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과학 칼럼] 뇌신경계 질환과 재활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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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03-08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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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과학 칼럼] 뇌신경계 질환과 재활운동
조성래 연세대 의과대학 교수


운동을 하면 근력이나 심폐기능, 면역기능 등 신체 능력이 향상된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그렇다면 뇌신경계 질환 환자에서 재활 운동을 통해 뇌기능도 직접적으로 향상시킬 수 있을까.

최근 들어 뇌졸중, 파킨슨병과 같은 뇌신경계 환자에서 트레드밀 머신을 이용한 유산소 운동이 신경영양인자 및 혈관생성인자 등을 활성화시켜 뇌혈류를 증가시키고, 신경학적 회복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와 같이 기존 연구에서 운동 및 재활치료가 뇌신경계통 기능 향상에 직접적으로 도움이 되고, 뇌 유전자 발현의 변화가 유도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으나, 이에 대한 구체적인 기전 규명이 진행되지 않은 실정이다.

본 연구팀은 이전 연구에서 운동이나 감각·인지·사회적 자극과 같은 다양한 자극을 주는 환경을 조성한 재활치료 동물모델을 통해 운동 능력과 기억 능력이 향상되고, 뇌 유전자 발현의 변화가 유도되는 소견을 확인했으며, 뇌 전두엽(frontal cortex)과 기저핵(basal ganglia) 및 소뇌(cerebellum) 부위에서 신경영양인자와 혈관생성이 증가된 것을 확인한 바 있다. 또한, 최근 연구에서는 이러한 자극이 도파민 신경가소성 효과, 즉 도파민 신경세포의 시냅스 가소성을 활성화시키는 기전을 확인했다.

실험에 이용된 모델은 '풍요로운 환경(enriched environment, EE)'이라고 불리는 모델로 장난감이나 터널, 자발적인 운동이 가능한 수레바퀴 등을 설치한 대형 사육장에 12~15마리의 쥐가 생활하도록 한 동물 재활치료 모델이다. 총 40마리 쥐를 대상으로 활발히 운동할 수 있는 풍요 환경과 대조 환경을 조성해 2개월 동안 관찰한 결과, 풍요 환경에 노출된 치료군이 대조군에 비해 운동능력이 향상되고, 뇌 양전자방출 단층촬영(Positron Emission Tomography, PET) 결과 기저핵 부위에서 도파민 트랜스포터(dopamine transporter) 발현이 대조군에 비해 감소한 것을 발견했다. 또한 도파민 트랜스포터의 인산화(phosphorylation) 과정을 통해 시냅스전(presynaptic) 신경세포에서 도파민 트랜스포터를 내재화시켜 시냅스 부위에서 도파민 신경전달물질(neurotransmitter)이 더 높게 발현되는 기전을 처음으로 보고했다.

즉, 시냅스전 도파민 신경전달물질의 재흡수에 관여하는 도파민 트랜스포터의 발현이 저하되어 결과적으로 시냅스 부위에서 도파민과 같은 신경전달물질의 농도가 높아지는 소견을 확인한 것이다. 이는 뇌졸중 및 외상성 뇌손상 후 집중력 장애 환자나 집중력 결핍 과잉 행동장애(attention deficit hyperactivity disorder, ADHD) 환자에게 사용하는 향정신성 약제의 작용 기전과 같은 효과를 보이는 기전으로, 향후 오남용의 위험성이 있는 향정신성 약제 대신 운동 및 재활치료가 강조될 수 있다.

이번 실험은 운동과 재활치료가 단순히 몸을 튼튼하게 하는 것뿐만 아니라 도파민 신경가소성 활성화에 의한 뇌신경 기능 향상에도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 입증됐으므로, 향후 뇌졸중, 뇌손상, 파킨슨병과 같은 뇌신경계 질환 환자에게 적극적이고 다양한 운동과 재활치료가 필요하다는 것이 과학적으로 검증되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조성래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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