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노키아ㆍ구글-모토로라 인수로
공격적 프리미엄 단말기 출시 전망
글로벌 특허전 승패까지 엇갈릴 듯
공격적 프리미엄 단말기 출시 전망
글로벌 특허전 승패까지 엇갈릴 듯
■ 플랫폼ㆍ제조사 결합-글로벌 IT시장 `격전장`
모바일 플랫폼 시장에서 PC 시장의 영향력을 이어가지 못한 채 고전하고 있는 마이크로소프트(MS)와 스마트폰 시대에 들어서면서 추락하고 있는 노키아. 수년간 고배를 함께 마셔온 두 회사가 9월 4일 합병이라는 승부수를 던졌다.
두 루저(loser)의 결합은 예견돼 온 일임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IT 업계에 상당한 충격을 주고 있다.
전 세계 언론은 이 사건을 대서특필하며 각기 예측을 쏟아냈다.
안드로이드 진영에 별다른 타격을 주지 못할 것이라는 회의론에서부터 막대한 기술ㆍ특허를 통해 구글과 삼성전자를 위협하는 존재가 됐다는 분석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하지만 모두가 공감하는 부분은 잠시만 주춤해도 나락으로 떨어지는 치열한 글로벌 IT 세계에서 이들이 일으킬 파장은 예측 불가의 상태에 놓여있다는 점이다.
◇글로벌 IT 시장, 플랫폼-제조사 수직구조로 단일화=이 같은 상황에서 특히 좌불안석인 기업은 글로벌 IT 시장의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잡은 `플랫폼-제조사의 수직구조'를 갖추지 못한 사업자들일 것이다.
2011년 구글의 모토로라 인수에 이어 MS가 노키아를 인수하면서 글로벌 IT 시장을 호령하는 플랫폼 사업자가 모두 디바이스 제조사를 확보하는 수직적 구조를 확립했다.
플랫폼 사업자는 왜 디바이스 제조사와의 긴밀한 제휴를 넘어 막대한 비용이 들어가는 `인수'를 택하고 있을까?전문가들은 스마트폰의 특성에서 그 이유를 찾고 있다.
피처폰 시절에는 하드웨어(HW) 성능과 디자인이 휴대폰 구매에 매우 중요한 기준이었고, 전화기능 이외의 부가기능들은 개별 제조사마다 매우 한정적으로 제공했다.
하지만 스마트 디바이스 시대에는 소프트웨어(SW) 비중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면서 HW와 SW의 효과적인 융합이 필수조건이 됐다.
시장은 펌웨어 수준의 SW를 넘어 다양한 서비스를 요구하고 있고, 이러한 시장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수많은 제조사가 동분서주하고 있다.
애플의 경우 지금은 하락세에 접어들었지만, 얼마 전까지만 해도 전 세계 기업 중 시가총액 1위라는 기염을 토했다.
애플의 성공 뒤에는 바로 HW와 SW의 융합, 그리고 제품의 수직계열화가 있었다.
애플의 성공신화는 플랫폼 사업자와 디바이스 사업자가 이합집산하며 시장의 변화를 가속화시키는 계기가 됐다.
단말기의 사양을 높이는데 집중했던 삼성전자 역시 SW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최근 다양한 사용자경험(UX)을 만들어내고, 대안 플랫폼인 `타이젠(Tizen)' 운영체제(OS) 만들기에 주력하고 있다.
플랫폼과 단말기간 수직 구조의 외형을 갖추지 못한 기업들은 한쪽 날개로만 날아야 하는 불안정한 시대가 왔기 때문이다.
◇새로운 전쟁터, IT 시장에 어떤 영향 미칠까?=이 같은 수직적 구조가 당장 시장에 미칠 영향은 무엇일까?첫 번째로 손꼽히는 것이 각 플랫폼 사업자들이 공격적으로 프리미엄 단말을 내놓는 시나리오다.
애플은 애플의 제품간 SW 호환을 강조하는 배타적인 사업 영역을 구축하고 있다.
소비자 충성도가 높아지는 반면, 새로운 사용자들이 진입하기 어렵다.
이런 폐쇄적 생태계까지는 어렵겠지만, MS와 노키아가 내년부터 더 긴밀한 협력 속에 내놓을 스마트폰은 아직까지 플랫폼이 부재한 제조사들에게는 도전과제가 될 것이다.
MS는 회사를 `디바이스'와 `서비스' 중심으로 재편한 이후 내놓은 첫 번째 제품 `서피스(Surface)'에서 굴욕을 맛봐야 했다.
노키아의 기술과 노하우, 영업망을 통해 MS는 더욱 진보한 UX와 서비스로 승부수를 던질 전망이다.
반면, 구글의 경우 모토로라 인수 이후 업계는 구글 프리미엄이 붙은 모토로라 스마트폰을 예상하며 공포에 떨었고, 당시 LG전자의 주가가 급락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 같은 시나리오는 구글의 개방성 원칙에 어긋난다는 점에서 가능성이 낮다.
안드로이드의 플랫폼 확대라는 최대 목표를 위해 구글이 디바이스를 특정 제조사로 제한하기는 어렵다.
대신 구글 글래스나 넥서스7과 같이 직접 하드웨어 장사에 나서면서 모토로라의 제조기술은 최신 안드로이드 기술과 결합해 시장을 위협할 가능성이 여전히 열려있는 상황이다.
두 번째로 예상할 수 있는 시나리오는 거대 IT 기업간 특허전의 승패가 뒤바뀔 수 있다는 것이다.
구글이 모토로라를 인수할 당시 모토로라 통신특허 1만7000여건을 함께 가져갔다.
특허가치도 인수가의 절반 가까이 되는 55억달러로 산정했다.
모토로라가 보유한 막대한 특허를 통해 향후 자사와의 분쟁의 소지를 줄이고 MS나 애플 등 경쟁사와의 특허전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까지도 이들 기업들은 특허 공방을 펼치고 있다.
MS는 2000년 모토로라를 상대로 영상과 무선 관련 표준특허를 윈도와 X박스 비디오 게임 콘솔에 사용하는 대가로 연간 40억달러의 로열티를 요구했다면서 소송을 제기, 최근 배심원 평결로 모토로라로부터 1450만달러(160여억원)를 받을 수 있게 됐다.
노키아의 경우 MS에 특허 포트폴리오는 양도하지 않고, 인수 계약 이후 10년간 라이선스만 넘겨주며 새로운 특허 전쟁의 전열을 짰다.
과거에는 노키아가 구글이나 애플 등에 특허 침해를 이유로 소송을 제기하면 노키아의 디바이스 사업에 맞소송이 제기되면서 타격이 컸다.
하지만 디바이스 사업이 MS의 관할로 넘어갔기 때문에 뒤를 봐줄 든든한 지원군이 생겼다.
노키아가 경쟁사들로부터 특허 라이선스비를 거둬들일 수 있는 진용을 갖춘 것이다.
노키아는 이 비독점적(Non-Exclusive) 특허를 다른 기업에 다시 판매하거나 자체적으로 계속 활용할 수 있는데, 이는 노키아가 각종 모바일 기기와 결합할 수 있는 신사업을 계획하고 있다는 것도 특허 포트폴리오를 유지한 이유 중의 하나로 분석된다.
김유정기자 clickyj@
모바일 플랫폼 시장에서 PC 시장의 영향력을 이어가지 못한 채 고전하고 있는 마이크로소프트(MS)와 스마트폰 시대에 들어서면서 추락하고 있는 노키아. 수년간 고배를 함께 마셔온 두 회사가 9월 4일 합병이라는 승부수를 던졌다.
두 루저(loser)의 결합은 예견돼 온 일임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IT 업계에 상당한 충격을 주고 있다.
전 세계 언론은 이 사건을 대서특필하며 각기 예측을 쏟아냈다.
안드로이드 진영에 별다른 타격을 주지 못할 것이라는 회의론에서부터 막대한 기술ㆍ특허를 통해 구글과 삼성전자를 위협하는 존재가 됐다는 분석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하지만 모두가 공감하는 부분은 잠시만 주춤해도 나락으로 떨어지는 치열한 글로벌 IT 세계에서 이들이 일으킬 파장은 예측 불가의 상태에 놓여있다는 점이다.
◇글로벌 IT 시장, 플랫폼-제조사 수직구조로 단일화=이 같은 상황에서 특히 좌불안석인 기업은 글로벌 IT 시장의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잡은 `플랫폼-제조사의 수직구조'를 갖추지 못한 사업자들일 것이다.
2011년 구글의 모토로라 인수에 이어 MS가 노키아를 인수하면서 글로벌 IT 시장을 호령하는 플랫폼 사업자가 모두 디바이스 제조사를 확보하는 수직적 구조를 확립했다.
플랫폼 사업자는 왜 디바이스 제조사와의 긴밀한 제휴를 넘어 막대한 비용이 들어가는 `인수'를 택하고 있을까?전문가들은 스마트폰의 특성에서 그 이유를 찾고 있다.
피처폰 시절에는 하드웨어(HW) 성능과 디자인이 휴대폰 구매에 매우 중요한 기준이었고, 전화기능 이외의 부가기능들은 개별 제조사마다 매우 한정적으로 제공했다.
하지만 스마트 디바이스 시대에는 소프트웨어(SW) 비중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면서 HW와 SW의 효과적인 융합이 필수조건이 됐다.
시장은 펌웨어 수준의 SW를 넘어 다양한 서비스를 요구하고 있고, 이러한 시장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수많은 제조사가 동분서주하고 있다.
애플의 경우 지금은 하락세에 접어들었지만, 얼마 전까지만 해도 전 세계 기업 중 시가총액 1위라는 기염을 토했다.
애플의 성공 뒤에는 바로 HW와 SW의 융합, 그리고 제품의 수직계열화가 있었다.
애플의 성공신화는 플랫폼 사업자와 디바이스 사업자가 이합집산하며 시장의 변화를 가속화시키는 계기가 됐다.
단말기의 사양을 높이는데 집중했던 삼성전자 역시 SW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최근 다양한 사용자경험(UX)을 만들어내고, 대안 플랫폼인 `타이젠(Tizen)' 운영체제(OS) 만들기에 주력하고 있다.
플랫폼과 단말기간 수직 구조의 외형을 갖추지 못한 기업들은 한쪽 날개로만 날아야 하는 불안정한 시대가 왔기 때문이다.
◇새로운 전쟁터, IT 시장에 어떤 영향 미칠까?=이 같은 수직적 구조가 당장 시장에 미칠 영향은 무엇일까?첫 번째로 손꼽히는 것이 각 플랫폼 사업자들이 공격적으로 프리미엄 단말을 내놓는 시나리오다.
애플은 애플의 제품간 SW 호환을 강조하는 배타적인 사업 영역을 구축하고 있다.
소비자 충성도가 높아지는 반면, 새로운 사용자들이 진입하기 어렵다.
이런 폐쇄적 생태계까지는 어렵겠지만, MS와 노키아가 내년부터 더 긴밀한 협력 속에 내놓을 스마트폰은 아직까지 플랫폼이 부재한 제조사들에게는 도전과제가 될 것이다.
MS는 회사를 `디바이스'와 `서비스' 중심으로 재편한 이후 내놓은 첫 번째 제품 `서피스(Surface)'에서 굴욕을 맛봐야 했다.
노키아의 기술과 노하우, 영업망을 통해 MS는 더욱 진보한 UX와 서비스로 승부수를 던질 전망이다.
반면, 구글의 경우 모토로라 인수 이후 업계는 구글 프리미엄이 붙은 모토로라 스마트폰을 예상하며 공포에 떨었고, 당시 LG전자의 주가가 급락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 같은 시나리오는 구글의 개방성 원칙에 어긋난다는 점에서 가능성이 낮다.
안드로이드의 플랫폼 확대라는 최대 목표를 위해 구글이 디바이스를 특정 제조사로 제한하기는 어렵다.
대신 구글 글래스나 넥서스7과 같이 직접 하드웨어 장사에 나서면서 모토로라의 제조기술은 최신 안드로이드 기술과 결합해 시장을 위협할 가능성이 여전히 열려있는 상황이다.
두 번째로 예상할 수 있는 시나리오는 거대 IT 기업간 특허전의 승패가 뒤바뀔 수 있다는 것이다.
구글이 모토로라를 인수할 당시 모토로라 통신특허 1만7000여건을 함께 가져갔다.
특허가치도 인수가의 절반 가까이 되는 55억달러로 산정했다.
모토로라가 보유한 막대한 특허를 통해 향후 자사와의 분쟁의 소지를 줄이고 MS나 애플 등 경쟁사와의 특허전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까지도 이들 기업들은 특허 공방을 펼치고 있다.
MS는 2000년 모토로라를 상대로 영상과 무선 관련 표준특허를 윈도와 X박스 비디오 게임 콘솔에 사용하는 대가로 연간 40억달러의 로열티를 요구했다면서 소송을 제기, 최근 배심원 평결로 모토로라로부터 1450만달러(160여억원)를 받을 수 있게 됐다.
노키아의 경우 MS에 특허 포트폴리오는 양도하지 않고, 인수 계약 이후 10년간 라이선스만 넘겨주며 새로운 특허 전쟁의 전열을 짰다.
과거에는 노키아가 구글이나 애플 등에 특허 침해를 이유로 소송을 제기하면 노키아의 디바이스 사업에 맞소송이 제기되면서 타격이 컸다.
하지만 디바이스 사업이 MS의 관할로 넘어갔기 때문에 뒤를 봐줄 든든한 지원군이 생겼다.
노키아가 경쟁사들로부터 특허 라이선스비를 거둬들일 수 있는 진용을 갖춘 것이다.
노키아는 이 비독점적(Non-Exclusive) 특허를 다른 기업에 다시 판매하거나 자체적으로 계속 활용할 수 있는데, 이는 노키아가 각종 모바일 기기와 결합할 수 있는 신사업을 계획하고 있다는 것도 특허 포트폴리오를 유지한 이유 중의 하나로 분석된다.
김유정기자 clickyj@
[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