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권 분쟁·독과점 논란 … 잇단 악재에 고배
"절차탁마 계기로 … 롯데호텔 상장 차질없이 진행"
"절차탁마 계기로 … 롯데호텔 상장 차질없이 진행"
하반기 서울 시내 면세점 선정에서 초미의 관심사는 롯데의 면세점 '수성' 여부였다.
지난 14일 관세청이 발표한 서울 시내 면세점 특허 사업자 입찰에서 롯데는 소공점만 지키고 롯데월드점은 두산에게 내주고 말았다. 롯데면세점은 소공점과 월드타워점의 지난해 매출이 2조5000억 규모로 세계 3위 수준의 거대 면세사업자다. 롯데의 경쟁력 때문에 업계에서는 독과점 논란 속에도 소공점과 월드점 2곳 모두 수성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롯데는 소공점만 지키고 월드점을 두산에게 빼앗기는 굴욕을 당했다. 롯데면세점의 '절반의 승리'는 롯데가 형제간의 분쟁이 가장 큰 원인이라는 분석이다. 롯데는 35년간 면세 사업 운영 경험과 차별화로 국내 면세시장의 성장을 주도해온 점을 강조하며 특허권 재승인을 자신했다. 하지만 지난 7월 이후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경영권 다툼이 전개되면서 경영 투명성 논란, 국적 논란 등을 빚으며 롯데에 먹구름이 드리우기 시작했다.
이 가운데 신세계와 두산 등 '강적'이 경쟁에 뛰어들자 관세청이 "롯데면세점도 다른 후보자들과 같은 조건에서 경쟁해야 한다"는 원칙을 강조하면서 롯데가 유리한 고지에 있지 않다는 것이 확실시됐다. 여기에다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확산된 '롯데는 일본 기업'이라는 여론은 롯데에 면세점 2곳을 모두 잃을 수 있다는 위기감까지 안겼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호텔롯데 상장을 통해 일본 지분율을 줄이겠다고 밝혔지만 여론을 돌려놓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신 회장과 분쟁 중인 신 전 부회장이 면세점 사업에 '재 뿌리기'를 시도하며 신동빈 측에 맹공을 이어갔다. 신 회장의 지지자를 자신에게 돌려 우호지분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신동빈 회장의 경영능력 부족을 입증해야 하기 때문이다. 신 전 부회장은 신 회장이 추진한 중국 사업에서의 손실을 주장하며 면세점 특허 재승인 과정에서도 법정 분쟁까지 벌였다.
신 전 부회장이 신 회장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날이 롯데면세점 입찰 서류마감 하루 전날이었고 신 회장이 롯데면세점 상생 선포식을 이틀 앞둔 시점이었다. 신 전 부회장은 이에 그치지 않고 각 언론사를 돌며 신동빈 흠집 내기에 적극 나섰다. 급기야 면세점 선정 발표 이틀 전인 지난 12일 일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신동빈 측인 쓰쿠다 롯데홀딩스 사장에 대해 소송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이 모든 일련의 움직임들이 롯데면세점 특허 심사 관련 일정에 맞춰 진행된 것으로 볼 때 신 전 부회장의 면세점 압박 카드는 철저하게 계산된 것이며, 월드몰점을 잃은 것만으로도 신동주 측의 시도는 만족할 만한 성과를 얻었다는 게 업계의 해석이다. 독과점 논란도 롯데 패배의 또 하나의 요인으로 작용했다. 롯데가 아무리 면세사업에 '최적자'라 하더라도 관세청이 공정 경쟁을 원칙으로 한 만큼 소공점, 롯데월드점 모두를 승인하는 것은 심사위원들에게도 큰 부담으로 작용했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이 같은 악재 속에 월드타워점 수성 실패는 신 회장의 입지에도 영향을 줄 가능성이 조심스럽게 점쳐진다. 신 전 부회장의 공세가 더욱 거세질 전망인 데다 면세점 사업이 줄어들면 호텔롯데 상장에도 차질이 빚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호텔롯데 상장은 롯데그룹 지배구조 개선의 핵심이지만 월드타워점을 잃어 연간 5000억 규모의 동력을 상실하기 때문에 상장에 상당 기간이 걸리거나 최악의 경우 상장 자체가 어려워질 수도 있다.
롯데면세점은 월드타워점 수성 실패에 대해 "35년간 한국을 대표한 면세점으로 키워준 임직원에게 감사한다"며 "이번 결과에 나타난 부족한 부분을 잘 파악하고 보완해 소공동 본점을 비롯한 나머지 면세점을 더 잘 운영해 세계 1위 면세기업이 될 수 있도록 절차탁마의 계기로 삼겠다"고 밝혔다. 이어 "월드타워점 직원과 협력업체 직원의 고용안정을 보장하고, 상생과 사회 공헌 등 약속한 내용은 지킬 것이며 호텔롯데 상장도 차질없이 진행해 국민 기업으로 거듭나겠다"고 강조했다.
박미영기자 mypark@
지난 14일 관세청이 발표한 서울 시내 면세점 특허 사업자 입찰에서 롯데는 소공점만 지키고 롯데월드점은 두산에게 내주고 말았다. 롯데면세점은 소공점과 월드타워점의 지난해 매출이 2조5000억 규모로 세계 3위 수준의 거대 면세사업자다. 롯데의 경쟁력 때문에 업계에서는 독과점 논란 속에도 소공점과 월드점 2곳 모두 수성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롯데는 소공점만 지키고 월드점을 두산에게 빼앗기는 굴욕을 당했다. 롯데면세점의 '절반의 승리'는 롯데가 형제간의 분쟁이 가장 큰 원인이라는 분석이다. 롯데는 35년간 면세 사업 운영 경험과 차별화로 국내 면세시장의 성장을 주도해온 점을 강조하며 특허권 재승인을 자신했다. 하지만 지난 7월 이후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경영권 다툼이 전개되면서 경영 투명성 논란, 국적 논란 등을 빚으며 롯데에 먹구름이 드리우기 시작했다.
이 가운데 신세계와 두산 등 '강적'이 경쟁에 뛰어들자 관세청이 "롯데면세점도 다른 후보자들과 같은 조건에서 경쟁해야 한다"는 원칙을 강조하면서 롯데가 유리한 고지에 있지 않다는 것이 확실시됐다. 여기에다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확산된 '롯데는 일본 기업'이라는 여론은 롯데에 면세점 2곳을 모두 잃을 수 있다는 위기감까지 안겼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호텔롯데 상장을 통해 일본 지분율을 줄이겠다고 밝혔지만 여론을 돌려놓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신 회장과 분쟁 중인 신 전 부회장이 면세점 사업에 '재 뿌리기'를 시도하며 신동빈 측에 맹공을 이어갔다. 신 회장의 지지자를 자신에게 돌려 우호지분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신동빈 회장의 경영능력 부족을 입증해야 하기 때문이다. 신 전 부회장은 신 회장이 추진한 중국 사업에서의 손실을 주장하며 면세점 특허 재승인 과정에서도 법정 분쟁까지 벌였다.
신 전 부회장이 신 회장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날이 롯데면세점 입찰 서류마감 하루 전날이었고 신 회장이 롯데면세점 상생 선포식을 이틀 앞둔 시점이었다. 신 전 부회장은 이에 그치지 않고 각 언론사를 돌며 신동빈 흠집 내기에 적극 나섰다. 급기야 면세점 선정 발표 이틀 전인 지난 12일 일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신동빈 측인 쓰쿠다 롯데홀딩스 사장에 대해 소송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이 모든 일련의 움직임들이 롯데면세점 특허 심사 관련 일정에 맞춰 진행된 것으로 볼 때 신 전 부회장의 면세점 압박 카드는 철저하게 계산된 것이며, 월드몰점을 잃은 것만으로도 신동주 측의 시도는 만족할 만한 성과를 얻었다는 게 업계의 해석이다. 독과점 논란도 롯데 패배의 또 하나의 요인으로 작용했다. 롯데가 아무리 면세사업에 '최적자'라 하더라도 관세청이 공정 경쟁을 원칙으로 한 만큼 소공점, 롯데월드점 모두를 승인하는 것은 심사위원들에게도 큰 부담으로 작용했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이 같은 악재 속에 월드타워점 수성 실패는 신 회장의 입지에도 영향을 줄 가능성이 조심스럽게 점쳐진다. 신 전 부회장의 공세가 더욱 거세질 전망인 데다 면세점 사업이 줄어들면 호텔롯데 상장에도 차질이 빚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호텔롯데 상장은 롯데그룹 지배구조 개선의 핵심이지만 월드타워점을 잃어 연간 5000억 규모의 동력을 상실하기 때문에 상장에 상당 기간이 걸리거나 최악의 경우 상장 자체가 어려워질 수도 있다.
롯데면세점은 월드타워점 수성 실패에 대해 "35년간 한국을 대표한 면세점으로 키워준 임직원에게 감사한다"며 "이번 결과에 나타난 부족한 부분을 잘 파악하고 보완해 소공동 본점을 비롯한 나머지 면세점을 더 잘 운영해 세계 1위 면세기업이 될 수 있도록 절차탁마의 계기로 삼겠다"고 밝혔다. 이어 "월드타워점 직원과 협력업체 직원의 고용안정을 보장하고, 상생과 사회 공헌 등 약속한 내용은 지킬 것이며 호텔롯데 상장도 차질없이 진행해 국민 기업으로 거듭나겠다"고 강조했다.
박미영기자 my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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