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
![[이슈와 전망] 내수 - 수출 동반침체 해법 찾아라](http://contents.dt.co.kr/images/201608/2016080802100151607001[1].jpg "[이슈와 전망] 내수 - 수출 동반침체 해법 찾아라")
대내외 경제여건이 악화되면서 올해 우리 성장률은 더욱 낮아질 것이 우려된다. 대외적으로는 보호무역이 더욱 강화될 것이 예상되고 있으며 사드배치로 인해 중국의 무역보복도 우려되고 있다. 대내적으로는 조선, 해운업의 구조조정으로 내수경기가 얼어붙고 있다.
여기에 최근 또 다른 충격들이 몰려오고 있다. 먼저 올해 9월 28일부터 시행될 김영란법 때문에 단기적으로 내수는 크게 위축될 것이 예상된다. 내수비중이 높은 음식료업의 침체와 농수산물 소비가 크게 위축될 것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환율하락도 문제다. 최근 미국 재무성은 환율 감시대상국과 조작국에 대한 세부적인 기준을 발표했으며 이 기준에 의하면 우리나라는 감시대상국에 속하고 있다. 위싱턴의 피터슨 국제경제연구소는 달러당 원화의 적정환율을 1007원으로 추정하고 있다. 현재 우리 경상수지가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7%인데 3%를 적정수준으로 봐서 추정한 환율이다. 우리 경상수지가 올해도 7%를 넘어설 것이 예상되므로 환율하락은 계속될 가능성이 높으며 이 때문에 수출은 더욱 감소할 것이 예상된다. 내수침체에 수출감소까지 겹치면 올해 성장률은 더욱 하락할 것이 우려된다. 과도한 경기침체를 막기 위한 정부의 대책마련이 시급하다.
먼저 미국으로부터 수입을 확대해 환율하락에 대한 압력을 줄일 필요가 있다. 미국은 한미 FTA이후 대한국 무역수지 적자가 두 배 이상 늘어났다고 불만을 표시하고 있으며 이는 환율인하 압력의 주된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지나친 환율하락을 막고 수출을 늘리기 위해서는 대미수입을 늘려서 경상수지 흑자 폭을 줄일 필요가 있다. 수입선을 미국으로 돌리거나 미국으로부터의 수입에 인센티브를 주는 방안으로 대미수입을 늘릴 경우 보호무역은 물론 환율에 대한 미국의 압력을 줄일 수 있다.
내수확대를 위해서는 개별소비세 인하를 연장해서 소비가 늘어나도록 해야 한다. 김영란법의 단계적인 시행이나 현재의 3, 5, 10만원의 금액한도를 조정해서 내수에 대한 충격을 줄일 필요가 있다. 기업구조조정에도 신중해야 한다. 산업경쟁력을 제고시키기 위해 조선과 해운 등 우리 주력산업의 강도 높은 구조조정은 필요하다. 그러나 청년실업이 늘어나 있는 상태에서 중장년 실업까지 증가할 경우 경기침체가 더욱 심화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구조조정의 강도와 속도조정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
부동산 정책 또한 중요하다. 현재와 같이 미국의 금리인상이 지연되고 일본과 유럽의 양적완화가 확대될 경우 한국은행은 하반기에 추가적으로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이 높다. 금리인하는 비록 기업투자를 크게 늘리지는 못하지만 개인의 소비여력을 높인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이다. 또한 부동산 경기활성화에도 도움을 준다. 그러나 부동산 경기의 과열이나 주택가격의 급격한 상승은 가계부채가 늘어나게 할 뿐만 아니라 부동산 버블 붕괴로 우리경제를 위기로 빠져들게 한다는 측면에서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여기에 미국이 연내에 금리인상을 한다고 해도 미국경제의 회복속도가 늦다는 점과 우리 경기침체가 지속될 것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앞으로 상당기간 저금리 기조가 정착될 가능성이 높다. 돈의 가치가 떨어지면서 실물인 부동산 수요가 늘어날 것이 예상되는 것이다. 한국은행과 정부는 저금리 하에서 과도하게 부동산 가격이 상승해 버블이 만들어지지 않도록 대출과 재건축 용적률 규제 등 미시적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 부동산 가격 안정에 실패한다면 결국 한국은행은 금리를 높여야 하고 경기침체는 더욱 심화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세계경제는 1930년대와 같은 장기침체가 상당기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때문에 앞으로 보호무역과 환율전쟁은 더욱 격화될 것이 우려된다. 조선, 철강, 석유화학, 전자 등 주력산업의 중국이전으로 이들 산업을 대체할 신성장산업이 마련되기 전까지 우리경제는 저성장 기조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정부는 장기적으로는 신성장산업 육성을 위해 과학기술 인력양성에 주력해야 한다. 단기적으로는 급격한 경기침체를 막아 실업이 과도하게 늘어나지 않도록 올바른 정책조합을 선택할 필요가 있다. 지금은 수출과 내수 동반 침체를 막기 위해 정책당국의 현명한 대응전략 수립이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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