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주희 인하대 의과대학 교수 (MRC 저산소 표적질환 연구센터)
![[의과학 칼럼] 근육엔 `특별함`이 숨어있다](http://contents.dt.co.kr/images/201610/2016101902102351607001[1].jpg "[의과학 칼럼] 근육엔 `특별함`이 숨어있다")
인터넷에 '다이어트'를 검색하면 무수히 많은 체중감량 프로그램과 식단이 소개가 되고, 특정식품을 이용하거나 프로그램으로 믿을 수 없는 체중감량에 성공했다는 '다이어트 성공담'을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체중감량 프로그램과 식단은 대부분 걱정할만한 수준의 과체중이나 비만도를 보이는 사람에게는 도움이 되지만, 대부분의 '정상체중과 체형'을 가지고 있는 사람에게는 큰 도움이 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오히려 정상체중임에도 불구하고 과도한 식단조절로 체중을 감량하여 저체중 상태까지 체중을 감량할 경우에는 건강에 해가 될 수 있다. 특히 운동 프로그램을 배제한 식이 조절은 성인 뿐만 아니라 청소년에게 매우 부적절한 체중조절 방법이다. 최근 체질량지수(body mass index; BMI = 몸무게(kg)/키(m)2)가 비만도를 평가하는 방법으로 부적절하다는 연구보고가 있으며, 우리 몸의 전체 무게보다는 우리 몸의 어떤 구성 성분이 더 중요한지를 생각해 볼 때다. 요즘에는 한 국내 벤처기업이 개발한 장비로 간단하고 비교적 정확하게 우리 몸의 구성에 대한 정보를 알 수 있다. 체지방률, 부위별 지방분석, 체수분, 기초대사량, 복부지방률, 체지방량, 골격근량, 부위별 근육분석등 다양한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나의 몸이 어떤 상태인지를 쉽게 알 수 있게 되었다. 많은 사람들은 그 동안 체지방량과복부지방률, 체지방률에만 신경을 써 왔으나, 여기서 간과해서는 안될 체성분이 바로 '근육' 조직이다.
우리 몸에서 근육은 골격과 함께 우리 몸을 지지하고 생활을 위한 움직임을 담당하는 가장 부피가 큰 기관이다. 또한 근육이 빈약한 경우를 소위 'sarcopenia'라고 하며 사지의 골격근의 양으로 skeletal muscle index (SMI)를 계산하여 sarcopenia를 평가하는데, 역학조사 결과 sarcopenia가 노인에서 높은 사망률과 연관이 깊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노인에서는 매년 1%의 자연적 근육 소실과 3%의 근력 감소가 나타난다. 따라서 건강수명을 늘리기 위해 체중조절 보다 더 중요한 것은 나이가 들면서 나타나는 자연적인 근육량과 근력 감소를 막는 것일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왜 근육량 감소와 건강수명과 밀접한 연관성이 있을까? 근육량 및 근력 감소는 노인에서 낙상 등의 부상의 위험을 증가시킬 뿐만 아니라 활동량의 감소가 다양한 대사 및 심뇌혈관질환의 위험을 증가시킨다. 뿐만 아니라 최근의 연구 결과에 의하면 근육은 몸의 '지지적 역할'뿐만 아니라 다양한 물질들을 분비하는 '분비기관'으로서의 역할도 담당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근육에서 분비되는 생리활성물질들 중에 '마이오카인(myokine)'이라는 단백질들은 매우 다양한 생리적 기능들을 수행하며, 근육의 발달과 위축, 대사적 기능 및 홀몬 유사기능도 담당한다고 알려지고 있다. 또한 근육은 다량의 항노화물질을 함유하고 있다. 따라서 근육량을 늘리고 근력을 증가시키는 것은 체지방 감량과 함께 건강한 중년과 노년을 만들어 줄 유익한 생리활성물질을 만드는 데 반드시 필요한 요소 중의 하나이다. 다행히 최근 균형 잡힌 몸매를 얻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운동 프로그램에 관심을 가지는 것은 매우 바람직한 현상이다.
근육이라는 기관은 필연적으로 운동이라는 활동에 의해서만 양과 힘이 증가한다(myokine의 하나인 myostatin에 유전적 결함이 생기면 엄청난 근육량을 나타내기도 하지만 말이다). 이는 평소 운동이라는 '쉽지 않은 습관'을 달고 살아야 하는 '불편함'을 감수해야 하는 일이다. 많은 현대인들이 물리적, 심적 여유를 갖지 못하는 바쁜 생활 속에서 별로 티도 나지 않는 활동인 '운동'을 얼마나 꾸준히 할 수 있을까? 하지만 지금 스마트폰을 들고 5분만 검색을 해 보면 짧은 시간 동안에 할 수 있는 효과적인 운동방법은 얼마든지 있다. 예를 들어 하루에 10분만 투자하여 집에서 3가지의 팔굽혀펴기, 3가지의 스쿼드와런지, 3가지의 복근 운동만 꾸준히 하더라도 전신의 근육운동을 해낼 수 있다. 문제는 이러한 운동으로 단기간에 몸의 변화와 건강을 바라는 '욕심' (심리)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 몸은 매우 오묘해서 본격적인 근육량의 증가를 위해서는 적응기간이 필요하다. 따라서 몸이 힘들다고 느낄 정도의 운동량으로 시작하여 꾸준히 운동량을 서서히 늘리면서 3개월 정도를 하고, 체력이 적응한 후에 본격적으로 근육량을 늘리는 운동을 시작하는 것이 좋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힘들지 않을 정도'로'단기간' 동안 운동을 한 후에 왜 몸이 바뀌는 것을 못 느끼는지 의아하게 생각하고 운동을 지속하는 것을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 또는 '내 나이가 벌써 중년인데 이제 와서 운동을 시작해 본들 너무 늦었다'고 생각하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이런 오해들은 필자의 글을 읽는 순간부터 날려버리자.
연구결과에 의하면 중년에 시작한 운동도 분명한 효과가 있으며, 운동의 효과는 절대 단기간에 보이지 않는다. '입에 쓴 약이 몸에 좋다'라는 속담을 새기면서, 조금 힘들고 지루하더라도 우리 몸이 적응할 기간을 충분히 가진 후에 근육으로 체중을 늘려 균형 잡힌 몸매와 건강의 두 마리 토끼를 잡는 건강장수 현대인이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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