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서울병원 손실액 수백억 추산
일반 병원들도 환자 30~50% 감소
외국인 의료관광 사업까지 빨간불
일반 병원들도 환자 30~50% 감소
외국인 의료관광 사업까지 빨간불
환자들과 함께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과 사투를 벌이고 있는 병원들의 경영상 타격이 눈덩이같이 커지고 있다. 메르스 환자가 발생해 일부 기능을 폐쇄한 병원들은 물론이고, 다른 일선 병원들까지 내원객들의 발길이 끊기며 극심한 경영 위기를 맞고 있다.
메르스 환자가 발생한 병원 중 가장 규모가 크면서 타격도 엄청난 삼성서울병원의 경우 금전적 손실만 수백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지난해 외래환자 203만명, 입원환자 65만명이 다녀간 삼성서울병원의 연간 의료수익은 1조612억원에 달한다. 단순 계산으로 하루 의료수익만 약 29억원으로, 새로운 환자를 받지 않고 응급상황을 제외한 수술도 모두 중단하기로 한 지난 14일부터 오는 24일까지 10일 동안 의료수익 손실만 300억원에 가까울 것으로 추산된다. 병원 문을 다시 연다고 해도 환자들이 바로 불안감을 떨치고 찾아온다는 보장이 없기 때문에 메르스 사태로 인한 병원 매출 타격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다른 대형병원들도 메르스 여파를 피해가지 못하고 있다. 강남의 한 대형병원 관계자는 "평소 6500∼6700명이던 외래 환자가 4500∼5000명 수준으로 4분의 1 정도 감소했다"며 "메르스 환자가 다녀간 직접적인 영향보다는 의료계 전반적인 영향 때문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형병원에 비해 자금력이 부족한 중소병원들은 당장 생존의 위기로 치닫고 있다. 메르스 환자가 발생한 400병상 규모의 경기도 소재 병원의 경우, 환자 발생 병동을 의료진과 함께 폐쇄해 운영하는 '코호트 격리조치'를 취하며 하루 평균 1억2000만원의 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파악됐다. 환자를 받지 못해 입은 수입 손실은 물론, 격리된 의료진과 병원 직원들의 인건비와 보호장구 비용 등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대한병원협회에 따르면 메르스 사태로 병원 일부를 폐쇄한 채 진료 중인 병원의 경우 최대 80%까지 환자 수가 급감했으며, 메르스 환자 발생 및 경유와 직접적인 관계가 없는 병원들도 진료 기피 현상으로 환자가 30∼50% 감소한 것으로 파악된다. 환자는 줄어들지만 인건비나 시설 운영비 등 고정비는 계속 발생하기 때문에 경영 피해가 계속 쌓이고 있는 실정이다.
병원협회측은 "병원의 유동자금 보유 여력 등 재무상태는 그동안 정부의 저수가 정책으로 다른 산업에 비해 매우 열악해 대출마저 어려운 상황"이라며 "대학병원의 경우 금융권 대출을 위해서는 교육부의 기채허가가 필요하지만 대부분의 대학병원도 재무상태가 취약해 허가를 받기 어려워 자금 확보 방법이 없는 실정"이라고 밝혔다.
올해 32만명 유치를 목표로 했던 외국인 환자 유치 사업도 빨간불이 들어왔다. 메르스 사태가 언제 종식되느냐에 따라 상황이 달라질 수 있지만 단기적인 환자 감소는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특히 의료관광으로 성형외과나 피부과를 찾아오기로 했던 외국인 환자들의 예약 취소가 병원별로 70∼90%에 달하고 있는 상황이다. 국내에서 사태가 마무리 국면이더라도 외국인의 의료관광이 바로 활성화되기는 힘들 것으로 보여 여파는 장기화될 것으로 우려된다.
김수웅 한국보건산업진흥원 해외환자유치지원실장은 "6∼8월 한국을 찾기로 했던 외국인 환자들의 예약 취소가 이어지고 있다"며 "해외에서 홍보나 마케팅을 하기도 힘든 상황이어서 예정된 행사를 미루거나 취소하고 있고 종식 선언 이후에야 다시 해외 반응을 봐서 환자 유치에 나설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남도영기자 namdo0@
[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