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요금제, 이통사엔 일시적 수익감소
장기적 데이터 이용 확대→성장 '선순환'
장기적 데이터 이용 확대→성장 '선순환'
■ 데이터요금제 1000만시대 (하)
이동통신 서비스의 중심축이 데이터로 전환하며 업계에 새로운 기회가 열리고 있다. 이동통신 속도가 현재에 비해 20배 빨라지는 5세대(G) 통신과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 클라우드 등 새로운 혁신 서비스가 데이터 사용량을 폭발적으로 증가시킬 전망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재로선 국내 이동통신 시장은 과포화 상황에서 여전히 보조금 위주 가입자 쟁탈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앞으로 이동통신 산업은 가입자 개인이 아닌 전체 사물과 산업에 적용할 혁신 서비스와 수익모델 발굴이 절실하다는 지적이다.
이동통신 3사가 지난 5월 내놓은 데이터중심요금제는 가입자 1000만명을 넘어서며 이통사 수익에는 일시적 악영향을 끼쳤다.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에 따르면 데이터중심요금제 이후 이용자 월평균 통신요금은 2600원 가량 감소했다. 이는 기존 음성 매출을 포기하고, 데이터 사용량에 따라 요금을 분류하는 구조로 요금체계를 단순화했기 때문이다. 그 결과, 이통3사의 올 3분기 매출은 SK텔레콤이 4조261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4% 감소했다. KT는 5조4922억원을 기록해 같은 기간 2.6% 줄었다. LG유플러스도 2조7168억원으로 1.6% 감소했다. 특히 이통사 매출은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이하 단통법)과 데이터중심요금제를 도입한 이후 3분기 연속 감소세다.
이처럼 데이터중심요금제는 이통사에 일시적 고통이 됐지만, 장기적 성장을 위해선 피할 수 없는 선택이었다는 평가다. 이통사로서는 데이터 위주로 수익구조를 전면 재편하며, 앞으로 폭증할 모바일 데이터시대에 대응할 기반을 닦았다는 것이다. 시스코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전체 모바일 데이터 트래픽은 1.4엑사바이트(EB, 1엑사바이트는 10억 기가바이트)를 기록했다. 오는 2019년에는 6배 증가한 8엑사바이트에 이를 전망이다.
하지만 이런 흐름에도 우리나라 이통 시장이 여전히 가입자 쟁탈전 위주의 경쟁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어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미래창조과학부에 따르면 지난 9월 현재 우리나라 이동통신 회선수는 5842만2000개다. 단통법 이후 일부 줄어들긴 했지만, 이통사는 올해 3분기 가입자 경쟁을 위해 1조9286억원의 마케팅비용을 쏟아부었다. 연간으로는 8조원에 가까운 마케팅비용을 쓰고 있다.
이런 비용을 줄이고, 모바일 데이터 폭증에 대비한 혁신서비스에 투자하는 일이 가장 급한 과제로 떠올랐다. 국내 이통 3사는 자동차와 각종 산업현장, 도어록과 CCTV, 각종 검침기와 각종 센서 등에 이동통신을 탑재하는 IoT 서비스를 활발하게 내놓고 있다. 아직 부가 서비스 수준에 그치고 있지만, 아직 열리지 않은 이 시장을 제대로 공략한다면 고착화한 통신 시장 경쟁질서를 뒤집을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전망한다. 미래부에 따르면 지난 9월 현재 국내 IoT 기기 회선 수는 408만개로, 작년 같은 분기에 비해 25% 증가할 정도로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오는 2020년에는 IoT 기기 회선수가 수억 개에 이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또 이통사가 수익목표를 데이터로 삼기 위해선 관련 지표도 데이터 위주로 변화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미국 버라이즌은 지난 2013년 회계 연도부터 전통적인 '가입자 1인당 평균매출'(ARPU;Average Revenue per User) 지표를 폐기하고, '계정 1개당 평균매출'(ARPA;Average Revenue per Account) 개념을 도입했다. 휴대전화 가입자를 매출 대상으로 삼는 대신 앞으로는 전체 기기를 매출 대상으로 삼겠다는 것이다. KTOA 관계자는 "데이터 중심 시대에 맞춰 이통사는 수익목표를 데이터로 삼고, 혁신서비스를 통한 새로운 블루오션 시장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박지성기자 jspar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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