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ㆍ유럽 등 유료방송 점유율 제한 없어
미디어환경 변화 반영 사전규제 철폐 추세
기술발전ㆍ일자리창출 위한 새 틀 정립해야
미디어환경 변화 반영 사전규제 철폐 추세
기술발전ㆍ일자리창출 위한 새 틀 정립해야
■ `점유율 규제`가 미디어 혁신 가로막는다
(중) 세계 미디어시장은 탈규제 시대
정보통신기술(ICT)의 발전으로 미디어융합시대가 가속화되면서 전 세계적으로 기존의 방송규제를 새롭게 개편하는 작업이 본격화되고 있다.
기존 지상파 방송과 케이블 위주에서 IPTV, 위성방송, 모바일TV 등과 같은 융합형 서비스가 빠른 속도로 확산되면서, 규제가 산업발전의 속도를 따라잡지 못하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세계 방송통신 규제기관들은 여론과 시장 독점이 사회에 거대한 폐해를 가져올 수 있다는 우려가 여전하다는 점 때문에 기본적인 규제의 틀을 유지하면서도, 미디어산업 발전의 중요성을 감안해 과거 사전규제에서 사후규제 위주로 패러다임을 전환하고 있다.
특히 스마트폰시대를 맞아 스마트TV, 모바일IPTV 와 새로운 형태의 방송플랫폼이 꾸준히 등장하고 있다.
글로벌 유료방송시장, `산업과 경쟁'고려한 규제가 대세=산업발전과 일자리 창출을 위해서는 기계적인 틀 대신 융합과 경쟁을 촉진할 수 있는 새롭고 탄력적인 규제의 틀 정립이 시급하다.
시장경쟁은 사업자들로 하여금 신규 서비스 및 기술개발을 위한 투자와 고용창출을 이끌어내는 등 산업전반의 발전을 가져올 수 있다.
특히 유료방송 가입자의 양방향 주문형비디오(VOD) 등 새로운 형태의 서비스가 크게 확산될 경우, 전체적으로 시장의 파이가 성장하게 된다.
실제 국내 유료방송 시장은 새로운 형태의 서비스들이 등장하면서 지난 2009년 매출액 262억원에서 2012년에는 1310억원으로 급팽창했다.
이처럼 신규 서비스가 가져오는 산업적인 효과를 고려해, 세계 주요국가중에 과거 우리나라처럼 특정 시장의 점유율에 따라 시장을 제한하는 인위적인 규제는 찾아보기 힘들다.
규제를 하더라도 미디어 시장의 굵직한 변화가 생길 때마다 대응하는 방식이 대부분이다.
또한 사전규제가 있더라도, 여론독점우려, 공정성 등을 고려해 문제가 없다고 판단될 경우 규제를 해제하려는 논의가 본격화되고 있다.
미국, 유료방송 규제시도 좌절=미국의 경우, 지난 2008년 3월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가 `케이블TV 사업자의 30% 시장점유율 제한 규칙'을 발표했으나, 무효화 된 바 있다.
FCC는 당시 미국 유료방송시장의 약 24.8%의 점유율을 보유하며, 독점력을 키우던 컴캐스트(Comcast)를 견제하기 위해 규제를 발표했다.
이에 컴캐스트가 항소하고, 이에대해 미국 항소법원은 이듬해 항소를 받아 들여, 30% 시장점유율 규정이 근거가 없다며 무효화한 바 있다.
특히 미국에서는 지난 2001년에도 유사한 시장점유율 제한이 있었으나, 당시 타임워너가 이러한 제한의 부당함에 대해 소송한 결과, FCC가 패소한 바 있다.
참고로 미국에서는 업종을 불문하고 특정 기업의 시장 독과점을 막기 위해 연방정부가 개입해야 하는 기준을 시장점유율 50%나 또는 3분의 2선에 육박했을 경우 등 우리나라의 공정거래법 격인 `독점 금지법 (anti-trust law)' 등을 적용하고 있다.
따라서 30% 점유율 규제가 또 다른 중복규제가 될 수 있다는 점이 작용했다는 평가다.
유럽, 융합기술에 대한 규제는 없어=유럽의 경우 민족과 국경개념이 상대적으로 약하다는 특성상, 일부 국가에서 지상파방송에 대한 규제는 유지하고 있지만, 케이블, IPTV, 특히 국경을 자유롭게 넘나드는 위성방송 사업자의 유료가입자 수를 근거로 한 시장점유율 규제는 찾아보기 힘들다.
특히 사전규제가 존재했다고 하더더라도, 공정한 환경이 조성됐다고 판단해 필요성이 사라지면 규제 완화를 추진하고 있다.
유럽의 최대 미디어 시장인 영국은 특히 방송사업자들이 국내 뿐 아니라 해외시장을 겨냥한 위성방송 채널을 많이 확보하고 있기 때문에 국내시장, 국외시장을 구분해 시장점유율을 규제논의 자체가 어려운 상황이다.
영국 최대규모의 다채널 유료방송사업자인 BSkyB(British Sky Broadcasting Group)는 2010년을 기준으로 영국과 아일랜드에서 총 1000만 가구, 2500만명 시청자를 상대로 위성방송, 인터넷, 전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 회사의 2010년 시장점유율은 36%이었는데 높은 점유율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규제를 받지 않았다.
특히 2013년에는 업계 2위인 버진 미디어를 인수합병해 수용자 수를 더욱 늘렸지만 시장점유율 규제에서 자유롭다.
독일의 경우 특정 사업자의 TV 시장 및 인근 미디어 관련 시장에서의 활동에 대한 총평가가 전국 TV 시청점유율 30%에 도달하는 경우 규제를 하고 있지만, 이마저도 지상파방송에 대한 규제 성격이지, 유료 방송을 겨냥한 것은 아니라는 평가다.
이탈리아는 지난 2004년 `가스파리법(Gasparri Law)을 발효하면서 모든 방송, 인쇄, 전자매체 전 부문을 단일시장으로 간주한 `통합 커뮤니케이션 체계(Sistema Integrato delle Comunicazioni, SIC)'를 채택하고 있다.
특정 미디어 기업의 20% 점유율 상한제를 도입하고 있지만, 현재는 빠르게 변화하는 융합산업의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다며 개정 논의가 일고있다.
프랑스의 사례 역시 주목할만하다.
프랑스는 지난 1986년 제정한 방송법을 통해 케이블사업자가 같은 사업권역내에서 2개 이상 사업허가를 받을 수 없고, 수신 가능인구가 800만을 초과할 경우 타 사업권역에서 추가 허가를 불허한다는 규정을 둔 바 있지만, 역시 경쟁환경을 고려하지 못한다는 이유 때문에 지난 2003년 규제가 해소된 상태다.
유료방송, 규제완화가 일자리창출=전문가들은 통신위성이나 첨단 컴퓨터, 모바일 등 신기술을 활용해 편리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새로운 사업자가 시장에 등장해 새로운 성장모멘텀을 만들기 위해서는 소비자들의 자유로운 선택권을 보호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신규 미디어나 사업자의 시장진입을 인위적으로 제한할 수 있는 점유율 규제나 각종 장벽을 그대로 두고서는 새로운 서비스를 꽃피기 어렵다는 것이다.
특히 `전파의 희귀성'논리로 만들어진 지상파 방송사에 대한 점유율 규제를 수백 개의 채널을 선택할 수 있는 케이블TV, IPTV, 위성방송, 모바일방송 등에 적용하는 것은 무리가 따른다는 지적이다.
방송규제에서 강조되는 여론의 다양성 역시 보도기능을 중심으로 이뤄지는 것이지, 특정사업자의 유료방송 가입자수를 제한함으로써 가능한 시대는 지났다는 것이다.
국내에서도 기본 방송법에서 벗어나 시장변화나 기술적 트렌드를 반영한 통합방송법 제정을 서둘러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김헌식 미국 콜로라도대 교수는 "우리나라의 현행 유선방송사업자 30% 시장점유율 규제는 자본주의 시장경쟁 원리를 무시하고 방송시장 선진화를 가로막는 정책이므로 궁극적으로 철폐되어야 한다"며 "융복합과 신기술, 신산업의 탄생을 가로막는 규제를 과감하게 철폐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별취재팀=강동식차장ㆍ박지성기자ㆍ김유정기자 dsk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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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 세계 미디어시장은 탈규제 시대
정보통신기술(ICT)의 발전으로 미디어융합시대가 가속화되면서 전 세계적으로 기존의 방송규제를 새롭게 개편하는 작업이 본격화되고 있다.
기존 지상파 방송과 케이블 위주에서 IPTV, 위성방송, 모바일TV 등과 같은 융합형 서비스가 빠른 속도로 확산되면서, 규제가 산업발전의 속도를 따라잡지 못하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세계 방송통신 규제기관들은 여론과 시장 독점이 사회에 거대한 폐해를 가져올 수 있다는 우려가 여전하다는 점 때문에 기본적인 규제의 틀을 유지하면서도, 미디어산업 발전의 중요성을 감안해 과거 사전규제에서 사후규제 위주로 패러다임을 전환하고 있다.
특히 스마트폰시대를 맞아 스마트TV, 모바일IPTV 와 새로운 형태의 방송플랫폼이 꾸준히 등장하고 있다.
글로벌 유료방송시장, `산업과 경쟁'고려한 규제가 대세=산업발전과 일자리 창출을 위해서는 기계적인 틀 대신 융합과 경쟁을 촉진할 수 있는 새롭고 탄력적인 규제의 틀 정립이 시급하다.
시장경쟁은 사업자들로 하여금 신규 서비스 및 기술개발을 위한 투자와 고용창출을 이끌어내는 등 산업전반의 발전을 가져올 수 있다.
특히 유료방송 가입자의 양방향 주문형비디오(VOD) 등 새로운 형태의 서비스가 크게 확산될 경우, 전체적으로 시장의 파이가 성장하게 된다.
실제 국내 유료방송 시장은 새로운 형태의 서비스들이 등장하면서 지난 2009년 매출액 262억원에서 2012년에는 1310억원으로 급팽창했다.
이처럼 신규 서비스가 가져오는 산업적인 효과를 고려해, 세계 주요국가중에 과거 우리나라처럼 특정 시장의 점유율에 따라 시장을 제한하는 인위적인 규제는 찾아보기 힘들다.
규제를 하더라도 미디어 시장의 굵직한 변화가 생길 때마다 대응하는 방식이 대부분이다.
또한 사전규제가 있더라도, 여론독점우려, 공정성 등을 고려해 문제가 없다고 판단될 경우 규제를 해제하려는 논의가 본격화되고 있다.
미국, 유료방송 규제시도 좌절=미국의 경우, 지난 2008년 3월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가 `케이블TV 사업자의 30% 시장점유율 제한 규칙'을 발표했으나, 무효화 된 바 있다.
FCC는 당시 미국 유료방송시장의 약 24.8%의 점유율을 보유하며, 독점력을 키우던 컴캐스트(Comcast)를 견제하기 위해 규제를 발표했다.
이에 컴캐스트가 항소하고, 이에대해 미국 항소법원은 이듬해 항소를 받아 들여, 30% 시장점유율 규정이 근거가 없다며 무효화한 바 있다.
특히 미국에서는 지난 2001년에도 유사한 시장점유율 제한이 있었으나, 당시 타임워너가 이러한 제한의 부당함에 대해 소송한 결과, FCC가 패소한 바 있다.
참고로 미국에서는 업종을 불문하고 특정 기업의 시장 독과점을 막기 위해 연방정부가 개입해야 하는 기준을 시장점유율 50%나 또는 3분의 2선에 육박했을 경우 등 우리나라의 공정거래법 격인 `독점 금지법 (anti-trust law)' 등을 적용하고 있다.
따라서 30% 점유율 규제가 또 다른 중복규제가 될 수 있다는 점이 작용했다는 평가다.
유럽, 융합기술에 대한 규제는 없어=유럽의 경우 민족과 국경개념이 상대적으로 약하다는 특성상, 일부 국가에서 지상파방송에 대한 규제는 유지하고 있지만, 케이블, IPTV, 특히 국경을 자유롭게 넘나드는 위성방송 사업자의 유료가입자 수를 근거로 한 시장점유율 규제는 찾아보기 힘들다.
특히 사전규제가 존재했다고 하더더라도, 공정한 환경이 조성됐다고 판단해 필요성이 사라지면 규제 완화를 추진하고 있다.
유럽의 최대 미디어 시장인 영국은 특히 방송사업자들이 국내 뿐 아니라 해외시장을 겨냥한 위성방송 채널을 많이 확보하고 있기 때문에 국내시장, 국외시장을 구분해 시장점유율을 규제논의 자체가 어려운 상황이다.
영국 최대규모의 다채널 유료방송사업자인 BSkyB(British Sky Broadcasting Group)는 2010년을 기준으로 영국과 아일랜드에서 총 1000만 가구, 2500만명 시청자를 상대로 위성방송, 인터넷, 전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 회사의 2010년 시장점유율은 36%이었는데 높은 점유율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규제를 받지 않았다.
특히 2013년에는 업계 2위인 버진 미디어를 인수합병해 수용자 수를 더욱 늘렸지만 시장점유율 규제에서 자유롭다.
독일의 경우 특정 사업자의 TV 시장 및 인근 미디어 관련 시장에서의 활동에 대한 총평가가 전국 TV 시청점유율 30%에 도달하는 경우 규제를 하고 있지만, 이마저도 지상파방송에 대한 규제 성격이지, 유료 방송을 겨냥한 것은 아니라는 평가다.
이탈리아는 지난 2004년 `가스파리법(Gasparri Law)을 발효하면서 모든 방송, 인쇄, 전자매체 전 부문을 단일시장으로 간주한 `통합 커뮤니케이션 체계(Sistema Integrato delle Comunicazioni, SIC)'를 채택하고 있다.
특정 미디어 기업의 20% 점유율 상한제를 도입하고 있지만, 현재는 빠르게 변화하는 융합산업의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다며 개정 논의가 일고있다.
프랑스의 사례 역시 주목할만하다.
프랑스는 지난 1986년 제정한 방송법을 통해 케이블사업자가 같은 사업권역내에서 2개 이상 사업허가를 받을 수 없고, 수신 가능인구가 800만을 초과할 경우 타 사업권역에서 추가 허가를 불허한다는 규정을 둔 바 있지만, 역시 경쟁환경을 고려하지 못한다는 이유 때문에 지난 2003년 규제가 해소된 상태다.
유료방송, 규제완화가 일자리창출=전문가들은 통신위성이나 첨단 컴퓨터, 모바일 등 신기술을 활용해 편리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새로운 사업자가 시장에 등장해 새로운 성장모멘텀을 만들기 위해서는 소비자들의 자유로운 선택권을 보호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신규 미디어나 사업자의 시장진입을 인위적으로 제한할 수 있는 점유율 규제나 각종 장벽을 그대로 두고서는 새로운 서비스를 꽃피기 어렵다는 것이다.
특히 `전파의 희귀성'논리로 만들어진 지상파 방송사에 대한 점유율 규제를 수백 개의 채널을 선택할 수 있는 케이블TV, IPTV, 위성방송, 모바일방송 등에 적용하는 것은 무리가 따른다는 지적이다.
방송규제에서 강조되는 여론의 다양성 역시 보도기능을 중심으로 이뤄지는 것이지, 특정사업자의 유료방송 가입자수를 제한함으로써 가능한 시대는 지났다는 것이다.
국내에서도 기본 방송법에서 벗어나 시장변화나 기술적 트렌드를 반영한 통합방송법 제정을 서둘러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김헌식 미국 콜로라도대 교수는 "우리나라의 현행 유선방송사업자 30% 시장점유율 규제는 자본주의 시장경쟁 원리를 무시하고 방송시장 선진화를 가로막는 정책이므로 궁극적으로 철폐되어야 한다"며 "융복합과 신기술, 신산업의 탄생을 가로막는 규제를 과감하게 철폐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별취재팀=강동식차장ㆍ박지성기자ㆍ김유정기자 dsk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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