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재생에너지 공급량 2.1% 불과…독일·미국·일본에 크게 못미쳐
삼성·현기차 등 투자에 적극적
정부도 2020년까지 42조 투입…다양한 정책·금융지원 있어야
■ 다가온 미래, 에너지 산업이 요동친다 (하)
에너지 코리아, 기회는 많다
[디지털타임스 박정일 기자] 신에너지 사업이 미래 성장동력으로 빠르게 부상하고 있지만, 냉정하게 볼 때 아직 국내 시장은 세계 수준에 크게 미치지 못한다. 한국경제연구원에 따르면 2014년 우리나라의 신재생에너지 공급량은 2.1%로 독일 12.6%, 미국 6.7%, 일본 5.3%보다 낮다.
하지만 경제 저성장을 극복하고 동시에 에너지 안보까지 강화한다는 명분까지 있는 만큼, 정부와 재계의 적극적인 투자가 이뤄진다면 아직 가능성은 충분하다. 세계 최고 수준의 IT·통신 인프라와 시장여건 등도 시장 성장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4대 그룹을 비롯한 주요 재계의 움직임은 적극적이다. 삼성전자는 최근 세계 전기차 시장점유율 1위인 BYD에 지분 투자를 하고 전기차용 부품 공급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삼성SDI는 전기차 배터리 사업에 집중하기 위해 오는 2020년까지 3조원의 투자계획을 세웠고, 삼성물산은 캐나다 온타리오주에서 신재생에너지 발전단지 조성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수소연료전지차와 전기차 등 친환경차를 오는 2020년까지 총 28종 이상 선보이겠다는 계획을 내놓은 바 있는 현대·기아차는 최근 출시한 전기차 아이오닉 일렉트릭에 전장부품 폐열 등을 활용하는 '히트펌프 시스템', 운동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변환하는 '회생제동 시스템' 등 다양한 기술을 적용했다.
SK그룹 역시 최태원 회장과 최재원 수석부회장이 2010년 중국 보아오 포럼에 참석한 이후 직접 신에너지 사업을 미래 먹거리로 지목하고 집중해 육성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의 리튬이온배터리와 소재(분리막 등), SK텔레콤의 스마트그리드, SK E&S의 태양광 발전 등 친환경에너지타운 조성, SK케미칼의 그린에너지, SK D&D의 풍력발전 등 계열사별로 다양한 에너지 신사업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
LG는 에너지 사업을 그룹의 미래 주력사업으로 키울 기세다. LG전자는 오는 2018년까지 5272억원을 투자해 생산설비 6개를 증설할 계획을 올해 초 내놓았고, LG화학은 GM 볼트 차기 모델과 크라이슬러 퍼시피카 물량 증가로 미국 홀랜드 배터리 공장을 완전 가동 중이다. LG화학은 유럽에 추가로 공장을 세우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밖에 한화그룹과 두산그룹, OCI 등이 태양광, 스마트그리드, 연료전지, ESS 등 다양한 신에너지 사업을 추진 중이다.
정부 역시 오는 2020년까지 에너지 신산업에 총 42조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을 내놨다. 신재생에너지 수출 100억달러, 전력저장장치(ESS) 내수시장 규모 2배 확대(6000억원), 스마트미터기 보급 확대 등 스마트그리드 구현, 사물인터넷(IoT) 스마트 가전 산업 내수시장 육성(1조4000억원), 고효율 발전소·차세대 송배선 등 전력설비 수출 확대(200억달러) 등을 달성한다는 목표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신에너지 시장 전망은 밝지만, 현재 국내 시장 상황과 대외 여건 등을 고려해 사업을 키워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전기차 인프라 확대 유도 등 기반시설 조성에 민간이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마중물을 마련해 줘야 한다고도 지적했다.
송용주 한국경제연구원 연구원은 "우리나라는 발전차액지원제도(FIT)로 인한 재정 부담이 가중되자 2012년 의무비율할당제(RPS)로 지원제도를 바꾸었는데, 그 이후 교역량이 줄어드는 추세를 보였다"며 "신재생에너지 산업의 초기 단계에 있는 우리나라에서는 FIT 재도입을 고려해볼 필요가 있고, 자가발전 가구와 제조 기업에 대한 우대 정책을 마련해 국민과 산업계를 설득해야 한다"고 말했다.
양성진 LG경제연구원 책임연구원은 "태양광 시장이 성장하면서 계통 연계 여부, 설치 지역의 외부 환경 등 고려해야 할 사항들이 늘어나고 있다"며 "각 지역의 정책적 지원이나 로컬 기업과의 관계 구축, 금융 지원 등에 대한 이해가 필수"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