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선수들과 달리 왜 진종오만 붉은 총을 들었을까? 정답은 진종오만을 위해 제작된 특별한 총이기 때문이다.
진종오는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사격 센터 남자 50m 권총 부문 8명의 선수 중 유독 돋보였다. 모자와 손목시계, 신발에 이어 총까지 모두 강렬한 빨간색이었기 때문.
빨간색으로 무장한 진종오는 약 30분 뒤 한국 스포츠와 세계 사격의 역사를 새로 썼다.
진종오가 이날 빨간색으로 '색깔 맞춤'을 한 것은 세계에 단 하나뿐인 그의 총 때문이었다.
스위스의 총기회사인 모리니는 리우올림픽을 앞두고 진종오만을 위한 권총을 만들어 선물했다. 세계적인 명품 총기회사인 모리니에게 세계적인 총잡이 진종오는 자신들의 퀄리티를 널리 알릴 수 있는 훌륭한 홍보수단이었던 것이다.
이 총은 명품 총기회사가 명장을 위한 총을 만든 만큼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진 않았다. 무려 2년여에 걸쳐 제작됐으며 색상과 디자인은 모터스포츠 포뮬러원(F1)의 전설적인 드라이버 미하엘 슈마허의 레이싱카에서 본떴다.
진종오 역시 색상, 방아쇠, 손잡이 등 권총의 모든 부분을 만드는 과정에 직접 참여하며 애정을 드러냈다.
권총에는 진종오가 보유한 50m 권총 본선 세계신기록을 나타내는 'WR583'이 적혀 있다.
진종오는 대회에 앞서 "나만의 맞춤형 총인 만큼 신뢰가 간다"며 "올림픽에서 많은 기록을 세운 뒤 이 총이 우리나라 박물관에 전시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장윤원기자 cyw@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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