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FTA 30개월만에 타결… 발효·타결국가 총 51개국으로
■ 한·중 FTA 타결
한국과 중국 간 자유무역협정(FTA)이 10일 전격 타결됐다. 양국이 FTA 협상을 시작한 2012년 5월 이후 30개월만이다.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중국을 방문 중인 박근혜 대통령은 이날 오전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갖고 FTA 타결을 선언했다.
이로써 한국은 미국·유럽연합(EU)에 이어 중국까지 세계 3대 경제권과 FTA를 맺은 유일한 국가가 됐다. 또 한국과 FTA를 맺은 국가는 발효 47개국·타결 4개국으로 총 51개국이 됐다. 이날 회담 직후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가오후청 중국 상무부장은 양국 정상이 지켜보는 가운데 FTA 합의의사록에 서명했다. 양국 정부는 올해 중에 FTA 세부사안에 대한 협상을 마무리하고 FTA 협정문안을 작성한 뒤 내년 초 관계장관 간 정식 서명을 거쳐 FTA를 발효하기로 했다. 하지만 야당이 협상 내용과 국내 피해대책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국회 비준이 늦어질 경우 협상 타결에서 발효까지는 수 년이 걸릴 수도 있다.
청와대가 이날 배포한 '한중 정상회담 경제성과' 자료에 따르면 상품·서비스·투자·금융·통신 등 양국 경제전반을 포괄하는 총22개 부문(챕터)에서 FTA가 타결됐다. 양국은 품목수 기준 90%이상의 상품을 개방키로 합의했다. 중국은 품목수 91%, 수입액 85%(1371억달러), 한국은 품목수 92%, 수입액 91%(736억달러)에 대해 각각 20년 내에 관세를 철폐키로 했다. 특히 중국은 처음으로 금융·통신·전자상거래를 FTA에 포함시켰다.
통신 부문의 경우 중국 현지에 진출한 한국기업에 대한 차별금지, 규제 투명성 확보 등이 명시돼 있어 한국 기업들이 경쟁국 기업들에 비해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게 됐다는 평가다. 양국은 통신서비스 분야를 서비스 협상 내에서 별도로 다뤄 독립 부문 형태의 협정문을 체결했다. 금융 분야는 연말까지 협상을 계속하기로 했지만 타결될 경우 한국 은행·보험·증권사의 중국 시장 진출이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반면 전자상거래 분야는 이번 FTA 합의의사록에 포함돼 추후 양국 간 전자상거래 규모는 급증할 것으로 전망된다. 농수산 자유화율은 품목수 기준 70%, 수입액 기준 40%로 정해졌다. 이미 체결된 FTA 중 역대 최저수준이라는 것이 청와대의 설명이다. 특히 쌀은 한중 FTA에서 완전히 제외하기로 합의했다. 또 국내 주요 생산 농산품인 양념 채소류(고추·마늘·양파), 소·돼지고기, 사과, 배 등 총 610여개 품목은 양허제외됐다. 자동차역시 양허제외됐으며, LCD는 10년 내 철폐키로 했다.
원산지·통관과 관련해서는 △'48시간내 통관' 원칙 △700불이하 원산지 증명서 면제 △원산지 증명서 미구비시 수입후 1년이내 특혜관세 신청 가능 등의 합의가 이뤄졌다.
서비스 분야에 대해서는 FTA 발효후 2년내 상호 개방하지 않기로 합의한 분야를 제외하고 모두 자유화하는 방식인 '네거티브 방식'의 후속 자유화협상을 개시하기로 했다.
청와대는 한·중 FTA의 실질적인 타결은 "역대 최대규모인 연간 54억4000만달러의 관세절감 효과가 발생하며 농수산물 개방수준은 역대 최저"라며 "자본재·중간재 위주에서 소비재·내수시장 및 서비스 시장 진출을 확대할 수 있는 전기가 마련됐다"고 설명했다.
이호승기자 yos54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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