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대형 `하이브리드` 소형 `디젤` 선호… 가격ㆍ승차감이 관건
올해 들어 디젤과 하이브리드 세단의 움직임이 심상찮다. 연비 및 환경규제 강화와 함께 경제성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소비자들의 시선이 그 쪽으로 쏠리는 분위기다. 특히 정부가 연비규제를 한층 강화하고 있어 국내 완성차 업체 입장에서는 당장 발등에 불이 떨어진 상황이다.
그렇다면 디젤과 하이브리드 중 어떤 것을 선택하는 것이 좋을까. 10년 뒤라면 분명 비(非) 내연기관이 대세가 되겠지만 아직 시장은 디젤의 손을 들어주고 있다. 그렇지만 최근 하이브리드차 판매량이 빠르게 늘어나는 분위기라 예상보다 빠르게 친환경차 시대가 열릴 수도 있다.
◇하이브리드 연초 판매량 급증ㆍ디젤은 가솔린 역전=지난달 현대ㆍ기아자동차의 하이브리드 모델의 판매량은 전달 대비 157%나 늘어난 2474대를 기록했다. 지난해 말 출시한 그랜저 하이브리드와 K7 하이브리드의 영향이 컸다. 모델별 판매량은 모델별 판매량은 현대차의 그랜저 하이브리드가 1156대로 가장 많았고 같은 회사의 쏘나타 하이브리드(466대)와 기아차의 K5 하이브리드(447대) 및 K7 하이브리드(385대) 등이 뒤를 이었다. 지난해까진 신차부재 등으로 전년 대비 판매량이 다소 주춤하는 모습이었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가솔린 하이브리드차 신규등록 대수는 전년 대비 18.2% 줄어든 2만8168대였다. 하지만 올해는 연초부터 분위기가 다르다.
디젤의 상승세 역시 무섭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가 발표한 `2013 국내 자동차 신규 등록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판매된 디젤차는 67만2025대로 전년 59만2083대보다 13.5% 증가했다. 이에 따라 전체 등록건수 중 차지하는 비중이 43.5%로 늘어 가솔린차(42.5%)를 처음으로 넘어서기도 했다.
이는 연비규제 강화 영향이 크다. 산업통상자원부는 2015년까지 1년 간 판매한 전체 자동차(10인승 이하 승용ㆍ승합차) 개별연비의 평균을 리터 당 17㎞ 이하로 맞추고 이 기준을 달성하지 못할 시 매출의 1%까지 과징금을 부과하는 에너지이용 합리화법 개정안을 내놓았다. 환경부 역시 자동차 이산화탄소 배출량 기준을 부여하고 이를 초과하는 차량을 구매하면 부담금을 내도록 하는 `저탄소차 협력금 제도'를 내년부터 적용할 방침이다.
◇하이브리드vs디젤, 연비는 박빙…가격ㆍ승차감 승부=이 같은 연비규제 강화로 디젤과 하이브리드에 대한 소비자 수요는 한층 늘어날 전망이다. 그렇다면 국내 소비자들은 현 시점에서 어떤 차를 선택하는 것이 유리할까.
일단 시장의 선택만으로 보면 가솔린 하이브리드보단 디젤이 우세하다. 지난해 신규등록 현황을 살펴보면 전체 승용차 시장에서 디젤차의 점유율은 32.4%에 달한다. 반면 하이브리드는 단 2.3% 수준에 불과했다.
특히 수입차의 경우 디젤 쏠림 현상이 심했다. 지난달 수입차 시장에서 디젤 모델은 1만363대 판매돼 69.8%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아우디의 경우 디젤 비율이 81%에 달했고 BMW 역시 80% 수준까지 올라갔다. 반면 수입 하이브리드는 지난 2012년 6342대에서 지난해 5835대로 떨어졌다. 이는 하이브리드 대표 주자인 토요타의 부진이 컸다. 토요타 하이브리드 차종은 지난 2012년 4114대에서 지난해 2257대로 감소했다.
하지만 고급 세단인 렉서스에서는 다소 상황이 다르게 나타났다. 최근 그랜저 하이브리드 등장 이후 하이브리드 비율이 늘어나는 점과 일맥 상통하는 면이 있다. 렉서스 하이브리드 차종은 지난해 3365대가 판매돼 전년 대비 1000대 이상 늘었다. 이는 전기동력 자동차 특유의 저소음과 승차감, 뛰어난 순간가속력 등이 프리미엄 세단에 적합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연비장점을 더 끌어올린 디젤ㆍ하이브리드라는 조합도 등장하고 있어 주목된다. 디젤 하이브리드는 국내에선 지난해 메르세데스 벤츠가 E300 블루텍 하이브리드를 선보인 바 있다. 가솔린 엔진에 비해 폭발력이 강한데다 전기모터의 성능을 더해 순간 가속력을 높인 것이 강점으로 부각된 바 있다.
폭스바겐도 올해 유럽시장 양산용으로 디젤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차 XL1을 선보였다. 27마력의 전기모터에 48마력 디젤엔진을 탑재한 이 차는 탄소섬유강화플라스틱(CFRP)을 이용, 차량 무게를 795㎏으로 획기적으로 낮췄다. 현재 공개된 재원상으로는 경유 1리터로 최대 111㎞를 갈 수 있다. 다만 아직 중고차 시장에서는 하이브리드가 디젤 대비 감가율(신차 가격과 견준 중고차 값의 하락 비율)이 높다는 점도 감안할 필요는 있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 하이브리드와 전기차에서 경제성이 강조됐다면, 요즘은 친환경성과 순간가속력 등 성능이 오히려 강조되는 분위기"라며 "중ㆍ저가 세단에서는 당분간 하이브리드가 디젤을 넘어서기 어렵겠지만 프리미엄 급에서는 하이브리드의 점유율이 빠르게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박정일기자 comja77@
그렇다면 디젤과 하이브리드 중 어떤 것을 선택하는 것이 좋을까. 10년 뒤라면 분명 비(非) 내연기관이 대세가 되겠지만 아직 시장은 디젤의 손을 들어주고 있다. 그렇지만 최근 하이브리드차 판매량이 빠르게 늘어나는 분위기라 예상보다 빠르게 친환경차 시대가 열릴 수도 있다.
◇하이브리드 연초 판매량 급증ㆍ디젤은 가솔린 역전=지난달 현대ㆍ기아자동차의 하이브리드 모델의 판매량은 전달 대비 157%나 늘어난 2474대를 기록했다. 지난해 말 출시한 그랜저 하이브리드와 K7 하이브리드의 영향이 컸다. 모델별 판매량은 모델별 판매량은 현대차의 그랜저 하이브리드가 1156대로 가장 많았고 같은 회사의 쏘나타 하이브리드(466대)와 기아차의 K5 하이브리드(447대) 및 K7 하이브리드(385대) 등이 뒤를 이었다. 지난해까진 신차부재 등으로 전년 대비 판매량이 다소 주춤하는 모습이었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가솔린 하이브리드차 신규등록 대수는 전년 대비 18.2% 줄어든 2만8168대였다. 하지만 올해는 연초부터 분위기가 다르다.
디젤의 상승세 역시 무섭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가 발표한 `2013 국내 자동차 신규 등록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판매된 디젤차는 67만2025대로 전년 59만2083대보다 13.5% 증가했다. 이에 따라 전체 등록건수 중 차지하는 비중이 43.5%로 늘어 가솔린차(42.5%)를 처음으로 넘어서기도 했다.
이는 연비규제 강화 영향이 크다. 산업통상자원부는 2015년까지 1년 간 판매한 전체 자동차(10인승 이하 승용ㆍ승합차) 개별연비의 평균을 리터 당 17㎞ 이하로 맞추고 이 기준을 달성하지 못할 시 매출의 1%까지 과징금을 부과하는 에너지이용 합리화법 개정안을 내놓았다. 환경부 역시 자동차 이산화탄소 배출량 기준을 부여하고 이를 초과하는 차량을 구매하면 부담금을 내도록 하는 `저탄소차 협력금 제도'를 내년부터 적용할 방침이다.
◇하이브리드vs디젤, 연비는 박빙…가격ㆍ승차감 승부=이 같은 연비규제 강화로 디젤과 하이브리드에 대한 소비자 수요는 한층 늘어날 전망이다. 그렇다면 국내 소비자들은 현 시점에서 어떤 차를 선택하는 것이 유리할까.
일단 시장의 선택만으로 보면 가솔린 하이브리드보단 디젤이 우세하다. 지난해 신규등록 현황을 살펴보면 전체 승용차 시장에서 디젤차의 점유율은 32.4%에 달한다. 반면 하이브리드는 단 2.3% 수준에 불과했다.
특히 수입차의 경우 디젤 쏠림 현상이 심했다. 지난달 수입차 시장에서 디젤 모델은 1만363대 판매돼 69.8%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아우디의 경우 디젤 비율이 81%에 달했고 BMW 역시 80% 수준까지 올라갔다. 반면 수입 하이브리드는 지난 2012년 6342대에서 지난해 5835대로 떨어졌다. 이는 하이브리드 대표 주자인 토요타의 부진이 컸다. 토요타 하이브리드 차종은 지난 2012년 4114대에서 지난해 2257대로 감소했다.
하지만 고급 세단인 렉서스에서는 다소 상황이 다르게 나타났다. 최근 그랜저 하이브리드 등장 이후 하이브리드 비율이 늘어나는 점과 일맥 상통하는 면이 있다. 렉서스 하이브리드 차종은 지난해 3365대가 판매돼 전년 대비 1000대 이상 늘었다. 이는 전기동력 자동차 특유의 저소음과 승차감, 뛰어난 순간가속력 등이 프리미엄 세단에 적합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연비장점을 더 끌어올린 디젤ㆍ하이브리드라는 조합도 등장하고 있어 주목된다. 디젤 하이브리드는 국내에선 지난해 메르세데스 벤츠가 E300 블루텍 하이브리드를 선보인 바 있다. 가솔린 엔진에 비해 폭발력이 강한데다 전기모터의 성능을 더해 순간 가속력을 높인 것이 강점으로 부각된 바 있다.
폭스바겐도 올해 유럽시장 양산용으로 디젤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차 XL1을 선보였다. 27마력의 전기모터에 48마력 디젤엔진을 탑재한 이 차는 탄소섬유강화플라스틱(CFRP)을 이용, 차량 무게를 795㎏으로 획기적으로 낮췄다. 현재 공개된 재원상으로는 경유 1리터로 최대 111㎞를 갈 수 있다. 다만 아직 중고차 시장에서는 하이브리드가 디젤 대비 감가율(신차 가격과 견준 중고차 값의 하락 비율)이 높다는 점도 감안할 필요는 있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 하이브리드와 전기차에서 경제성이 강조됐다면, 요즘은 친환경성과 순간가속력 등 성능이 오히려 강조되는 분위기"라며 "중ㆍ저가 세단에서는 당분간 하이브리드가 디젤을 넘어서기 어렵겠지만 프리미엄 급에서는 하이브리드의 점유율이 빠르게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박정일기자 comja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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