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기기ㆍ센서ㆍ의료기관 연동 실시간 건강체크
두장비 하나로 합친 하이브리드 의료기기도 각광
두장비 하나로 합친 하이브리드 의료기기도 각광
■ `바이오 메가융합` 미래 연다
(8) 스마트 의료기기
20일 고양시 덕양구에 위치한 의료기기기업 루트로닉의 연구센터. 연구원들이 황반 치료 레이저 의료기기 `AM10'을 테스트 중이었다. 시력검사용 장비와 흡사하게 생긴 이 의료기기는 의사가 환자의 망막 부위를 직접 보면서 위치를 지정하면 자동으로 환자 눈에 레이저를 조사해 망막 이상을 치료한다. 바로 옆에 달린 터치스크린으로 간편하게 레이저의 세기를 조절할 수 있다.
이 장비는 세계 최초로 실명 위험 없이 망막의 중심부인 황반 부위를 직접 치료할 수 있도록 개발된 레이저 의료기기다. 황반은 망막 중심부에 초점이 맺히는 부분으로, 망막 부위 중에서도 시세포가 밀집돼 있어 빛을 가장 선명하고 정확하게 받아들이는 부위다.
사람의 망막 부위는 10개 층으로 이뤄져 있는데, 그 중 가장 아래에 위치한 `망막세포상피층(RPE)'은 바깥 혈관과의 통로 역할을 해 빛을 감지하는 광수용층에 영양을 공급하거나 찌꺼기를 밖으로 배출하는 기능을 한다.
당뇨병이나 노화 등으로 인해 RPE층에 이상이 생기면 광수용층에 노폐물이 쌓이게 되고, 이 때문에 영양소를 제대로 공급받지 못한 시신경 세포가 죽어가기 시작한다. 또 죽은 세포 사이로 신생혈관이 생성되기 시작하는데, 이 혈관은 혈관벽이 튼튼하지 못해 혈관 내 물질이 밖으로 새어나와 부종을 일으키거나 혈관 자체가 터지면서 눈 속에 출혈을 일으켜 시력에 이상을 가져온다.
AM10은 RPE층만 선택적으로 치료할 수 있는 파장을 지닌 레이저 시스템을 탑재했다. 이를 통해 RPE층의 노폐물을 제거하고 세포를 재생시켜 시력을 개선하는 근본 치료가 가능하다는 점이 특징이다. 기존에는 신생혈관 생성을 억제하는 약물을 안구에 직접 주사로 주입하거나 레이저로 혈관을 태우는 시술이 이뤄지지만, 질병 진행을 막는 일시적 치료법에 그치고 있다. 그 동안 안전성 등 문제로 시신경이 밀집된 황반 중심부까지 레이저로 직접 치료하는 방법은 시도되지 않았다.
하지만 AM10은 소리와 빛의 미세한 산란율을 감지해 레이저 치료광이 흡수된 정도를 자동으로 감지하고 실시간으로 제어하는 `옵토어쿠스틱 시스템'과 `리플렉토메트리' 등 첨단 제어기술을 적용해 안전성을 확보했다.
하태호 루트로닉 연구개발팀장은 "AM10 같은 치료장비는 최종적으로 의사의 판단이 개입하는 진단장비에 비해 높은 안전성과 신뢰도를 갖춰야 하고 효과성도 증명해야 하기 때문에 진입 장벽이 높다"며 "이같은 장비를 개발하기 위해선 엔지니어들이 공학기술은 물론, 전문가 수준의 임상 지식과 경험을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두 장비 하나로 합친 `하이브리드 의료기기' 대세=의료기기 개발은 정보통신, 기계, 재료, 화학, 바이오, 의학 등 다학제적 지식이 요구되는 대표적인 융합기술 분야다. 과거에는 청진기나 혈압계 등 단순 의료기구나 2D 영상장비가 대부분이었다면, 요즘은 3차원 복합 영상진단 기기와 디지털 의료장비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최근에는 의료기기 분야도 다른 산업 분야와 같이 융복합ㆍ스마트ㆍ모바일화의 바람을 타고 한 단계 더 진화하고 있다.
대표적인 융복합 의료기기로 진단 분야의 CT(컴퓨터단층촬영), MRI(자기공명영상) 장치와 PET(양전자단층촬영) 장치의 결합을 들 수 있다. CT와 MRI는 인체의 해부학적 정보를 주로 보는 기기인데 반해 PET은 생리ㆍ화학적, 기능적 영상을 보는 기기이다. 인체 내 대사나 조직 활성 등을 보여주기 때문에 대사활동이 다른 조직을 판별할 수 있어 암 진단에 쓸 수 있지만 해부학적 영상을 보여주는 못해 정확한 위치 확인이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CT와 MRI를 결합한 `PET-CT'와 `PET-MRI' 장치 등이 개발돼 더 정밀한 진단을 가능케 했다.
아울러 치료장비 분야에서도 방사선 발생장치와 MRI, CT 등 진단기기를 융합한 첨단 방사선 치료기기가 개발돼 방사선 세기와 각도를 정밀하게 조절해 정상 조직의 손상 없이 원하는 조직 또는 세포만 괴사시키는 치료법이 가능해졌다.
◇신속한 진단 돕는 현장진단기기=하나의 칩을 이용해 실험실에서 이뤄지는 연구를 할 수 있게 만든 `랩온어칩' 기술 등 바이오ㆍ나노기술을 융합한 현장진단기기(POCT, Point-of-care test)는 별도의 검사실에 갈 필요 없이 진료실이나 수술실에서 곧바로 환자의 상태를 검사할 수 있어 신속한 의료서비스를 가능케 하고 있다.
POCT 의료기기는 특히 응급실에서 요긴하게 사용할 수 있다. 심근경색의 경우 발생 3시간 내에 항혈전제 투여나 스텐트 삽입술 등 적절한 처치를 해야 목숨을 구할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 심근경색 진단에는 심전도 검사, 혈액검사 등이 이용되는데, POCT를 이용한 혈액검사를 구급차 내에서나 응급실에 도착해서 바로 하면 시간 손실을 최대한 줄일 수 있다.
자체 검사실을 갖추지 않은 소형 병ㆍ의원에서도 외부 검사기관 도움 없이 자체적으로 필요한 검사를 할 수 있으며, 네트워크와 연결해 환자의 의료 데이터를 관리ㆍ활용하는 `u헬스케어' 시스템으로도 발전시킬 수 있을 전망이다.
이밖에 필요한 부위별로 촬영할 수 있도록 만든 부분진단용 CT, MRI 영상진단기기나 휴대폰 크기 만한 무선 초음파 기기 등이 개발돼 중소 규모 전문병원이나 개발도상국 의료기관 들이 환자들에게 정확하고 신속한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도록 돕고 있다.
◇ICT 융복합으로 스마트해진 의료기기=최근에는 스마트폰, 태블릿 등 스마트 기기와 무선 네트워크로 연동되는 `스마트 의료기기' 개발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기존의 혈당ㆍ혈압계, 심전도 측정기 등을 스마트폰과 결합해 자동으로 결과를 전송하는 `앱세서리(앱과 연결된 악세서리)' 형태의 의료기기가 시중에 다양하게 선을 보이고 있으며, 스마트폰 자체 기능과 내장 센서 등을 활용해 각종 질병을 진단하는 `모바일 의료기기'도 속속 개발되고 있다.
앞으로는 구글이 시제품을 선보인 혈당 측정 콘택트렌즈 같이 바이오ㆍ나노ㆍICT 기술 등을 융합해 몸에 걸치거나 직접 신체에 이식해 건강 상태를 실시간으로 전송해 관리하는 의료기기들이 다양하게 선보일 전망이다.
우리나라 정부도 이같은 스마트 의료기기 개발을 위한 R&D 지원에 나서고 있다. 미래창조과학부는 `생애단계별 건강문제 해결을 위한 연구개발(R&D)'의 일환으로 모바일 복합 진단기기 기술과 휴대용 뇌출혈 진단 영상기기 기술 개발 및 사업화에 나섰다.
모바일 복합 진단기기는 전자청진기와 심전도 측정기능, 생체신호 전송을 위한 통신기능 등이 결합된 소형 진단 의료기기로, 전송 받은 청진음과 심전도 신호를 심장질환별 데이터베이스(DB) 패턴과 비교해 의심 질병군을 자동으로 제시할 수 있도록 개발된다.
휴대용 뇌출혈 진단 영상기기의 경우 구급차 이동 중에도 뇌경색, 뇌출혈 등을 신속히 진단할 수 있는 휴대용 실시간 모니터링 의료장비다. 이 장비는 800나노미터대의 빛을 이용, 산소포화도 변화를 측정해 뇌의 특정부위 사용 여부를 판단하는 `근적외선 분광법' 원리를 활용해 기존 해외 제품보다 휴대성과 해상도가 우수할 것으로 기대된다.
남도영기자 namdo0@
사진=김민수기자 ultrartist@
(8) 스마트 의료기기
20일 고양시 덕양구에 위치한 의료기기기업 루트로닉의 연구센터. 연구원들이 황반 치료 레이저 의료기기 `AM10'을 테스트 중이었다. 시력검사용 장비와 흡사하게 생긴 이 의료기기는 의사가 환자의 망막 부위를 직접 보면서 위치를 지정하면 자동으로 환자 눈에 레이저를 조사해 망막 이상을 치료한다. 바로 옆에 달린 터치스크린으로 간편하게 레이저의 세기를 조절할 수 있다.
이 장비는 세계 최초로 실명 위험 없이 망막의 중심부인 황반 부위를 직접 치료할 수 있도록 개발된 레이저 의료기기다. 황반은 망막 중심부에 초점이 맺히는 부분으로, 망막 부위 중에서도 시세포가 밀집돼 있어 빛을 가장 선명하고 정확하게 받아들이는 부위다.
사람의 망막 부위는 10개 층으로 이뤄져 있는데, 그 중 가장 아래에 위치한 `망막세포상피층(RPE)'은 바깥 혈관과의 통로 역할을 해 빛을 감지하는 광수용층에 영양을 공급하거나 찌꺼기를 밖으로 배출하는 기능을 한다.
당뇨병이나 노화 등으로 인해 RPE층에 이상이 생기면 광수용층에 노폐물이 쌓이게 되고, 이 때문에 영양소를 제대로 공급받지 못한 시신경 세포가 죽어가기 시작한다. 또 죽은 세포 사이로 신생혈관이 생성되기 시작하는데, 이 혈관은 혈관벽이 튼튼하지 못해 혈관 내 물질이 밖으로 새어나와 부종을 일으키거나 혈관 자체가 터지면서 눈 속에 출혈을 일으켜 시력에 이상을 가져온다.
AM10은 RPE층만 선택적으로 치료할 수 있는 파장을 지닌 레이저 시스템을 탑재했다. 이를 통해 RPE층의 노폐물을 제거하고 세포를 재생시켜 시력을 개선하는 근본 치료가 가능하다는 점이 특징이다. 기존에는 신생혈관 생성을 억제하는 약물을 안구에 직접 주사로 주입하거나 레이저로 혈관을 태우는 시술이 이뤄지지만, 질병 진행을 막는 일시적 치료법에 그치고 있다. 그 동안 안전성 등 문제로 시신경이 밀집된 황반 중심부까지 레이저로 직접 치료하는 방법은 시도되지 않았다.
하지만 AM10은 소리와 빛의 미세한 산란율을 감지해 레이저 치료광이 흡수된 정도를 자동으로 감지하고 실시간으로 제어하는 `옵토어쿠스틱 시스템'과 `리플렉토메트리' 등 첨단 제어기술을 적용해 안전성을 확보했다.
하태호 루트로닉 연구개발팀장은 "AM10 같은 치료장비는 최종적으로 의사의 판단이 개입하는 진단장비에 비해 높은 안전성과 신뢰도를 갖춰야 하고 효과성도 증명해야 하기 때문에 진입 장벽이 높다"며 "이같은 장비를 개발하기 위해선 엔지니어들이 공학기술은 물론, 전문가 수준의 임상 지식과 경험을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두 장비 하나로 합친 `하이브리드 의료기기' 대세=의료기기 개발은 정보통신, 기계, 재료, 화학, 바이오, 의학 등 다학제적 지식이 요구되는 대표적인 융합기술 분야다. 과거에는 청진기나 혈압계 등 단순 의료기구나 2D 영상장비가 대부분이었다면, 요즘은 3차원 복합 영상진단 기기와 디지털 의료장비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최근에는 의료기기 분야도 다른 산업 분야와 같이 융복합ㆍ스마트ㆍ모바일화의 바람을 타고 한 단계 더 진화하고 있다.
대표적인 융복합 의료기기로 진단 분야의 CT(컴퓨터단층촬영), MRI(자기공명영상) 장치와 PET(양전자단층촬영) 장치의 결합을 들 수 있다. CT와 MRI는 인체의 해부학적 정보를 주로 보는 기기인데 반해 PET은 생리ㆍ화학적, 기능적 영상을 보는 기기이다. 인체 내 대사나 조직 활성 등을 보여주기 때문에 대사활동이 다른 조직을 판별할 수 있어 암 진단에 쓸 수 있지만 해부학적 영상을 보여주는 못해 정확한 위치 확인이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CT와 MRI를 결합한 `PET-CT'와 `PET-MRI' 장치 등이 개발돼 더 정밀한 진단을 가능케 했다.
아울러 치료장비 분야에서도 방사선 발생장치와 MRI, CT 등 진단기기를 융합한 첨단 방사선 치료기기가 개발돼 방사선 세기와 각도를 정밀하게 조절해 정상 조직의 손상 없이 원하는 조직 또는 세포만 괴사시키는 치료법이 가능해졌다.
◇신속한 진단 돕는 현장진단기기=하나의 칩을 이용해 실험실에서 이뤄지는 연구를 할 수 있게 만든 `랩온어칩' 기술 등 바이오ㆍ나노기술을 융합한 현장진단기기(POCT, Point-of-care test)는 별도의 검사실에 갈 필요 없이 진료실이나 수술실에서 곧바로 환자의 상태를 검사할 수 있어 신속한 의료서비스를 가능케 하고 있다.
POCT 의료기기는 특히 응급실에서 요긴하게 사용할 수 있다. 심근경색의 경우 발생 3시간 내에 항혈전제 투여나 스텐트 삽입술 등 적절한 처치를 해야 목숨을 구할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 심근경색 진단에는 심전도 검사, 혈액검사 등이 이용되는데, POCT를 이용한 혈액검사를 구급차 내에서나 응급실에 도착해서 바로 하면 시간 손실을 최대한 줄일 수 있다.
자체 검사실을 갖추지 않은 소형 병ㆍ의원에서도 외부 검사기관 도움 없이 자체적으로 필요한 검사를 할 수 있으며, 네트워크와 연결해 환자의 의료 데이터를 관리ㆍ활용하는 `u헬스케어' 시스템으로도 발전시킬 수 있을 전망이다.
이밖에 필요한 부위별로 촬영할 수 있도록 만든 부분진단용 CT, MRI 영상진단기기나 휴대폰 크기 만한 무선 초음파 기기 등이 개발돼 중소 규모 전문병원이나 개발도상국 의료기관 들이 환자들에게 정확하고 신속한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도록 돕고 있다.
◇ICT 융복합으로 스마트해진 의료기기=최근에는 스마트폰, 태블릿 등 스마트 기기와 무선 네트워크로 연동되는 `스마트 의료기기' 개발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기존의 혈당ㆍ혈압계, 심전도 측정기 등을 스마트폰과 결합해 자동으로 결과를 전송하는 `앱세서리(앱과 연결된 악세서리)' 형태의 의료기기가 시중에 다양하게 선을 보이고 있으며, 스마트폰 자체 기능과 내장 센서 등을 활용해 각종 질병을 진단하는 `모바일 의료기기'도 속속 개발되고 있다.
앞으로는 구글이 시제품을 선보인 혈당 측정 콘택트렌즈 같이 바이오ㆍ나노ㆍICT 기술 등을 융합해 몸에 걸치거나 직접 신체에 이식해 건강 상태를 실시간으로 전송해 관리하는 의료기기들이 다양하게 선보일 전망이다.
우리나라 정부도 이같은 스마트 의료기기 개발을 위한 R&D 지원에 나서고 있다. 미래창조과학부는 `생애단계별 건강문제 해결을 위한 연구개발(R&D)'의 일환으로 모바일 복합 진단기기 기술과 휴대용 뇌출혈 진단 영상기기 기술 개발 및 사업화에 나섰다.
모바일 복합 진단기기는 전자청진기와 심전도 측정기능, 생체신호 전송을 위한 통신기능 등이 결합된 소형 진단 의료기기로, 전송 받은 청진음과 심전도 신호를 심장질환별 데이터베이스(DB) 패턴과 비교해 의심 질병군을 자동으로 제시할 수 있도록 개발된다.
휴대용 뇌출혈 진단 영상기기의 경우 구급차 이동 중에도 뇌경색, 뇌출혈 등을 신속히 진단할 수 있는 휴대용 실시간 모니터링 의료장비다. 이 장비는 800나노미터대의 빛을 이용, 산소포화도 변화를 측정해 뇌의 특정부위 사용 여부를 판단하는 `근적외선 분광법' 원리를 활용해 기존 해외 제품보다 휴대성과 해상도가 우수할 것으로 기대된다.
남도영기자 namdo0@
사진=김민수기자 ultrart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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