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스피커부터 복합제품까지 사운드환경 민첩한 대응… 성능 대비 가격 ‘가성비’최고
■기업열전 브리츠
최근 '쉬크(chic)한' 블루투스 스피커를 찾는 이들에게 '브리츠'(Britz)는 낯선 이름이 아니다. 브랜드 이름에서 독일, 덴마크 등 유럽 냄새가 나지만 국산이다. 브리츠가 소비자들의 눈에 익은 이유는 첫째, 끊임없이 신제품을 쏟아내며 시선을 끌고 있고, 둘째 디자인과 성능이 흔히 말해 '장난이 아니기' 때문이다. 셋째, 그럼에도 가격이 유럽 명품들보다 훨씬 저렴해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비)가 최고 수준인 데서 기인한다. 시쳇말로 쉬크하고 쿨하다는 평이다.
브리츠는 국내 'R&D&D'(연구개발과 디자인)-중국 생산 체계를 갖춘 음향 및 스피커 전문 중소기업이다. 1997년 설립된 이래 오직 '사운드'에만 몰두하고 있다. 브리츠는 비주얼 시대에 오디오 역시 중요하다는 신념 아래 최고의 사운드를 내는 음향기기에 도전해왔다.
사실, 비디오는 그동안 발전을 거듭했다. '4K 울트라 풀HD' 등 영상을 수식하는 단어는 화려하다 못해 지루할 지경이다. 하지만 오디오는 어떤가. 오디오를 수식하는 단어는 별로 없다. 그만큼 사운드 품질을 높이려는 노력은 상대적으로 등한시해왔다. 브리츠는 이런 점을 파고들었다.
브리츠는 현재 국내 PC 및 모바일 블루투스 스피커 시장에서 1위를 달리고 있다. 다기능 다품목 전략으로 새로운 '사운드 환경'에 적합한 제품을 신속하게 내놓는 것이 강점이다. 스피커뿐 아니라 헤드폰, 헤드셋에서부터 USB, MP3, CD플레이어, FM라디오 등 미니 콤포넌트 기능을 모두 갖춘 복합제품까지 다양한 제품군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 9월에는 캠핑, 등산 등 야외 환경에 어울리는 블루투스 스피커를 선보였다. 무선에 방수 기능으로 아웃도어 환경에서 활용성이 돋보이는 스피커다. 베이스 리플렉스 시스템을 탑재해 활동 중에도 다이내믹한 중저음을 작은 블루투스 스피커를 통해 온몸으로 체감할 수 있다.
최근 내놓은 또 하나의 아이디어 제품은 TV 사운드를 보완해주는 바(bar) 타입의 스피커다. 화면은 점차 커지고 선명해지는데 비해 사운드가 부족한 TV시청환경에서 사운드를 더욱 풍성하게 해주는 역할을 한다. 이 제품에도 브리츠의 디자인 중시 노력이 드러난다. 바(BAR) 타입으로 TV 바로 아래 배치해 뛰어난 공간 활용성을 지니고 있다. 고급스러운 블랙 컬러에 하이그로시로 광택 마감 처리함으로써 어떤 스타일의 TV와도 잘 어울린다. 월마운트 고정이 가능하기 때문에 TV를 벽걸이 형태로 쓸 경우에도 깔끔한 구성이 가능하다. 특히 영화나 스포츠 중계를 볼 때 풍부한 공간 음으로 제 역할을 톡톡히 한다. 카드 타입의 작고 아담한 무선 리모컨도 제공한다.
브리츠가 사운드 전문기업으로 발돋음 한 계기는 10여 년 전 홈씨어터 붐이 일 때 우퍼 기능을 넣은 5.1 채널 스피커(AV5000S)를 PC용으로 내놓으면서다. 당시 게임 이용자가 늘면서 웅장한 서라운드에 굵직한 베이스의 음향은 선풍적 인기를 끌었다. 각종 벤치마크사이트에서 1위에 올랐다. 이후 단순 PC주변기기로서 스피커에 집중했던 전략에서 AV기능을 강화한 음향기기로 제품 다각화에 나섰다.
브리츠가 각양각색의 신제품을 지속적으로 내놓고 있지만, 제품 주기가 결코 짧은 것은 아니다. 2001년 6월 출시 이후 지금까지 판매되고 있는 'BR-1000A'는 스테디셀러다. BR-1000A는 저음이 강한 2채널 스피커로 데스크톱PC나 노트북PC와 손쉽게 연결해 음악, 영화, 게임 등을 즐길 수 있게 개발됐다. 저가형 스피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플라스틱 재질의 인클로저 대신 MDF를 사용함으로써 더욱 구성진 음색을 내는 것이 특징이다. 단단히 결합된 MDF 소재의 특성 탓에 울림 능력이 향상되고 진동 감쇠 효율도 높아 원음에 가까운 순수하고 자연스러운 소리를 낸다. 무늬목으로 마감 처리해 클래식한 분위기를 내어 질리지 않는 디자인도 꾸준한 인기의 비결이다.
이렇게 스테디셀러에다 변화무쌍한 모바일 블루투스 스피커까지 고른 제품군을 확보한 점은 브리츠의 최대 강점이다. 시류나 유행을 읽는 능력이 뛰어나지만 그렇다고 이면의 변하지 않는 줄기를 읽는 능력이 둔감하지 않다. 내년에는 꾸준히 '7080'세대에 불고 있는 향수에 맞춰 LP판 재생 전용 스피커를 내놓을 계획이다.
브리츠의 직원은 대표를 포함해 모두 오디오 '버프'(애호가)일 수밖에 없다. 직원 채용 때부터 음향에 '미친'사람을 뽑는다. 중국에 상주하며 생산과 수출을 책임지고 있는 이경재 대표와 실질적 한국 대표 역할을 맡고 있는 정재훈 이사 역시 소리에 미친 사람이다. 두 사람이 회사를 설립한 것도 'PC 사운드의 향상'이란 목표에 꽂혔기 때문이다. 직원 개개인이 제품의 아이디어 착안에서 디자인, 생산까지 책임을 지는 체제로 운영된다. 일당백의 업무를 해야 한다. 특히 디자인을 꼼꼼히 챙긴다.
2009년 디자인 공모전을 열만큼 브리츠가 디자인에 쏟는 열정은 남다르다. 중소기업이 수천 만원을 걸고 디자인 공모전을 여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당시 당선작 가운데는 제품으로 연결돼 쏠쏠한 판매고를 올리기도 했다.
브리츠는 국내 1위 PC스피커 기업을 넘어 글로벌 시장에서 가성비 최고의 음향기기 메이커로 우뚝 서는 게 목표다. 올해 중국에서 수출하는 분량을 포함해 350억 원의 매출목표를 세웠는데, 3년 후 1000억 원을 달성한다는 비전을 세워놓고 있다.
이규화 선임기자 david@dt.co.kr
■회사개요
◇대표 : 이경재
◇설립 : 1997년 10월
◇직원 : 14명(중국 생산직 제외)
◇2013년 매출 : 110억 원(한국 매출)
◇2014년 매출 목표 : 120억 원(한국 매출)
◇주요 사업 분야 및 제품 : PC스피커, 오디오 가전, 이어폰, 헤드폰 및 헤드셋 등 음향 오디오 전문 제품 100여 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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