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아이디어 갖춘 기업·개인 지원
기술금융 현장 애로사항 해소 절실
금융사 자율적 생태계 조성 '급선무'
기술금융 현장 애로사항 해소 절실
금융사 자율적 생태계 조성 '급선무'
■ 창조경제의 뿌리 기술금융
(1) 현행과 과제
정부가 창조경제 육성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한국경제가 좀처럼 침체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창업 활성화, 우수 중소기업 육성 등 창조경제는 꺼져 가는 한국경제의 성장 잠재력을 끌어올릴 유일한 대안이다.
창조경제의 뿌리는 뭐니뭐니해도 기술금융이다. 아무리 정책이 좋아도 혁신적인 금융지원이 뒷받침하지 않는 창조경제는 한낱 구호에 그칠 수밖에 없다. 디지털타임스는 기술금융의 현황과 과제, 그리고 금융회사별 활동을 짚어볼 예정이다.
◇한국경제의 성장동력 중소기업, 창조경제의 성패 기술금융=중소기업중앙회가 발간한 '2014 중소기업위상지표'에 따르면 2012년 기준 우리나라의 중소기업 사업체수는 335만1000개로 전체 사업체의 99.9%를 차지하고 있다. 또 중소기업 종사자수는 1305만9000명으로 전체고용의 87.7%를 담당하고 있다. 정부가 침체에 빠진 한국경제의 구원투수로 중소기업에 주목하는 이유이다.
즉, 중소기업들 중에서 1%만 글로벌 기업으로 육성해도 한국경제의 성장 잠재력은 다시 살아날 수 있다. 창조경제는 바로 한국경제의 새로운 성장동력, 기술력이 우수한 기업들을 성장시켜 글로벌 기업으로 만들고 뛰어난 아이디어와 기술을 보유한 사람들이 창업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다.
중소기업의 성장과 기술 창업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금융지원이 핵심이다. 아무리 아이디어가 좋아도 자금이 없으면 '그림의 떡'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중소기업들이 기술을 사업화하고 시설, 연구 투자를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금융지원이 필수적이다. 기존에도 창업과 중소기업에 대한 금융지원은 일부 있었다. 하지만 담보력이 취약한 기술 중소기업이 넘기에는 문턱이 지나치게 높았다. 물론 기술을 제대로 평가할 만한 시스템도 없었다.
이에 등장한 게 바로 기술평가시스템을 기반으로 한 기술금융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20일에 이어 올해 4월 4일과 10일, 3차례에 걸쳐 금융위원회에 기술금융을 위한 기술평가시스템을 구축하라고 지시했다. 또 지난 8월 26일 제5차 국민경제자문회의에서 박 대통령은 "기술금융을 가로막는 금융권의 보신주의를 이번 기회에 혁파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에 따라 금융당국은 지난 7월 기술금융 활성화를 위한 기본 인프라로 기술DB(TDB)를 구축하고 기술신용평가기관(TCB)을 도입했다. TDB는 32개 민관 협약기관으로부터 수집된 기술정보 약 960만건을 은행, 보증기관, TCB 등 23개 기관에 제공하고 있다. 또 신제윤 금융위원장이 직접 나서 수 차례 현장 간담회를 개최하고 아이디어만으로 대출 심사 가능하도록 하는 방안과 기술금융 지원에 책임을 따지지 않는 방안 등을 제시했다. 나아가 금융위는 이달부터 기술금융 상황판을 마련하고 은행별 기술금융 실적을 공개하고 있으며, 향후 기술금융 실적을 은행 평가에 반영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은행들 기술금융 적극 동참…인력 양성·생태계 조성이 관건=대통령과 금융당국의 의지에 은행들도 적극 동참하고 있다. 금융위에 따르면 9월 말 기준으로 기술신용평가기관(TCB)의 기술신용평가 기반 대출이 3187건에 1조8334억원 수준(잔액 기준, 잠정)으로 집계됐다. 이는 8월 말 1658건에 1조1300억원 보다 금액 기준으로 62%가 증가한 수준이다.
은행별로는 IBK기업은행의 기술금융 실적이 1337건에 6920억원으로 가장 높았고 우리은행이 425건에 2855억원, 하나은행이 333건에 2824억원으로 뒤를 이었다. 또 KB국민은행은 327건에 1361억원, 신한은행은 334건에 1778억원, 외환은행은 105건에 815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또 KB국민은행, 신한은행, IBK기업은행, 하나은행 등은 기술금융을 위한 인력을 계속 확충하고 있다. 우수 기술에 대한 판단력을 높여 기술금융의 질을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기술보증기금과 신용보증기금도 은행, 금융사들의 기술금융 지원을 돕기 위해 기술금융 부문을 강화하고 있다. KDB산업은행, 정책금융공사 등 정책금융기관들도 간접 금융지원과 직접 금융지원을 망라한 기술금융 지원을 확대하고 있다. 금융투자회사 등도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우수 기업 투자를 고민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기술금융 지원에 대한 문제점도 나타나고 있어 장기적이고 근본적인 추진 방안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많다. 단기 실적 중심으로 기술금융을 추진할 경우 부실 대출 증가와 허수가 증가ㅋ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한 은행 관계자는 "기술금융 실적에 너무 중점을 두면서 기존 대출 중소기업에게 기술평가를 받도록 해 기술금융 실적으로 돌리려 한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은행 관계자는 "진짜 우수 중소기업, 기술기업에 자금이 지원될 수 있도록 해야지 단기 실적만 본다면 부실만 늘어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기술금융이 정착되기 위해서 시급한 것은 기술과 금융을 아는 전문인력을 확충하는 것이다. 개별 금융회사들의 노력도 필요하지만 금융당국 차원에서 인재육성을 유도하는 것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또 은행, 금융투자사 등이 기술금융 지원을 원활히 할 수 있도록 관련 제도, 규정을 다시 한번 살펴보고 개선에 나가는 것도 필요하다. 무엇보다 기술금융 현장의 은행, 금융투자사, 중소기업 등의 애로사항을 지속적으로 듣고 이를 해소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금융권 관계자들은 기술금융을 통한 창조경제 활성화가 한국경제 성장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점을 수긍하고 있다. 반면 갑작스러운 실적위주의 정책 추진에는 부담을 느끼고 있다.
따라서 금융사들이 자율적으로 기술금융에 적극 나설 수 있는 생태계를 조성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강진규기자 kj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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