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말 미국 올랜도에서는 미국의료정보경영학회 (HIMSS)의 연례 학술대회가 개최되었다. 지난 10년간 유례없는 성장을 한 의료 IT 전시의 총본산답게 올해도 38,000명 이상의 참가자가 등록을 하고, 9,000여개 이상의 기업이 전시회에 참여한 거대 전시로 성공적인 개최를 이루어냈다. 필자가 속한 분당서울대병원은 2010년 미국 이외에서 최초로 HIMSS로부터 의료정보화 부분 최고 등급 인증을 받고, 또한 차세대 의료정보시스템으로 작년 HIMSS로부터 세계최고의 병원정보시스템으로 선정된 바에 힘입어 2003년 국내에 처음 완전한 병원정보시스템을 도입한지 10년 만에 전시에 참가하게 되어 감회가 새로운 학술대회였다. 오늘은 급속한 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이번 학회에서 느낀 몇 가지 시사점을 독자들과 나누고자 한다.
첫째는 정책입안자의 의료 IT 융합 산업에 대한 끊임없는 관심이다. 올해 학술대회 연자의 하이라이트는 다름아닌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었다. 다음 번 미국 대선의 막강한 민주당 후보인 동시에 가장 영향력 있는 정치인 중 하나인 클린턴의 등장에 10,000 명 이상을 수용하는 대강당 발표장은 그야말로 인산인해를 이루었다. 그 자리에서 클린턴은 물론 본인의 대선 후보로서의 정치적 입장도 표명했지만, 미국 전체 보건 정책의 로드맵에 대한 확실한 비전을 이야기 했고, 환자 중심의 의료 산업으로의 전환을 위해 의료 IT 융합의 중요성에 대해 여러 번 강조하고자 했다. 이외에도 FDA나 NIH, IHE등의 보건정책의 중심에 있는 기관의 고위 관료가 한 목소리로 같은 신호를 보내며 기업의 투자동력을 유지하도록 이끄는 것이 무척이나 인상 깊었으며, 우리가 세계무대에서 경쟁하기에는 참 외로운 싸움 같다는 느낌 또한 받을 수 밖에 없었다. 그 밖에도, 스웨덴, 덴마크, 핀란드, 사우디 아라비아, 아랍 에미레이트 등의 수많은 나라의 보건 정책 담당 장관, 차관, 국장 등이 전시기간 동안 우리 부스를 찾아 현실적이고 깊은 질문을 하는 것 또한 전시를 준비하며 예상치 못한 상황으로, 흔히 선진국이라 칭하는 나라의 정책입안자들이 이렇게 부스 하나 하나를 돌며 자국의 관심에 부합하는 솔루션을 직접 살펴보는 것에 놀랄 수 밖에 없었다.
둘째는 이제 그야말로 융합의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는 점이다. 올해 전시 중 가장 많은 사람이 관심을 보인 분야는 Intelligent hospital solution이었다. 물론 기존의 전통적인 병원정보시스템은 여전히 강세를 보이고 또한 모든 디지털 병원 솔루션의 기본이 된다는 점에서 여전히 중요하지만, 얼마 전까지 가상의 이론 혹은 소규모의 파일럿에 그쳤던 Intelligent hospital solution은 올해 따론 전시관이 마련될 정도로 단기간에 급성장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본 병원의 부스에서도 전통적인 병원정보 시스템 외에 환자 포털, 대시보드, 모바일 솔루션, 외래 및 입원환자 안내 시스템 등에 고르게 관심을 보였고, 특히 이미 어느 정도 정보화가 진행된 나라나 병원일수록 이 부분에 더욱 집중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가정에서 병원으로, 직장에서 병원으로, 커뮤니티에서 병원으로, 그리고 다시 병원에서 각각의 단위로 정보가 얼마나 스마트하게 통합되어 흘러가고, 이 과정에서 얼마나 스마트한 기기들을 사용할 수 있는가가 앞으로의 의료 IT 융합 산업의 방향을 주도할 것이라는 점을 쉽게 알 수 있는 전시회였다.
마지막으로, 의료 현장의 성숙도와는 달리 아직은 우리에게 기회가 남아있다는 점이다. 여전히 우리는 이러한 기술 기반을 어떻게 의료 현장에 슬기롭게 적용할 지에 대한 사회적 합의를 도출하는 과정에 있고, 이러한 합의 도출에 어느 한쪽이 일방적으로 희생되서는 안되기 때문에 서로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하는 길고도 조금은 고통스러운 시간이 필요할지 모르지만, 기술적으로는 여전히 세계시장에 내놓아도 경쟁력 있는 솔루션들을 보유하고 있는 나라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필자가 속한 병원 외에도 대한민국의 여러 병원들과 보건소 시스템, 그리고 중소기업의 제품들은 단점 보다 장점이 훨씬 많은 시스템이고 현지화 및 국제화에 조금만 노력을 기울이면 얼마든지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훌륭한 시스템들이다. IT 기반이 발달한 덕에 남보다 일찍 서둘러 갖게 된 이 경쟁력이 소진하기 전에 해외에 우리의 의료 프로세스가 녹아있는 솔루션을 보급하는 데에 매진해야 만시지탄의 우를 범하지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
황희 분당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과ㆍ뇌신경센터 부교수
첫째는 정책입안자의 의료 IT 융합 산업에 대한 끊임없는 관심이다. 올해 학술대회 연자의 하이라이트는 다름아닌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었다. 다음 번 미국 대선의 막강한 민주당 후보인 동시에 가장 영향력 있는 정치인 중 하나인 클린턴의 등장에 10,000 명 이상을 수용하는 대강당 발표장은 그야말로 인산인해를 이루었다. 그 자리에서 클린턴은 물론 본인의 대선 후보로서의 정치적 입장도 표명했지만, 미국 전체 보건 정책의 로드맵에 대한 확실한 비전을 이야기 했고, 환자 중심의 의료 산업으로의 전환을 위해 의료 IT 융합의 중요성에 대해 여러 번 강조하고자 했다. 이외에도 FDA나 NIH, IHE등의 보건정책의 중심에 있는 기관의 고위 관료가 한 목소리로 같은 신호를 보내며 기업의 투자동력을 유지하도록 이끄는 것이 무척이나 인상 깊었으며, 우리가 세계무대에서 경쟁하기에는 참 외로운 싸움 같다는 느낌 또한 받을 수 밖에 없었다. 그 밖에도, 스웨덴, 덴마크, 핀란드, 사우디 아라비아, 아랍 에미레이트 등의 수많은 나라의 보건 정책 담당 장관, 차관, 국장 등이 전시기간 동안 우리 부스를 찾아 현실적이고 깊은 질문을 하는 것 또한 전시를 준비하며 예상치 못한 상황으로, 흔히 선진국이라 칭하는 나라의 정책입안자들이 이렇게 부스 하나 하나를 돌며 자국의 관심에 부합하는 솔루션을 직접 살펴보는 것에 놀랄 수 밖에 없었다.
둘째는 이제 그야말로 융합의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는 점이다. 올해 전시 중 가장 많은 사람이 관심을 보인 분야는 Intelligent hospital solution이었다. 물론 기존의 전통적인 병원정보시스템은 여전히 강세를 보이고 또한 모든 디지털 병원 솔루션의 기본이 된다는 점에서 여전히 중요하지만, 얼마 전까지 가상의 이론 혹은 소규모의 파일럿에 그쳤던 Intelligent hospital solution은 올해 따론 전시관이 마련될 정도로 단기간에 급성장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본 병원의 부스에서도 전통적인 병원정보 시스템 외에 환자 포털, 대시보드, 모바일 솔루션, 외래 및 입원환자 안내 시스템 등에 고르게 관심을 보였고, 특히 이미 어느 정도 정보화가 진행된 나라나 병원일수록 이 부분에 더욱 집중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가정에서 병원으로, 직장에서 병원으로, 커뮤니티에서 병원으로, 그리고 다시 병원에서 각각의 단위로 정보가 얼마나 스마트하게 통합되어 흘러가고, 이 과정에서 얼마나 스마트한 기기들을 사용할 수 있는가가 앞으로의 의료 IT 융합 산업의 방향을 주도할 것이라는 점을 쉽게 알 수 있는 전시회였다.
마지막으로, 의료 현장의 성숙도와는 달리 아직은 우리에게 기회가 남아있다는 점이다. 여전히 우리는 이러한 기술 기반을 어떻게 의료 현장에 슬기롭게 적용할 지에 대한 사회적 합의를 도출하는 과정에 있고, 이러한 합의 도출에 어느 한쪽이 일방적으로 희생되서는 안되기 때문에 서로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하는 길고도 조금은 고통스러운 시간이 필요할지 모르지만, 기술적으로는 여전히 세계시장에 내놓아도 경쟁력 있는 솔루션들을 보유하고 있는 나라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필자가 속한 병원 외에도 대한민국의 여러 병원들과 보건소 시스템, 그리고 중소기업의 제품들은 단점 보다 장점이 훨씬 많은 시스템이고 현지화 및 국제화에 조금만 노력을 기울이면 얼마든지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훌륭한 시스템들이다. IT 기반이 발달한 덕에 남보다 일찍 서둘러 갖게 된 이 경쟁력이 소진하기 전에 해외에 우리의 의료 프로세스가 녹아있는 솔루션을 보급하는 데에 매진해야 만시지탄의 우를 범하지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
황희 분당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과ㆍ뇌신경센터 부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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