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병대 채모 상병 순직 사건 외압 의혹을 수사하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김계환 해병대 사령관으로부터 이른바 'VIP 격노설'을 직접 들었다는 취지의 진술을 추가로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석열 대통령의 격노가 국방부와 대통령실이 '수사 외압'에 나선 배경이라 는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은 주장에 힘이 실릴 수 있는 것이다.
22일 법조계에 따르면 공수처는 최근 해병대 관계자들을 참고인으로 불러 조사하는 과정에서 한 해병대 간부로부터 이런 진술을 확보했다. 이는 박 전 단장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것이다.
공수처는 이를 토대로 지난 21일 김 사령관 소환 조사에서 VIP 격노설의 진위를 집중적으로 추궁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사령관은 VIP를 언급한 적은 없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단장과의 대질 신문은 김 사령관의 거부로 성사되지 않았다고 한다.
박 전 단장을 대리하는 김정민 변호사는 이날 한 유튜브 방송에서 "(공수처가) 대통령 격노 부분은 진술을 일부 확보했고 진술을 뒷받침하는 녹취파일이랄지 이런 것들이 다 채증이 된 것 같다"며 "그걸 전제로 한 대화가 포렌식에 녹취가 돼 있다고 한다"고 말했다.
공수처 관계자는 "구체적인 진술 내용과 같은 수사 사항에 관해서는 확인할 수 없다"고 했다.
오동운 신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은 이날 수사와 관련해 "처장으로서 제일 중요한 업무 중 하나니까 잘 챙기겠다"고 밝혔다.
오 처장은 이날 정부과천청사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빨리 보고받고 업무에 차질이 없게 하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오 처장은 기자들로부터 '대통령도 성역 없이 수사할 수 있느냐'는 질문을 받고 "아직 사건에 대해 보고받지 않아서 말씀드릴 순 없고, (인사청문회에서는) 원칙론적으로 그런 (성역없이 수사하겠다는) 말씀을 드렸다"며 "공수처의 여러 가지 조직이 생겨난 맥락에 부합하게 성실하게 수사를 해나갈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오 처장은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대통령실이 수사에 외압을 행사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청문위원들로부터 "필요하면 윤석열 대통령도 소환할 수 있느냐"는 질문을 받은 뒤 "구체적으로 진행되는 사건에 대해 답을 내릴 수 없지만 일반론으로는 동의한다"고 말한 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