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
![[이슈와 전망] 한국경제 `비관론` 잠재워라](http://contents.dt.co.kr/images/201610/2016101002100151607001[1].jpg "[이슈와 전망] 한국경제 `비관론` 잠재워라")
내년 성장률이 2%초반까지 낮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한국경제에 대한 비관론이 팽배해져 있다. 실제로 우리 실업은 조선, 철강, 석유화학 등 주력산업의 중국이전으로 더욱 늘어날 것이 우려된다. 수출여건도 장기간의 세계경제 침체와 선진국의 보호무역으로 점점 악화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노동계의 파업은 이어지고 있고 가계부채가 늘어나면서 부동산 버블은 커지고 있다. 북핵문제와 내년 대선에 관심에만 관심이 집중되면서 경제문제는 뒷전이다.
과연 한국경제는 이대로 주저앉는 것인가. 해법은 없는 것일까. 먼저 중국의 추격에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 그동안 정부는 기업투자가 늘어나지 않는 원인이 과도한 정부규제에 있다고 봐서 규제개혁에 정책의 초점을 두어왔다. 또한 최근에는 높은 임금인상을 억제하기 위해 노동개혁에 집중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요인 외에 기업투자가 늘어나지 않는 또 다른 중요한 원인은 기업의 낮은 기술수준에 있다. 신산업에 투자하기 위해서는 첨단과학기술이 필요하다. 그러나 우리 기업은 충분한 기술력을 갖고 있지 못하다. 이 때문에 신산업이나 첨단산업에 대한 투자계획도 세우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최근 정부도 이러한 문제점을 인식하고 과학기술전략회의를 만들어 기술력 향상에 노력하고 있다.
과학기술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교육개혁이 선행돼야 한다. 과거의 산업구조에 적합했던 교육구조를 새로운 산업구조에 맞게 바꾸어야 한다. 교육구조는 노동의 공급구조도 결정한다. 지금 늘어나고 있는 청년실업도 실제로는 잘못된 교육구조와 연관이 있다. 정부는 교육개혁을 통해 새로운 첨단과학기술 인력을 양성해야 한다. 기업의 신기술개발을 지원해서 조선, 철강, 석유화학 등을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전환시키고 중국이전 산업을 대체할 신성장산업을 육성해야 한다. 물론 이러한 정책이 단기간에 효과를 볼 수는 없지만 정책의 전환만으로도 한국경제의 비관론을 낮출 수 있다.
미국과 선진국의 통상압력에 효과적으로 대처해야 한다. 대미무역수지 흑자폭은 2012년 한미자유무역협정(FTA)이후 2배 이상 늘어났다. 경상수지 흑자폭도 GDP의 7%에 달한다. 미국의 통상압력을 줄이고 북핵문제와 연관한 한미안보협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현재의 수입선을 미국으로 돌리도록 할 필요가 있다. 대미 무역수지와 우리 경상수지 흑자폭을 줄여야 미국의 환율인하 압력에 효과적으로 대처하면서, 수출을 줄이지 않고 선진국의 보호무역에 대응할 수 있다.
성장전략도 재점검할 필요가 있다. 현재의 내수 위주 성장전략으로는 늘어나는 가계부채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 지금의 저성장기조에서 탈피할 수도 없다. 한국은 미국이나 일본과 달리 내수시장이 작다. 선진국과는 다른 경제환경을 가지고 있다. 미국학자들이 권고하는 서비스 위주의 내수부양정책은 가계나 정부부채를 더욱 증가시킬 가능성이 높다.
내수업종은 대부분 소비업종이다. 음식료업이나 서비스업에서 비록 고용의 70%이상이 창출되지만 수출이 감소해 소득이 나지 않을 경우 소비만 늘어나게 하면 결국 지금과 같이 가계부채가 구조적으로 늘어나게 된다. 비록 우리 수출여건이 어렵지만 수출주도전략으로 소득을 높인 후 이를 가지고 내수를 부양시켜 일자리도 창출하면서 성장률을 높이도록 새로운 성장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중국으로 산업이전이 가속화됨에 따라 기업구조조정은 더욱 늘어날 것이 전망되고 노사갈등 또한 더욱 깊어질 가능성이 높다. 외환위기가 나던 1997년에도 그랬다. 한보와 기아차 즉 철강과 자동차산업의 구조조정을 추진되면서 노사분규가 극심했으며 곧이어 우리는 위기를 겪었다. 지금은 정부와 기업 그리고 노동자와 정치권 모두가 각자의 이익을 추구하기 보다는 국가경제를 위해 합심해서 한국경제의 비관론을 잠재워야 할 시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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