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어체 문장 인식.분석 독보적… 인터넷 연결없이 퀴즈쇼 완승
■ IBM 왓슨연구소 르포
컴퓨터 등장한지 70여년이 지났지만, 어릴 때 영화에서 봤던 무엇이든 물어보면 척척 답을 해주는 컴퓨터의 모습은 아직 멀기 만하다. 1990년대 인터넷을 통해 컴퓨터의 기능이 확장돼, 더 똑똑해졌지만 이는 검색창을 통해 인터넷에 연결된 정보를 순서대로 나열하는 것에 불과하다. 최근 불필요한 데이터가 많아지면서 오히려 이전에 비해 자신이 원하는 정보를 찾기가 어렵다. 그러면 이전의 사람들이 상상해 온 현인과 같은 컴퓨터의 모습은 불가능한 것일까? 그 답을 찾기 위해 사람의 언어를 알아듣고, 그 질문에 답을 해주는 자연어 인식 컴퓨터 `왓슨'을 개발한 IBM왓슨연구소를 지난달 31일 찾았다.
미국 뉴욕 중심부 맨하튼에서 자동차로 약 1시간 가량 북동쪽으로 달리면 나타나는 IBM왓슨연구소는 뉴욕주 오손(Hawthorne)에 위치해 있다. 연구소는 IBM을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시킨 1920년대 IBM CEO 토머스 J. 왓슨의 이름을 따 만들어졌으며, 뉴욕 요크타운 하이츠ㆍ오손 그리고 매사추세츠 케임브리지 세 곳에 나뉘어 위치해 있다.
IBM왓슨연구소는 IBM이 운영하고 있는 전세계 12개의 리서치센터 중 하나다. 왓슨연구소는 기초과학부터 응용과학, 운영체제와 데이터관리, 기업 협업도구 등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부문까지 기술을 통해 사람의 생활을 바꾸는 다양한 연구과제를 수행하고 있다. 또, 인지컴퓨터 영역을 개척하는 연구도 진행하고 있다.
왓슨연구소는 최초의 디지털 녹음기, 반도체, 플로피디스크 드라이브를 개발했으며, 개인용 컴퓨터를 로열티를 받지 않고 공개해 PC산업이 성장하는 기반을 만들었다. 연구소는 IT 뿐 아니라 전 산업 영역에 영향을 미치는 제품과 기술을 만들어온 혁신배양소다. 영하 10도를 넘나드는 혹한의 추위에도, 뉴욕 외곽에 위치한 왓슨연구소 내부에는 미래 IBM을 성장시킬 혁신 연구가 곳곳에서 진행되고 있다. 연구소에 도착하자 외부인들의 출입이 엄격하게 통제된 연구소의 방문객 센터에서 미리 약속된 존 D. 맥캐이(John D mackay) 컨설턴트의 안내를 통해 연구소 안으로 들어갔다.
연구소 내부는 연구분야별로 구역이 나눠져 있어 해당 출입카드가 없으면 이동을 할 수 없다. 연구소 입구에서 이날 방문 목적인 `왓슨' 시연공간으로 통하는 경로를 제외한 곳은 사진촬영과 취재가 제한됐다.
IBM 인더스트리 솔루션 연구소 맥케이 컨설턴트와 선임SW IT아키텍트 피에르 다르몽(Pierre darmon) 박사는 약 100제곱미터 가량 넓이의 준비된 시연공간에서 슈퍼컴퓨터를 넘어 인지컴퓨터 영역을 만들고 있는 왓슨에 대한 전반적인 내용을 설명했다.
`왓슨(Waston)'은 사람의 말을 인식하고, 답할 수 있는 인공지능 컴퓨터다. 현재 왓슨은 의학과 금융 부문에서 빅데이터를 처리, 분석하는데 사용되고 있다.
왓슨 개발은 199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IBM은 슈퍼컴퓨터 기술력을 확인하기 위해 세계체스 챔피언 카스파로프와 대적할 수 있는 `딥블루'를 개발한다. 1996년 카스파로프와 대국에서 딥블루는 4대2로 패했고, IBM은 1년간 성능향상작업을 진행한 뒤 1997년 재대결을 펼쳐 카스파로프에게 승리한다. 체스 세계챔피언을 이긴 IBM은 새로운 도전을 하게 된다.
체스판의 한정된 공간, 규칙이 아니라, 사람의 말을 알아듣고 대답할 수 있는 컴퓨터를 개발해 30년이 넘는 역사를 가진 TV 퀴즈쇼 `제퍼디(Jeopardy)'에 출전시키기로 한 것이다. 2007년 새로운 슈퍼컴퓨터를 개발하기로 한 IBM 개발자들은 당시 컴퓨터가 퀴즈쇼에서 사람이 말하는 문제를 알아듣고, 답을 하는데 필요한 시간이 1시간 이상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4년 뒤 컴퓨터공학자와 언어학자로 구성된 개발자들은 15테라바이트의 메모리 적용해 3초 이내에 사람의 말을 알아듣고 대답을 할 수 있는 인지(Congnitive)컴퓨터 왓슨을 만들었다.
2011년 퀴즈쇼에 출전한 왓슨은 인터넷에 연결되지 않은 상태에서 문제를 인식하고 풀어 내, 제퍼디 역사상 가장 강력한 퀴즈 챔피언 두명과 경기에서 1위를 차지한다.
지난달 29일(현지시간) 왓슨 연구소에서 만난 피에르 다르몽 박사는 "언어는 같은 단어와 문장이라 해도 상황에 따라 전혀 다른 의미를 갖기 때문에, 컴퓨터가 정확한 질문을 이해하고 답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작업이다"며 "하지만 왓슨은 제퍼디 퀴즈쇼에 참가해 사람의 언어를 인식하고, 해당 질문에 맞는 답을 빠르게 내놨다"고 말했다.
이후 왓슨은 성능을 개선해 의료 등 특정 분야에서 방대한 자료를 분석하고, 해결할 수 있는 형태로 진화하고 있다. 리눅스 기반 운영체제를 사용하는 왓슨은 퀴즈쇼에 출전할 때는 자체 메모리만 써야해서 크기가 거대했지만, 현재는 일반적인 서버랙에 장착할 수 있을 정도로 작아졌다.
다르몽 박사는 왓슨이 구글에 검색어를 넣고 결과를 얻는 것과 비슷하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단어의 인식을 통한 연관된 자료의 나열이 아니라, 질문자의 구어체 말을 분석해 핵심을 파악하고, 해당 질문에 최적인 답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다르다고 말했다.
다르몽 박사는 "검색어로는 의학이나 금융 등 특정 분야에 대한 고도화된 해결책이나 폭증하는 정보 중에서 해결책을 찾을 수 없다"며 "하지만 왓슨은 방대한 자료를 비교, 검색해서 어떤 것이 중요하고 중요하지 않는지 구별하는 알고리즘, 빅데이터 속의 숨겨진 의미를 찾아 최적의 해답을 내준다는 점에서 다르다"고 말했다.
다르몽 박사는 왓슨이 인식이나 분석 등 특정 부문에서는 경쟁자가 있을 수는 있지만 사람의 구어체 문장을 인식하고, 분석한 뒤 결과를 내는 종합적이 부문에 있어서는 절대적인 기술력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애플 시리와 구글 나우 등 음성검색 기능은 검색 방법을 문자입력에서 음성입력으로 바꾼 수준이며, 문장도 매우 단순하다"며 "하지만 왓슨은 사람의 말을 학습하기 때문에 장문을 해석하거나, 여러 번의 대화를 통해 해답을 내는 인공지능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왓슨은 미국 텍사스 의과대학 암센터병원 등 병원에서 암진단, 치료 부문에 도입돼 활용되고 있다. 왓슨은 2000만페이지 분량의 암정보를 비롯해 임상결과와 논문 등을 처리하고 있다.
IBM 관계자는 "암은 굉장히 복잡한 질병이며, 이에 대한 각종 연구와 치료 기술의 엄청난 발전에도 불구하고 전 세계 암 발생률은 증가하고 있다"며 "왓슨은 암 전문의도 알기 어려운 암의 위험성이나 복잡성을 푸는데 사용되고 있다"고 말했다.
IBM측은 의사들 대부분은 특정 부문에서 전문적인 지식을 가지고 있지만, 그 영역을 벗어나면 증상과 병과의 연관성을 찾아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왓슨은 환자의 병력, 증상, 특징을 분석해 발병원인과 잠재적인 위험을 찾아내며, 환자 개인마다 제한해야하는 처방과 최적의 치료를 제시하는데 도움을 준다고 말했다.
다르몽 박사는 "의학부문은 매월 수많은 논문이 나오기 때문에 의사들이 새로운 의학적 발견을 확인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예를 들어 위암에 걸리면 혈액의 흐름에 영향을 줘서 청각이 떨어질 수 있는데, 청각기능 저하와 위암의 연관성을 확인하는 것은 숙련된 의사 할지라도 매우 어렵다"며 "하지만, 왓슨은 암의 초기 징후와 연관된 수많은 가능성에 대해 검색하고, 조합해 숨겨진 연결의 끈을 찾아낼 수 있다"고 말했다.
왓슨은 의학 부문 뿐 아니라 싱가포르 DBS은행, 캐나다 로열은행 등은 왓슨을 적용해 금융 빅데이터를 분석하고 고객의 투자선호도 조사, 투자 종목 제안 등에 활용하고 있다.
그러면 왓슨이 터미네이터나 매트릭스와 같은 공상과학영화에서처럼 자체적으로 생각하고 행동하는 위험한 상황이 발생하지는 않을까? 이에 대해 IBM 측은 왓슨은 특정 부문에 지식이 특화되어 있고, 새로운 생각을 할 수는 없기 때문에 그런 일은 없다고 말했다.
다르몽 박사는 "왓슨은 한 분야에 기존 지식으로는 파악하기 어려운 통찰력을 제시하는 역할을 하지만 그 이외의 분야에서는 해당되지 않는다"며 "왓슨은 사람의 지식을 더 확장해주는 역할을 하며, 창의적인 생각이나 판단은 여전히 사람의 몫"이라고 말했다.
최근 IBM은 왓슨 API를 공개하고 인지컴퓨터 부문을 지속적으로 성장시킨다고 밝혔다. 사내 왓슨 그룹을 신설하고, 관련 부문에 1조원을 투자한다고 밝혔다. 왓슨 그룹은 뉴욕에 위치한 별도 사옥에 들어설 예정이며, 2000여명의 전문가들이 인지컴퓨터 상용화 연구를 할 예정이다.
IBM측은 "왓슨은 지속적으로 고도화된 정보 분석을 할 수 있게 진화해 의학 부문을 넘어서 금융, 유통, 여행, 통신, 서비스 부문에 활용할 계획이다"라며 "왓슨이 인식할 수 있는 언어도 현재 영어에서 일본어로 확장하고, 다른 나라의 언어도 추가하는 등 활용분야를 더 넓힐 계획"이라고 말했다.
뉴욕(미국)=이형근기자 bass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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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퓨터 등장한지 70여년이 지났지만, 어릴 때 영화에서 봤던 무엇이든 물어보면 척척 답을 해주는 컴퓨터의 모습은 아직 멀기 만하다. 1990년대 인터넷을 통해 컴퓨터의 기능이 확장돼, 더 똑똑해졌지만 이는 검색창을 통해 인터넷에 연결된 정보를 순서대로 나열하는 것에 불과하다. 최근 불필요한 데이터가 많아지면서 오히려 이전에 비해 자신이 원하는 정보를 찾기가 어렵다. 그러면 이전의 사람들이 상상해 온 현인과 같은 컴퓨터의 모습은 불가능한 것일까? 그 답을 찾기 위해 사람의 언어를 알아듣고, 그 질문에 답을 해주는 자연어 인식 컴퓨터 `왓슨'을 개발한 IBM왓슨연구소를 지난달 31일 찾았다.
미국 뉴욕 중심부 맨하튼에서 자동차로 약 1시간 가량 북동쪽으로 달리면 나타나는 IBM왓슨연구소는 뉴욕주 오손(Hawthorne)에 위치해 있다. 연구소는 IBM을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시킨 1920년대 IBM CEO 토머스 J. 왓슨의 이름을 따 만들어졌으며, 뉴욕 요크타운 하이츠ㆍ오손 그리고 매사추세츠 케임브리지 세 곳에 나뉘어 위치해 있다.
IBM왓슨연구소는 IBM이 운영하고 있는 전세계 12개의 리서치센터 중 하나다. 왓슨연구소는 기초과학부터 응용과학, 운영체제와 데이터관리, 기업 협업도구 등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부문까지 기술을 통해 사람의 생활을 바꾸는 다양한 연구과제를 수행하고 있다. 또, 인지컴퓨터 영역을 개척하는 연구도 진행하고 있다.
왓슨연구소는 최초의 디지털 녹음기, 반도체, 플로피디스크 드라이브를 개발했으며, 개인용 컴퓨터를 로열티를 받지 않고 공개해 PC산업이 성장하는 기반을 만들었다. 연구소는 IT 뿐 아니라 전 산업 영역에 영향을 미치는 제품과 기술을 만들어온 혁신배양소다. 영하 10도를 넘나드는 혹한의 추위에도, 뉴욕 외곽에 위치한 왓슨연구소 내부에는 미래 IBM을 성장시킬 혁신 연구가 곳곳에서 진행되고 있다. 연구소에 도착하자 외부인들의 출입이 엄격하게 통제된 연구소의 방문객 센터에서 미리 약속된 존 D. 맥캐이(John D mackay) 컨설턴트의 안내를 통해 연구소 안으로 들어갔다.
연구소 내부는 연구분야별로 구역이 나눠져 있어 해당 출입카드가 없으면 이동을 할 수 없다. 연구소 입구에서 이날 방문 목적인 `왓슨' 시연공간으로 통하는 경로를 제외한 곳은 사진촬영과 취재가 제한됐다.
IBM 인더스트리 솔루션 연구소 맥케이 컨설턴트와 선임SW IT아키텍트 피에르 다르몽(Pierre darmon) 박사는 약 100제곱미터 가량 넓이의 준비된 시연공간에서 슈퍼컴퓨터를 넘어 인지컴퓨터 영역을 만들고 있는 왓슨에 대한 전반적인 내용을 설명했다.
`왓슨(Waston)'은 사람의 말을 인식하고, 답할 수 있는 인공지능 컴퓨터다. 현재 왓슨은 의학과 금융 부문에서 빅데이터를 처리, 분석하는데 사용되고 있다.
왓슨 개발은 199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IBM은 슈퍼컴퓨터 기술력을 확인하기 위해 세계체스 챔피언 카스파로프와 대적할 수 있는 `딥블루'를 개발한다. 1996년 카스파로프와 대국에서 딥블루는 4대2로 패했고, IBM은 1년간 성능향상작업을 진행한 뒤 1997년 재대결을 펼쳐 카스파로프에게 승리한다. 체스 세계챔피언을 이긴 IBM은 새로운 도전을 하게 된다.
체스판의 한정된 공간, 규칙이 아니라, 사람의 말을 알아듣고 대답할 수 있는 컴퓨터를 개발해 30년이 넘는 역사를 가진 TV 퀴즈쇼 `제퍼디(Jeopardy)'에 출전시키기로 한 것이다. 2007년 새로운 슈퍼컴퓨터를 개발하기로 한 IBM 개발자들은 당시 컴퓨터가 퀴즈쇼에서 사람이 말하는 문제를 알아듣고, 답을 하는데 필요한 시간이 1시간 이상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4년 뒤 컴퓨터공학자와 언어학자로 구성된 개발자들은 15테라바이트의 메모리 적용해 3초 이내에 사람의 말을 알아듣고 대답을 할 수 있는 인지(Congnitive)컴퓨터 왓슨을 만들었다.
2011년 퀴즈쇼에 출전한 왓슨은 인터넷에 연결되지 않은 상태에서 문제를 인식하고 풀어 내, 제퍼디 역사상 가장 강력한 퀴즈 챔피언 두명과 경기에서 1위를 차지한다.
지난달 29일(현지시간) 왓슨 연구소에서 만난 피에르 다르몽 박사는 "언어는 같은 단어와 문장이라 해도 상황에 따라 전혀 다른 의미를 갖기 때문에, 컴퓨터가 정확한 질문을 이해하고 답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작업이다"며 "하지만 왓슨은 제퍼디 퀴즈쇼에 참가해 사람의 언어를 인식하고, 해당 질문에 맞는 답을 빠르게 내놨다"고 말했다.
이후 왓슨은 성능을 개선해 의료 등 특정 분야에서 방대한 자료를 분석하고, 해결할 수 있는 형태로 진화하고 있다. 리눅스 기반 운영체제를 사용하는 왓슨은 퀴즈쇼에 출전할 때는 자체 메모리만 써야해서 크기가 거대했지만, 현재는 일반적인 서버랙에 장착할 수 있을 정도로 작아졌다.
다르몽 박사는 왓슨이 구글에 검색어를 넣고 결과를 얻는 것과 비슷하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단어의 인식을 통한 연관된 자료의 나열이 아니라, 질문자의 구어체 말을 분석해 핵심을 파악하고, 해당 질문에 최적인 답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다르다고 말했다.
다르몽 박사는 "검색어로는 의학이나 금융 등 특정 분야에 대한 고도화된 해결책이나 폭증하는 정보 중에서 해결책을 찾을 수 없다"며 "하지만 왓슨은 방대한 자료를 비교, 검색해서 어떤 것이 중요하고 중요하지 않는지 구별하는 알고리즘, 빅데이터 속의 숨겨진 의미를 찾아 최적의 해답을 내준다는 점에서 다르다"고 말했다.
다르몽 박사는 왓슨이 인식이나 분석 등 특정 부문에서는 경쟁자가 있을 수는 있지만 사람의 구어체 문장을 인식하고, 분석한 뒤 결과를 내는 종합적이 부문에 있어서는 절대적인 기술력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애플 시리와 구글 나우 등 음성검색 기능은 검색 방법을 문자입력에서 음성입력으로 바꾼 수준이며, 문장도 매우 단순하다"며 "하지만 왓슨은 사람의 말을 학습하기 때문에 장문을 해석하거나, 여러 번의 대화를 통해 해답을 내는 인공지능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왓슨은 미국 텍사스 의과대학 암센터병원 등 병원에서 암진단, 치료 부문에 도입돼 활용되고 있다. 왓슨은 2000만페이지 분량의 암정보를 비롯해 임상결과와 논문 등을 처리하고 있다.
IBM 관계자는 "암은 굉장히 복잡한 질병이며, 이에 대한 각종 연구와 치료 기술의 엄청난 발전에도 불구하고 전 세계 암 발생률은 증가하고 있다"며 "왓슨은 암 전문의도 알기 어려운 암의 위험성이나 복잡성을 푸는데 사용되고 있다"고 말했다.
IBM측은 의사들 대부분은 특정 부문에서 전문적인 지식을 가지고 있지만, 그 영역을 벗어나면 증상과 병과의 연관성을 찾아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왓슨은 환자의 병력, 증상, 특징을 분석해 발병원인과 잠재적인 위험을 찾아내며, 환자 개인마다 제한해야하는 처방과 최적의 치료를 제시하는데 도움을 준다고 말했다.
다르몽 박사는 "의학부문은 매월 수많은 논문이 나오기 때문에 의사들이 새로운 의학적 발견을 확인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예를 들어 위암에 걸리면 혈액의 흐름에 영향을 줘서 청각이 떨어질 수 있는데, 청각기능 저하와 위암의 연관성을 확인하는 것은 숙련된 의사 할지라도 매우 어렵다"며 "하지만, 왓슨은 암의 초기 징후와 연관된 수많은 가능성에 대해 검색하고, 조합해 숨겨진 연결의 끈을 찾아낼 수 있다"고 말했다.
왓슨은 의학 부문 뿐 아니라 싱가포르 DBS은행, 캐나다 로열은행 등은 왓슨을 적용해 금융 빅데이터를 분석하고 고객의 투자선호도 조사, 투자 종목 제안 등에 활용하고 있다.
그러면 왓슨이 터미네이터나 매트릭스와 같은 공상과학영화에서처럼 자체적으로 생각하고 행동하는 위험한 상황이 발생하지는 않을까? 이에 대해 IBM 측은 왓슨은 특정 부문에 지식이 특화되어 있고, 새로운 생각을 할 수는 없기 때문에 그런 일은 없다고 말했다.
다르몽 박사는 "왓슨은 한 분야에 기존 지식으로는 파악하기 어려운 통찰력을 제시하는 역할을 하지만 그 이외의 분야에서는 해당되지 않는다"며 "왓슨은 사람의 지식을 더 확장해주는 역할을 하며, 창의적인 생각이나 판단은 여전히 사람의 몫"이라고 말했다.
최근 IBM은 왓슨 API를 공개하고 인지컴퓨터 부문을 지속적으로 성장시킨다고 밝혔다. 사내 왓슨 그룹을 신설하고, 관련 부문에 1조원을 투자한다고 밝혔다. 왓슨 그룹은 뉴욕에 위치한 별도 사옥에 들어설 예정이며, 2000여명의 전문가들이 인지컴퓨터 상용화 연구를 할 예정이다.
IBM측은 "왓슨은 지속적으로 고도화된 정보 분석을 할 수 있게 진화해 의학 부문을 넘어서 금융, 유통, 여행, 통신, 서비스 부문에 활용할 계획이다"라며 "왓슨이 인식할 수 있는 언어도 현재 영어에서 일본어로 확장하고, 다른 나라의 언어도 추가하는 등 활용분야를 더 넓힐 계획"이라고 말했다.
뉴욕(미국)=이형근기자 bass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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