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선충전 기능이 없는 스마트폰에 부착돼 무선충전을 가능케 하는 알마의 무선충전기 '글램5'와 충전거치대 모습. 어른 엄지손톱 두 개 크기의 모듈형태인 글램5는 자석접촉식 무선충전 방식이어서 전자파를 발생시키지 않고 효율도 높다.
스마트폰 무선충전방식은 순전히 편리 추구 때문에 개발됐다. 삼성전자가 갤럭시S6에 무선충전 기능을 넣으면서 앞으로 무선충전은 대세가 될 전망이다. 삼성이나 애플 등 메이저 스마트폰 업체들은 지금껏 무선충전 기능을 넣은 제품을 내놓지 않았다. 국내 한 디자인 중소기업이 무선 충전기능이 없는 기존 휴대폰으로도 무선 충전할 수 있는 방법을 고안안해 관심을 끈다. 산업디자인 벤처기업 알마(대표 임영철)는 스마트폰과 충전기의 콘센트를 끼우는 번거로움에서 사용자를 해방시켰다. 폰을 충전기에 갖다 대기만 하면 충전하는 프로세스를 개발했다. 편의가 무선충전이 노린 목적이라면 알마의 무선충전 방식은 온전히 목적을 달성한 셈이다.
작년에 내놓은 알마의 무선충전시스템은 폰 케이스에 충전접점을 달고 충전기에 접촉하는 방식이었다. 폰에 전용케이스를 끼워 사용하는 방식이다. 모든 모델에 맞는 케이스를 공급하려다 보니 비용이 많이 들었다. 그래서 이번에 새로 내놓은 것이 모듈식 무선충전기다. 어른 엄지손톱 두 개 만한 크기의 모듈을 폰에 붙이고 충전기에 걸쳐 놓으면 된다. 충전기가 거치대 역할도 한다.
알마의 충전방식은 기존 폰의 콘센트와 모듈을 선으로 연결하고 모듈을 통해 접촉식으로 충전하기 때문에 엄밀히 말해 무선충전 방식이 아닐 수 있다. 하지만 폰과 충전기를 접촉시켜 충전한다는 점에서는 무선충전방식과 진배없다. 무선충전이라는 게 원래 편의성을 좇는 것이어서 편의성만 충족시키면 무선충전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은가.
그런 면에서 알마가 이번에 출시하는 접촉식 무선충전 모듈 '글램5'(glam5)는 경쟁력 있는 무선충전방식이다. 접촉식이라서 자기공명식이나 자기유도방식이 유발하는 전자파 발생도 훨씬 적다. 효율성도 더 뛰어나다. 충전기를 거치대 등 다양한 용도로도 쓸 수 있다.
알마가 이 제품을 개발할 수 있었던 것은 디자인에 대한 남다른 노하우가 뒷받침됐기 때문이다. 알마 임영철 대표는 의상디자인을 전공한 디자이너다. 산업디자인과 시각디자인에 관심을 가지면서 자동차 표면 디자인 업체 서프텍에서 디자인 일을 시작했다. 그가 맡은 일은 디지털디자인으로 불리는 '스킨 페어링(Skin Fairing) 디자인'이었다. 재료와 가공법을 연계시켜 주는 디자인이다. 스킨 페어링 디자인은 아이디어에서 생산까지 프로세스를 단축시켜 준다. 임 대표는 "어떻게 하면 자동차 표면 디자인을 하는 스킨 페어링 디자인 프로세스를 일반 산업제품에 적용할 수 있을까 고민하다 디자인 회사를 창업하게 됐다"고 말한다.
임 대표는 디지털 디자인기법을 활용해 데이터에서 시험 사출을 거쳐 1~2개월 걸리는 금형제작 및 시제품 생산을 2~3일 안에 끝나도록 만들었다. 바로 QDM(Quick Delivery Mold) 기법이다. 임 대표는 이를 토대로 인체 표면 디자인에 기초한 의료보조기구를 개발해 특허까지 받았고 다기능 멀티 파티션을 개발했다.
그가 디자인 기업에서 나와 창업한 계기는 차량에 국한된 디지털 디자인기술을 확장하고 이를 토대로 디자인과 기술을 융합하면 다양한 혁신제품을 개발할 수 있겠다는 생각 때문이다. 디자인으로 벤처기업인증을 받고 3개의 특허를 등록시키면서 수원 성균관대 산학협력센터에 입주할 수 있었다. 성대 링크(Linc)사업단에서 산학협력 교수들의 도움으로 디자인과 기술의 접목을 시도했다. 알마가 접촉식 무선충전 모듈을 개발하는 데는 성균관대 김용석 산학협력중점교수의 멘토링이 크게 도움이 됐다.
무선충전 기능이 없는 스마트폰을 무선 충전 기능을 지니도록 기계적 전자적 장치를 고안하는 데 김 교수의 조언은 결정적이었다. 알마는 이것을 디자인 상으로 구현하는 역할을 맡았다. 폰케이스 방식에서 모듈 방식으로 바뀌는 데는 스킨 페어링 디자인 프로세스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알마는 이번 주 국내 선두 소셜커머스 업체와 제휴해 대대적인 무선충전기 프로모션을 벌일 예정이다. 무선충전 모듈과 거치대 한 세트를 스마트폰 제조사 무선충전기 패드 가격의 절반 수준으로 내놓을 예정이다. 스마트폰 무선충전이 보편화 되면 알마 제품도 따라서 주목받을 것이다. 특히, 전자파 발생이 거의 없고 효율성이 자기공명방식이나 자기유도방식에 비해 훨씬 뛰어나며 가격경쟁력까지 갖춰 시장의 다크호스가 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