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타 `캠리' 3070만원으로 쏘나타 최고급 트림보다 100만원이상 낮아
■ 올해 자동차업계 무슨일 있었나
올해 자동차 업계는 내수시장의 부진 속에서 수입차와 국산차 후발주자의 약진이 돋보이는 한 해였다. 시장 다양성이 높아졌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이지만, 한편으로는 국산차의 내수 경쟁력 저하가 글로벌 점유율 하락으로 미치지 않을지 우려되는 대목이다.
반면 글로벌 시장에서는 미국과 중국을 중심으로 판매량이 늘고 있으며, 세계 각국 정부의 연비 규제 강화로 인해 친환경차 시장에 대한 경쟁 역시 치열해 지는 양상이다. 이와 관련, 올해 자동차 시장의 주요 이슈를 정리해 봤다.
우선 올해 글로벌 자동차 시장은 유럽 발 재정위기 등 글로벌 경기침체의 장기화에도 불구하고 8030만대를 기록하며 지난해(7782대) 대비 3.2% 가량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미국과 중국의 판매 호조가 주효했다.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에 따르면, 미국 시장의 올해 자동차 판매량은 약 1560만대로 지난해 대비 7.6% 가량 판매가 늘어날 것으로 집계됐다. 중국 역시 1695만대로 13.8% 성장, 미국을 누르고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에 등극할 것이 거의 확실하다. 연구소는 내년의 경우 미국과 중국의 상승세는 다소 주춤하지만, 유럽과 신흥국가를 중심으로 전체적으로 상승세를 이어가 올해보다 4.1% 판매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내수시장은 2년 연속 부진을 면치 못했다. 지난해 154만대로 4년 만에 감소세로 전환한 데 이어 올해 역시 지난해 수준에 그칠 전망이다. 이는 글로벌 경기 침체에 따른 소비심리 위축과 신차 출시 부족 등이 원인으로 작용했다는 게 업계 측의 분석이다. 하지만 내년에는 올 하반기 출시된 기아차 쏘울과 현대차 제네시스 등의 판매 본격화와 내년 초 출시 예정인 신형 쏘나타 등의 영향으로 상황은 다소 개선될 것으로 업계에서는 보고 있다.
이런 가운데 수입차와 국산차 간의 경쟁은 한층 더 치열해 지는 양상이다. 올 1~11월 수입차 판매량은 지난해보다 19.9% 늘어난 14만4029대를 기록했다. 4년 연속 두 자릿수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으며, 점유율 역시 12%를 넘어설 전망이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는 내년 역시 약 10%의 판매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하고 있어 수입차 점유율은 계속 늘어날 전망이다.
이는 고유가에 대한 유지비 부담에 따른 고연비 소형 디젤차 선호 현상과 FTA(자유무역협정)에 따른 수입차의 가격 경쟁력 강화 등으로 인해 수입차 진입 장벽이 낮아졌기 때문이다. 실제로 올해 국내에서 팔린 수입차 중 2000cc 미만이 차지하는 비중은 53.8%로 과반수를 넘어섰으며, 디젤차 비율 역시 65% 수준까지 늘어났다. 환율 역시 수입차 확산에 기여했는데, 올해 5월 300만원 할인 프로모션을 적용한 토요타 캠리의 경우 3070만원으로 쏘나타 최고급 트림(3190만원)보다 저렴했다. 이는 수입차 진입 장벽이 낮아졌음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다.
아울러 국내 뿐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서 승용차 대비 RV(레저용 차)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다는 점도 올해 자동차 시장의 큰 특징이다. 국내 시장의 경우 올해 11월 말까지 승용은 전년동기비 10% 감소한 71만 대가 판매된 것과 대조적으로 RV는 전년 동기 대비 18% 증가한 33만 대가 판매됐다. 2012년에는 승용이 전년비 6% 감소한 반면 RV는 9% 증가해, 올해 양 차종의 실적 차는 더욱 벌어지는 분위기다.
이는 국내 완성차들의 신차 출시 흐름에도 반영됐다. 맥스크루즈(현대), 트랙스(한국지엠), 코란도 투리스모(쌍용) 등 신모델이 출시되면서, SUV(스포츠실용차)는 올해 11월 말까지 승용/RV 중 26%를 차지, 18%에 머무른 중형을 크게 제치고 최대 차급으로 자리매김했다.
글로벌 시장에서도 분위기는 비슷하다. 세계 시장에서 SUV는 올해 10월까지 14.1%의 증가로 전체 차급 중 증가율이 가장 높았으며, 지역별로는 중국과 미국, 차급별로는 소형 SUV의 강세가 두드러졌다.
친환경차의 가파른 성장세도 올해 자동차 시장에서 주목할 만한 점이다. 하이브리드 시장에서는 토요타가 여전히 시장 지배적인 위치에 자리잡고 있지만 포드와 혼다 등 후발 주자들이 연비를 크게 개선한 신모델을 잇따라 출시하면서 토요타의 아성에 도전하는 분위기다.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와 전기자동차 역시 미국 테슬라 모델S의 선풍적인 인기에 힘입어 지난해 대비 2배 가량 빠르게 시장이 늘어나고 있는 분위기다. 지난 11월 말까지 북미지역에서 판매된 전기차 및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차의 판매량은 총 8만5990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 4만4022대 대비 약 91% 늘었다.
이는 가격 경쟁력 강화도 한 몫을 했다. 올 초 닛산 리프가 가격을 대폭 인하한 데 이어 지난 9월에는 GM이 볼트의 가격 인하 계획을 발표했으며, 최근 토요타도 프리우스PHEV의 가격을 인하하는 등 가격 인하 경쟁이 확대되고 있다. 닛산은 지난 2월부터 미국서 판매 중인 리프 변형 모델 가격을 기존 모델보다 22%(6400달러) 낮은 2만8800달러(한화 약 2200만원)로 가격을 인하했으며, GM볼트 역시 기존 모델보다 5000달러가 싼 3만4995달러(한화 약 3700만원, 최저가격 기준)로 정했다.
특히 테슬라 모델S의 약진은 주목할 만 하다. 지난해 하반기까지 80~400대 수준에 그쳤던 테슬라 모델 S의 판매량은 올해 들어 월 평균 1500대 이상의 완판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모델 S는 7만달러가 넘는 고가임에도 불구하고 최고 4초대의 제로백(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도달하는 데 걸리는 시간), 420km에 이르는 항속거리 등 압도적인 성능을 앞세워 미국 전기차 판매순위에서 3위를 기록하고 있다.
박정일기자 comja77@
올해 자동차 업계는 내수시장의 부진 속에서 수입차와 국산차 후발주자의 약진이 돋보이는 한 해였다. 시장 다양성이 높아졌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이지만, 한편으로는 국산차의 내수 경쟁력 저하가 글로벌 점유율 하락으로 미치지 않을지 우려되는 대목이다.
반면 글로벌 시장에서는 미국과 중국을 중심으로 판매량이 늘고 있으며, 세계 각국 정부의 연비 규제 강화로 인해 친환경차 시장에 대한 경쟁 역시 치열해 지는 양상이다. 이와 관련, 올해 자동차 시장의 주요 이슈를 정리해 봤다.
우선 올해 글로벌 자동차 시장은 유럽 발 재정위기 등 글로벌 경기침체의 장기화에도 불구하고 8030만대를 기록하며 지난해(7782대) 대비 3.2% 가량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미국과 중국의 판매 호조가 주효했다.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에 따르면, 미국 시장의 올해 자동차 판매량은 약 1560만대로 지난해 대비 7.6% 가량 판매가 늘어날 것으로 집계됐다. 중국 역시 1695만대로 13.8% 성장, 미국을 누르고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에 등극할 것이 거의 확실하다. 연구소는 내년의 경우 미국과 중국의 상승세는 다소 주춤하지만, 유럽과 신흥국가를 중심으로 전체적으로 상승세를 이어가 올해보다 4.1% 판매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내수시장은 2년 연속 부진을 면치 못했다. 지난해 154만대로 4년 만에 감소세로 전환한 데 이어 올해 역시 지난해 수준에 그칠 전망이다. 이는 글로벌 경기 침체에 따른 소비심리 위축과 신차 출시 부족 등이 원인으로 작용했다는 게 업계 측의 분석이다. 하지만 내년에는 올 하반기 출시된 기아차 쏘울과 현대차 제네시스 등의 판매 본격화와 내년 초 출시 예정인 신형 쏘나타 등의 영향으로 상황은 다소 개선될 것으로 업계에서는 보고 있다.
이런 가운데 수입차와 국산차 간의 경쟁은 한층 더 치열해 지는 양상이다. 올 1~11월 수입차 판매량은 지난해보다 19.9% 늘어난 14만4029대를 기록했다. 4년 연속 두 자릿수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으며, 점유율 역시 12%를 넘어설 전망이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는 내년 역시 약 10%의 판매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하고 있어 수입차 점유율은 계속 늘어날 전망이다.
이는 고유가에 대한 유지비 부담에 따른 고연비 소형 디젤차 선호 현상과 FTA(자유무역협정)에 따른 수입차의 가격 경쟁력 강화 등으로 인해 수입차 진입 장벽이 낮아졌기 때문이다. 실제로 올해 국내에서 팔린 수입차 중 2000cc 미만이 차지하는 비중은 53.8%로 과반수를 넘어섰으며, 디젤차 비율 역시 65% 수준까지 늘어났다. 환율 역시 수입차 확산에 기여했는데, 올해 5월 300만원 할인 프로모션을 적용한 토요타 캠리의 경우 3070만원으로 쏘나타 최고급 트림(3190만원)보다 저렴했다. 이는 수입차 진입 장벽이 낮아졌음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다.
아울러 국내 뿐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서 승용차 대비 RV(레저용 차)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다는 점도 올해 자동차 시장의 큰 특징이다. 국내 시장의 경우 올해 11월 말까지 승용은 전년동기비 10% 감소한 71만 대가 판매된 것과 대조적으로 RV는 전년 동기 대비 18% 증가한 33만 대가 판매됐다. 2012년에는 승용이 전년비 6% 감소한 반면 RV는 9% 증가해, 올해 양 차종의 실적 차는 더욱 벌어지는 분위기다.
이는 국내 완성차들의 신차 출시 흐름에도 반영됐다. 맥스크루즈(현대), 트랙스(한국지엠), 코란도 투리스모(쌍용) 등 신모델이 출시되면서, SUV(스포츠실용차)는 올해 11월 말까지 승용/RV 중 26%를 차지, 18%에 머무른 중형을 크게 제치고 최대 차급으로 자리매김했다.
글로벌 시장에서도 분위기는 비슷하다. 세계 시장에서 SUV는 올해 10월까지 14.1%의 증가로 전체 차급 중 증가율이 가장 높았으며, 지역별로는 중국과 미국, 차급별로는 소형 SUV의 강세가 두드러졌다.
친환경차의 가파른 성장세도 올해 자동차 시장에서 주목할 만한 점이다. 하이브리드 시장에서는 토요타가 여전히 시장 지배적인 위치에 자리잡고 있지만 포드와 혼다 등 후발 주자들이 연비를 크게 개선한 신모델을 잇따라 출시하면서 토요타의 아성에 도전하는 분위기다.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와 전기자동차 역시 미국 테슬라 모델S의 선풍적인 인기에 힘입어 지난해 대비 2배 가량 빠르게 시장이 늘어나고 있는 분위기다. 지난 11월 말까지 북미지역에서 판매된 전기차 및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차의 판매량은 총 8만5990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 4만4022대 대비 약 91% 늘었다.
이는 가격 경쟁력 강화도 한 몫을 했다. 올 초 닛산 리프가 가격을 대폭 인하한 데 이어 지난 9월에는 GM이 볼트의 가격 인하 계획을 발표했으며, 최근 토요타도 프리우스PHEV의 가격을 인하하는 등 가격 인하 경쟁이 확대되고 있다. 닛산은 지난 2월부터 미국서 판매 중인 리프 변형 모델 가격을 기존 모델보다 22%(6400달러) 낮은 2만8800달러(한화 약 2200만원)로 가격을 인하했으며, GM볼트 역시 기존 모델보다 5000달러가 싼 3만4995달러(한화 약 3700만원, 최저가격 기준)로 정했다.
특히 테슬라 모델S의 약진은 주목할 만 하다. 지난해 하반기까지 80~400대 수준에 그쳤던 테슬라 모델 S의 판매량은 올해 들어 월 평균 1500대 이상의 완판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모델 S는 7만달러가 넘는 고가임에도 불구하고 최고 4초대의 제로백(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도달하는 데 걸리는 시간), 420km에 이르는 항속거리 등 압도적인 성능을 앞세워 미국 전기차 판매순위에서 3위를 기록하고 있다.
박정일기자 comja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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