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최대 중신증권과 제휴 M&A 교류 모색도
■ 다시 뛰는 한국금융
(3부) 증권 1 NH투자증권-삼성증권
'마누라와 자식 빼고 다 바꿔라.' 1993년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독일 프랑크프루트에서 '신경영'을 선포하며 밝힌 이 말은 삼성 경영의 상징처럼 여겨지며 지금도 회자되고 있다. 증권업계가 불황의 터널 끝자락을 지나고 있는 지금, 삼성증권은 다시 이 '주문'을 꺼내 들었다. 재도약을 위한 삼성증권의 핵심전략은 '고객 수익률을 위해 다 바꿔라'로 요약된다.
◇고객 수익률 위해 다 바꿔라=지난해 12월 취임한 윤용암 삼성증권 사장은 '고객 신뢰 회복'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전면적인 내부 개편을 단행했다. 최근 몇 년간 이어진 증권업계의 불황은 고객의 신뢰를 잃은데 근본적인 원인이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당장 고객 수익률 강화를 위해 영업조직의 평가보상제도를 고객 수익률 중심으로 혁신했다. 고객 수익률이 기준이 되는 '건전매출' 개념을 도입해 관리하고 있는 고객 자산의 손실이 크면서 잦은 매매로 고마진일 발생했거나 자산배분가이드를 지키지 않고 특정 자산에 편중돼 투자됐을 경우 관련 영업실적을 평가에서 제외시키기로 했다.
핵심성과지표(KPI)에 고객 수익률 관련 직접평가를 30% 반영한 점도 눈에 띈다. KPI에 매출 대신 고객수익률이 반영된 '건전매출'이 반영된다는 점까지 고려할 경우 KPI에서 고객 수익률이 차지하는 직간접 비중이 45%에 달하게 돼 영업평가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됐다는 것이 삼성증권 측의 설명이다.
이와 함께 고객 수익률의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관리를 위해 포트폴리오 컨설팅 영업을 도입했다. 포트폴리오 컨설팅 영업은 고객의 투자성향을 넘어 투자목적, 기간, 방식까지 종합적으로 파악한 후 추천 및 사후관리를 고객 맞춤형 포트폴리오 단위로 진행하는 자산관리방법을 뜻한다. 삼성증권은 고객 컨설팅 역량이 우수한 PB를 중심으로 WM(Wealth Manager)을 선발해 고객 관리 혁신의 리더역할을 수행할도록 했다. 또 컨설팅에 활용할 11개 모델 포트폴리오를 개발해 올 2월부터 영업에 적용하고 있다.
◇글로벌 경쟁력 강화 박차=올해는 글로벌 역량을 강화하는데 분기점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도 나온다. 올 3월 중국 최대 증권사인 중신증권과 전략적 업무제휴를 체결하고 본격적인 협력관계를 시작한 것이 그 이유다. 중신증권은 1995년 설립된 중국 최대 증권사다. 중국의 대표적인 CITIC 그룹의 계열 증권사로, 자산운용, 선물, PEF(사모투자펀드) 등을 영위하는 자회사를 보유하고 다양한 금융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2013년 말 기준으로 총 2713억 위안의 자산과 894억 위안의 자본을 보유 중이며, 주식중개, IB, 집합투자상품 부문에서 중국 내 1위를 기록 중이다.
삼성증권은 중신증권과의 제휴를 통해 향후 리서치 정보공유, 고객 및 PB 간 교류, 상품 교차판매, IB(투자은행)부문 등 다양한 협력을 진행할 예정이다. 특히 중국 상하이와 홍콩 증시간 교차거래를 허용하는 후강퉁의 시행으로 중국 시장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삼성증권은 관련 투자정보를 신속하게 제공할 수 있도록 리서치 교류에 힘을 싣기로 했다.
삼성증권 PB들이 북경과 상해, 심천 등 중국 주요 지역의 중신증권 지역본부와 주요기업을 방문해 중국시장을 연구하는 연수프로그램도 개발했다. 이외에도 양사가 보유한 상품의 교차판매 및 상품개발 인력 간의 상호연수 등을 추진하고 한국과 중국 기업간 인수합병(M&A) 등 IB부문에서도 적극적인 교류를 모색해 나갈 계획이다.
윤 사장은 "중신증권과의 제휴는 고객 수익률 고에 대한 삼성증권의 의지를 보여주는 사례"라며 "제대로 된 고객 수익률 관리를 선보이기 위한 노력을 통해 증권업 고객 신뢰 회복을 이끌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박세정기자 sj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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