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 활용하면서 문제 해결하는 능력 중요
SWㆍ프로그래밍은 수시로 바뀌고 진화 거듭
지금의 학생들에게 문제 해결 능력 길러줘야
SWㆍ프로그래밍은 수시로 바뀌고 진화 거듭
지금의 학생들에게 문제 해결 능력 길러줘야
노벨상은 전통적으로 새로운 아이디어가 실험으로 확인될 때에만 수여되었다. 2013년 노벨 물리학상을 받은 힉스는 신의 입자가 실험으로 확인되기까지 49년을 기다려야 했다. 노벨상을 받으려면 오래 살아야 한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그러나 2013년 노벨 화학상은 좀 달랐다. 컴퓨터로 화학반응을 예측하는 프로그램을 개발한 사람들이 상을 받았다. 컴퓨터가 실험만큼 중요한 도구로 인정받은 것이다.
인간 유전체의 30억 개 염기서열을 밝히기 위해 전세계 연구자들이 참여해 진행한 휴먼 게놈 프로젝트는 컴퓨터가 예상보다 빨리 발전하여 11년 만에 끝났다. 이 프로젝트는 3조원을 투입해 15년간 진행됐다. 그런데 3∼4년 후에는 100만원 정도면 약 일주일만에 내 유전자 지도를 손에 넣을 수 있다고 한다. 컴퓨터는 눈부시게 발전하는 도구다.
애플이 개인용 컴퓨터를 처음 소개한 지 불과 30여년 만에, 이제는 컴퓨터 없이는 아무 업무도 볼 수 없는 세상이 되었다. 30년 후에는 어떤 세상이 펼쳐질까. 컴퓨터가 새로운 생명체를 조합해 낼까. 영화처럼 컴퓨터가 사람을 지배할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컴퓨터가 점점 인간이 하는 일을 많이 대체할 것이라는 점이다. 청소도 운전도 관광안내도. 이미 과학연구와 신상품 개발 과정에서 컴퓨터 없이 이루어지는 것은 거의 없다. 어떤 일을 컴퓨터에게 시키고 어떤 일을 사람이 해야 할까.
이 질문에 답을 하는 능력을 컴퓨팅 사고력(Computational Thinking, CT)이라 한다. 나한테 닥친 문제를 논리적으로 분석하고 필요한 데이터를 찾아 해결 방안을 모색하고, 컴퓨터를 활용해 필요한 결론을 빨리 찾아내는 능력이다.
CT를 기르려면 데이터 수집, 데이터 분석, 데이터 표현, 문제 분해, 추상화, 알고리듬, 자동화, 시뮬레이션, 병렬화 등에 능숙해야 한다. 기본적으로 CT는 컴퓨터를 효율적으로 활용하며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이다.
컴퓨터가 길을 안내하기 시작한 것은 얼마 되지 않았으나, 이미 막히는 길을 피해갈 정도로 기술이 발전했다. 빅데이터를 잘 알면 주식에서 대박을 터뜨릴 수도 있다. 이미 구글은 이런 방법으로 수익의 절반 이상을 벌고 있다. 미래의 세계 시장은 지금 우리가 모르는 기술과 능력이 지배할 것이다. CT는 미래로 가는 문을 여는 열쇠고, 21세기 모든 사람에게 필요한 역량이다.
창조경제란 상상력과 창의성을 과학기술과 ICT에 접목하여 새로운 산업과 시장을 창출하는 일이라 한다. 앞의 두 가지는 문 뒤에 있는 세상을 꿈꾸는 일이고, 뒤의 두 가지는 그 꿈을 실현하는 도구다. 도구를 잘 다루지 못하면 창조경제는 그림의 떡이고, 허덕이며 선진국 뒤만 쫓아다니게 될 것이다.
선진국은 이미 이 중요성을 깨닫고 CT를 교육현장에 도입하고 있다. 미국은 차세대 과학표준이라는 교육과정에 CT를 중요한 요소로 다룰 뿐 아니라 전 과목에 CT를 도입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영국은 핵심교과인 영어, 수학, 과학과 함께 컴퓨팅 과목을 초중등 전체 학년에 필수로 지정하였다.
요즘 우리나라도 소프트웨어 교육이 화두다. 그러나 CT의 9가지 능력 중 소프트웨어와 직접 관련 있는 것은 3가지 정도다. 소프트웨어와 프로그래밍은 수시로 바뀌고 진화한다. 과거 수백 줄의 복잡한 프로그램을 짜야 했던 일이 한두 줄의 프로그램으로 가능해 지기도 한다. 지금의 컴퓨터 언어에 익숙하다고 해서 미래의 언어를 잘 다룬다는 보장도 없다. 보다 중요한 것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기본 전략이다. 유능한 장수는 칼을 잘 다루기보다는 용병술에 능하고 상황판단을 잘해야 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CT 교육이 중요하다고 해서 학생들에게 무작정 교육을 하겠다고 덤비는 식은 곤란하다. 학생들이 흥미를 느끼고 스스로 덤벼들게 해야 한다. 부모들도 필요성을 함께 느낄 수 있게 해야 한다. 어려운 일이지만 해야 하는 일이다. 투자도 해야 하고 충분한 준비도 해야 한다. 지금의 학생들이 미래의 우리나라 먹거리를 해결할 주역들이기 때문이다.
정진수 한국과학창의재단 융합과학교육단장
인간 유전체의 30억 개 염기서열을 밝히기 위해 전세계 연구자들이 참여해 진행한 휴먼 게놈 프로젝트는 컴퓨터가 예상보다 빨리 발전하여 11년 만에 끝났다. 이 프로젝트는 3조원을 투입해 15년간 진행됐다. 그런데 3∼4년 후에는 100만원 정도면 약 일주일만에 내 유전자 지도를 손에 넣을 수 있다고 한다. 컴퓨터는 눈부시게 발전하는 도구다.
애플이 개인용 컴퓨터를 처음 소개한 지 불과 30여년 만에, 이제는 컴퓨터 없이는 아무 업무도 볼 수 없는 세상이 되었다. 30년 후에는 어떤 세상이 펼쳐질까. 컴퓨터가 새로운 생명체를 조합해 낼까. 영화처럼 컴퓨터가 사람을 지배할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컴퓨터가 점점 인간이 하는 일을 많이 대체할 것이라는 점이다. 청소도 운전도 관광안내도. 이미 과학연구와 신상품 개발 과정에서 컴퓨터 없이 이루어지는 것은 거의 없다. 어떤 일을 컴퓨터에게 시키고 어떤 일을 사람이 해야 할까.
이 질문에 답을 하는 능력을 컴퓨팅 사고력(Computational Thinking, CT)이라 한다. 나한테 닥친 문제를 논리적으로 분석하고 필요한 데이터를 찾아 해결 방안을 모색하고, 컴퓨터를 활용해 필요한 결론을 빨리 찾아내는 능력이다.
CT를 기르려면 데이터 수집, 데이터 분석, 데이터 표현, 문제 분해, 추상화, 알고리듬, 자동화, 시뮬레이션, 병렬화 등에 능숙해야 한다. 기본적으로 CT는 컴퓨터를 효율적으로 활용하며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이다.
컴퓨터가 길을 안내하기 시작한 것은 얼마 되지 않았으나, 이미 막히는 길을 피해갈 정도로 기술이 발전했다. 빅데이터를 잘 알면 주식에서 대박을 터뜨릴 수도 있다. 이미 구글은 이런 방법으로 수익의 절반 이상을 벌고 있다. 미래의 세계 시장은 지금 우리가 모르는 기술과 능력이 지배할 것이다. CT는 미래로 가는 문을 여는 열쇠고, 21세기 모든 사람에게 필요한 역량이다.
창조경제란 상상력과 창의성을 과학기술과 ICT에 접목하여 새로운 산업과 시장을 창출하는 일이라 한다. 앞의 두 가지는 문 뒤에 있는 세상을 꿈꾸는 일이고, 뒤의 두 가지는 그 꿈을 실현하는 도구다. 도구를 잘 다루지 못하면 창조경제는 그림의 떡이고, 허덕이며 선진국 뒤만 쫓아다니게 될 것이다.
선진국은 이미 이 중요성을 깨닫고 CT를 교육현장에 도입하고 있다. 미국은 차세대 과학표준이라는 교육과정에 CT를 중요한 요소로 다룰 뿐 아니라 전 과목에 CT를 도입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영국은 핵심교과인 영어, 수학, 과학과 함께 컴퓨팅 과목을 초중등 전체 학년에 필수로 지정하였다.
요즘 우리나라도 소프트웨어 교육이 화두다. 그러나 CT의 9가지 능력 중 소프트웨어와 직접 관련 있는 것은 3가지 정도다. 소프트웨어와 프로그래밍은 수시로 바뀌고 진화한다. 과거 수백 줄의 복잡한 프로그램을 짜야 했던 일이 한두 줄의 프로그램으로 가능해 지기도 한다. 지금의 컴퓨터 언어에 익숙하다고 해서 미래의 언어를 잘 다룬다는 보장도 없다. 보다 중요한 것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기본 전략이다. 유능한 장수는 칼을 잘 다루기보다는 용병술에 능하고 상황판단을 잘해야 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CT 교육이 중요하다고 해서 학생들에게 무작정 교육을 하겠다고 덤비는 식은 곤란하다. 학생들이 흥미를 느끼고 스스로 덤벼들게 해야 한다. 부모들도 필요성을 함께 느낄 수 있게 해야 한다. 어려운 일이지만 해야 하는 일이다. 투자도 해야 하고 충분한 준비도 해야 한다. 지금의 학생들이 미래의 우리나라 먹거리를 해결할 주역들이기 때문이다.
정진수 한국과학창의재단 융합과학교육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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