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만 관객 목전 ‘어벤져스’홍보효과 톡톡… ‘인셉션’등장 제네시스 승승장구
지난달 24일 개봉해 이번 주말 천만관객 돌파를 목전에 둔 영화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 자동차 마니아라면 보다가 눈이 휘둥그레질 장면이 영화 초반부에 등장한다. 캡틴 아메리카(크리스 에반스 분)가 앞유리가 깨진 '2014 아우디 TTS 쿠페 콰트로' 보닛 위에서 엎치락뒤치락하는 카 액션신을 선보이는 장면이다.
아우디 'TT'는 전 세계 누적판매 50만대를 돌파하며 500대 한정으로 'TTS 컴피티션'을 생산했고, 이는 국내에 단 60대만을 출시한 모델이다. 이 고급 차량을 깨부수며 달리는 캡틴 아메리카가 한편으론 야속하게 보인 이들도 있을 터다.
이 영화에는 또 하나의 아우디가 있는데, 바로 지난 3월 '2015 제네바 모터쇼'를 통해 처음 공개한 아우디의 고성능 스포츠카 R8의 2세대 모델 '뉴 아우디 R8'로 억만장자 아이언맨 토니 스타크(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분)의 애마로 등장한다. 아우디는 마블 사와 함께 지난 8년 동안 총 3편의 아이언맨 시리즈 제작에 참여했다. 지금까지 선보여 온 아우디 모델은 아우디 R8, R8 스파이더, R8 e-트론, A8 L, S7 스포트백, S5 쿠페, Q7 등 다양하다.
영화를 이용한 자동차 제조사들의 마케팅이 어제, 오늘 일은 아니다. '트랜스포머'처럼 자동차가 주인공인 액션 영화에서는 강인함과 세련미를 강조하고, '007 시리즈' 속 첩보원의 자동차로 나와서는 중후하고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제공한다. 이처럼 완성차 업체 입장에서는 차량과 브랜드 이미지를 높일 수 있고, 영화 제작사는 풍성한 볼거리를 제공할 수 있어 파트너십을 맺고 차량을 영화에 등장시키는 일이 점차 잦아지고 있다.
어벤져스에 이어 누적 관객수 300만명을 돌파하며 현재 국내 상영작 중 2위를 기록 중인 '분노의 질주: 더 세븐'(분노의 질주7)에는 더 많은 각종 슈퍼카들이 등장에 관객들의 눈을 사로잡는다.
전 세계 7대만 있다는 W모터스의 '라이칸 하이퍼스포트'부터 람보르기니 '아벤타도르', 페라리 '458 이탈리아', 재규어 'F타입 R 쿠페', 애스턴마틴 'D89' 등 수억원을 호가하는 차들이 나와 다양한 액션을 선보인다. 라이칸 하이퍼스포트의 경우 이 영화의 인기에 힘입어 중국에 배정한 물량인 2대를 이미 판매했다. 판매 차량의 가격은 무려 115억원이다. 영화에서 아무나 넘볼 수 없는 슈퍼카로 소개한 점이 이 차량의 가치를 높였다는 평이다.
재규어 랜드로버는 24번째 007시리즈인 '스펙터' 제작과 관련한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영화에 지원할 차량 제품군을 지난 2월 발표했다. 이번 파트너십을 통해 최신 007시리즈에는 재규어 C-X75와 레인지로버 스포츠 SVR, 랜드로버 디펜더 빅풋 등 세 차종이 등장할 예정이다. 재규어 C-X75는 영화 속에서 로마 시내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007시리즈의 상징 중 하나인 자동차 추격신을 담당한다. 디펜더 빅풋과 레인지로버 SVR은 영화를 위해 기존 모델을 변경해 새로 제작했고, 이미 오스트리아에서 촬영을 마쳤다.
출연 차종들은 재규어 랜드로버의 '스페셜 비히클 오퍼레이션'이 수제작 방식으로 개발해 제공한다. SVO는 작년 6월 공식적으로 출범했으며, 재규어 랜드로버의 고성능 차량과 개별 주문형 및 리미티드 에디션 모델의 개발부터 헤리티지 모델의 복원 등을 담당한다.
지난 3월 국내에 들어와 2억원에 가까운 고가임에도 불구하고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영화배우 김수현 등 100여 명이 사전계약을 신청하며 주목을 받은 BMW 전기차 'i8'은 이미 4년 전 영화 '미션임파서블 고스트 프로토콜'에 콘셉트카로 등장한 바 있다. 주인공 톰 크루즈와 폴라 패튼이 작전을 수행하는 매 장면에서 이 콘셉트카가 등장해 강한 인상을 남겼다.
우리나라의 고급차도 영화 마케팅 홍보 효과를 톡톡히 본 경우가 있다. 바로 현대차 '제네시스'인데 이 차량은 과거 영화 '인셉션'에 등장해 10분여에 걸친 강렬한 추격 장면을 연출했다. 영화 속 제네시스는 총알 세례와 강한 충돌 등에도 끄떡없이 버티며 튼튼한 자동차로 묘사되고 있다. 인셉션 효과일까, 제네시스는 지난 분기 미국 고급차 시장에서 시장점유율 10%를 기록하며 승승장구 중이다.
노재웅기자 ripbird@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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