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완화로 거래 활성화 유도 '자본시장 살리기' 효과
3월 일평균 거래대금 8조… 전년동기 대비 45% 급증
업계, 투자자 신뢰 회복 최우선 과제 재도약 준비 박차
3월 일평균 거래대금 8조… 전년동기 대비 45% 급증
업계, 투자자 신뢰 회복 최우선 과제 재도약 준비 박차
■ 다시 뛰는 한국금융
(3부) 증권
최근 몇 년 간 증권가에는 말 그대로 '칼바람'이 불었다. 주식시장이 얼어붙으면서 거래대금은 뚝 떨어졌고, 증권사들의 수익성도 크게 악화됐다. 얼어붙은 자본시장을 살리기 위해 금융당국이 활성화 정책을 내놓고, 증권사들도 마른 수건을 쥐어짜며 몸집 줄이기를 단행했으나 역부족이었다. 최근 2년간 여의도를 떠난 증권맨만 6000명이 넘는다. 하지만 올해 들어 끝나지 않을 것 같던 '불황의 터널'이 끝자락에 다다랐다는 신호가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주식시장이 살아나고 있으며 증권업계에도 온기가 돌고 있다.
◇코스피·코스닥 '고공행진'…살아나는 증시=증시 부활의 신호는 거래대금에서 가장 먼저 나타나고 있다. 올 3월 일평균 증시 거래대금이 8조원을 넘어섰다. 지난해 같은 기간 일평균 거래대금이 5조원대를 기록했던 것과 비교하면 45% 이상 늘어난 수치다. 특히 일평균 거래대금이 8조원을 넘어선 것은 2012년 2월(9조8000억원) 이후 37개월만으로 한때 4조원대까지 떨어졌던 거래대금이 바닥을 찍고 다시 회복세로 돌아서고 있다는 분석이다.
박스권에 멈췄던 코스피, 코스닥지수도 살아나고 있다. 3월 코스피가 6개월 만에 2020선을 넘어선데 이어 종가기준 2040선까지 돌파했다. 시가총액도 1260조원을 넘어서 사상 최고 수준을 이어가고 있다. 코스닥의 선전은 더욱 두드러진다. 올 2월 5일 600을 돌파한 코스닥 지수는 같은 달 16일 610선을 넘어선데 이어 24일 또다시 620선까지 올랐다. 2월 한 달 동안에만 세 차례의 연중 최고점을 갈아치운 셈이다. 3월 들어서 630까지 치솟았던 코스닥은 650선까지 찍으면서 약 7년 만에 최고 수준의 지수 상승을 기록하고 있는 중이다. 코스닥 시가총액도 170조원을 넘어섰다.
특히 코스닥시장은 기술주 중심의 정체성을 확립해 가고 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깊다는 분석이다. 과거 '코스피의 2부 시장'이라는 인식이 강했던 코스닥은 최근 들어 바이오, 반도체, 콘텐츠 등 주력 업종의 성격이 뚜렷해지면서 미국의 나스닥과 같은 기술주 시장의 정체성을 점차 공고히 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같은 증시의 훈풍은 증권업황의 개선 기대감으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증권주들은 올 들어 평균 10% 이상의 주가 상승을 기록하고 있다. KTB투자증권의 주가가 80% 상승한 것을 비롯해 유진투자증권, 유안타증권도 75%, 67%에 육박하는 주가 상승률을 기록 중이다. 대형사 중 NH투자증권과 KDB대우증권도 각각 40%, 31%의 주가 상승을 보이는 등 업종 중에서도 증권주의 상승은 단연 두드러진다.
개별 증권사들의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감도 크다. 삼성증권은 6개 증권사(대우증권, 한국투자증권, 현대증권, 미래에셋증권, 키움증권, 메리츠종금증권)의 올 1분기 예상 당기순이익이 전분기보다 100% 이상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장효선 삼성증권 연구원은 "거래대금 급증과 채권관련 평가익 증가 등으로 증권사들의 1분기 순익이 시장 기대를 크게 상회 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금융당국도 자본시장 살리기 총력=증권업계의 이 같은 훈풍은 무엇보다 금융당국 차원에서 자본시장을 살리기 위한 정책에 팔을 걷고 있는 것이 가장 큰 원동력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금융당국은 주식시장 발전방안을 비롯해 파생상품시장 활성화 대책 등을 잇달아 발표하면서 자본시장 살리기에 힘을 실었다. 정책의 핵심은 규제 완화로 투자자들의 시장 유입을 가로 막는 각종 규제를 풀고 시장 문턱을 낮춰 거래 활성화를 유도하고 있다.
증권사들의 허리띠 졸라매기도 한몫했다. 증권사들은 최근 몇 년간 대대적인 희망퇴직과 점포 줄이기로 몸집 줄이기에 나선 바 있다. 이 과정에서 노사 간의 갈등도 적지 않았으나 증권사들의 이같은 자구책 마련이 증권업계의 체질개선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대내외 환경도 증권업계에 호재가 되고 있다. 특히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1.75%로 인하하면서 사상 첫 1%대 저금리로 투자처를 잃은 자금이 다시 증시로 눈을 돌리고 있는 것이다.
◇위기를 다시 기회로…재정비 나선 증권사들=이번 회복세를 더 큰 도약을 위한 재정비의 기회로 삼기 위한 증권사들의 노력도 이어가고 있다. 그 중심에 고객신뢰 회복이 있다. 최근 증권업계의 극심했던 부진은 거래대금 감소와 함께 투자자들의 신뢰를 잃은 것이 큰 영향이었다는 업계의 자기반성에 따른 것이다. 올 1월 자본시장 관계기관장들이 주축이 돼 최초로 '2015년 금융투자인대회'를 열고 '투자자 신뢰 회복'을 최우선 과제로 꼽은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최근 시장에 돌고 있는 활기를 이어가기 위해서는 고객 신뢰회복을 통한 재정비가 필요하다는데 업계에 공감대가 형성된 상황"이라며 "다시 도약할 수 있는 시기가 지금이라는 생각으로 대책 마련에 모두 고심하고 있으며 작년보다 올해가, 올해보다 내년이 더 좋아질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세정기자 sjpark@dt.co.kr
(3부) 증권
최근 몇 년 간 증권가에는 말 그대로 '칼바람'이 불었다. 주식시장이 얼어붙으면서 거래대금은 뚝 떨어졌고, 증권사들의 수익성도 크게 악화됐다. 얼어붙은 자본시장을 살리기 위해 금융당국이 활성화 정책을 내놓고, 증권사들도 마른 수건을 쥐어짜며 몸집 줄이기를 단행했으나 역부족이었다. 최근 2년간 여의도를 떠난 증권맨만 6000명이 넘는다. 하지만 올해 들어 끝나지 않을 것 같던 '불황의 터널'이 끝자락에 다다랐다는 신호가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주식시장이 살아나고 있으며 증권업계에도 온기가 돌고 있다.
◇코스피·코스닥 '고공행진'…살아나는 증시=증시 부활의 신호는 거래대금에서 가장 먼저 나타나고 있다. 올 3월 일평균 증시 거래대금이 8조원을 넘어섰다. 지난해 같은 기간 일평균 거래대금이 5조원대를 기록했던 것과 비교하면 45% 이상 늘어난 수치다. 특히 일평균 거래대금이 8조원을 넘어선 것은 2012년 2월(9조8000억원) 이후 37개월만으로 한때 4조원대까지 떨어졌던 거래대금이 바닥을 찍고 다시 회복세로 돌아서고 있다는 분석이다.
박스권에 멈췄던 코스피, 코스닥지수도 살아나고 있다. 3월 코스피가 6개월 만에 2020선을 넘어선데 이어 종가기준 2040선까지 돌파했다. 시가총액도 1260조원을 넘어서 사상 최고 수준을 이어가고 있다. 코스닥의 선전은 더욱 두드러진다. 올 2월 5일 600을 돌파한 코스닥 지수는 같은 달 16일 610선을 넘어선데 이어 24일 또다시 620선까지 올랐다. 2월 한 달 동안에만 세 차례의 연중 최고점을 갈아치운 셈이다. 3월 들어서 630까지 치솟았던 코스닥은 650선까지 찍으면서 약 7년 만에 최고 수준의 지수 상승을 기록하고 있는 중이다. 코스닥 시가총액도 170조원을 넘어섰다.
특히 코스닥시장은 기술주 중심의 정체성을 확립해 가고 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깊다는 분석이다. 과거 '코스피의 2부 시장'이라는 인식이 강했던 코스닥은 최근 들어 바이오, 반도체, 콘텐츠 등 주력 업종의 성격이 뚜렷해지면서 미국의 나스닥과 같은 기술주 시장의 정체성을 점차 공고히 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같은 증시의 훈풍은 증권업황의 개선 기대감으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증권주들은 올 들어 평균 10% 이상의 주가 상승을 기록하고 있다. KTB투자증권의 주가가 80% 상승한 것을 비롯해 유진투자증권, 유안타증권도 75%, 67%에 육박하는 주가 상승률을 기록 중이다. 대형사 중 NH투자증권과 KDB대우증권도 각각 40%, 31%의 주가 상승을 보이는 등 업종 중에서도 증권주의 상승은 단연 두드러진다.
개별 증권사들의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감도 크다. 삼성증권은 6개 증권사(대우증권, 한국투자증권, 현대증권, 미래에셋증권, 키움증권, 메리츠종금증권)의 올 1분기 예상 당기순이익이 전분기보다 100% 이상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장효선 삼성증권 연구원은 "거래대금 급증과 채권관련 평가익 증가 등으로 증권사들의 1분기 순익이 시장 기대를 크게 상회 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금융당국도 자본시장 살리기 총력=증권업계의 이 같은 훈풍은 무엇보다 금융당국 차원에서 자본시장을 살리기 위한 정책에 팔을 걷고 있는 것이 가장 큰 원동력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금융당국은 주식시장 발전방안을 비롯해 파생상품시장 활성화 대책 등을 잇달아 발표하면서 자본시장 살리기에 힘을 실었다. 정책의 핵심은 규제 완화로 투자자들의 시장 유입을 가로 막는 각종 규제를 풀고 시장 문턱을 낮춰 거래 활성화를 유도하고 있다.
증권사들의 허리띠 졸라매기도 한몫했다. 증권사들은 최근 몇 년간 대대적인 희망퇴직과 점포 줄이기로 몸집 줄이기에 나선 바 있다. 이 과정에서 노사 간의 갈등도 적지 않았으나 증권사들의 이같은 자구책 마련이 증권업계의 체질개선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대내외 환경도 증권업계에 호재가 되고 있다. 특히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1.75%로 인하하면서 사상 첫 1%대 저금리로 투자처를 잃은 자금이 다시 증시로 눈을 돌리고 있는 것이다.
◇위기를 다시 기회로…재정비 나선 증권사들=이번 회복세를 더 큰 도약을 위한 재정비의 기회로 삼기 위한 증권사들의 노력도 이어가고 있다. 그 중심에 고객신뢰 회복이 있다. 최근 증권업계의 극심했던 부진은 거래대금 감소와 함께 투자자들의 신뢰를 잃은 것이 큰 영향이었다는 업계의 자기반성에 따른 것이다. 올 1월 자본시장 관계기관장들이 주축이 돼 최초로 '2015년 금융투자인대회'를 열고 '투자자 신뢰 회복'을 최우선 과제로 꼽은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최근 시장에 돌고 있는 활기를 이어가기 위해서는 고객 신뢰회복을 통한 재정비가 필요하다는데 업계에 공감대가 형성된 상황"이라며 "다시 도약할 수 있는 시기가 지금이라는 생각으로 대책 마련에 모두 고심하고 있으며 작년보다 올해가, 올해보다 내년이 더 좋아질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세정기자 sjpar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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