 피의자로 입건된 전·현직 고위 공직자들을 전원 기소해 처벌하기로 내부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정기자 lmj0919@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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