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4년 한의학 육성 국책연구소로 첫발…한의치료법 표준화ㆍ원천기술 개발 주력…2011년 `WHO 전통의학 협력센터`지정
■ 대덕 40년, 미래 40년
(13) 한국한의학연구원
한의학은 우리 선조의 얼과 민족혼이 담겨있는 전통의학으로 유구한 민족사와 함께 발전해 온 우리 고유의 의학이다.
지난 1994년 설립된 한국한의학연구원(이하 한의학연)은 국내 유일의 한의학 전문 연구기관으로, 한의학의 과학화, 표준화, 세계화를 선도하며 우리나라 한의학 발전을 위한 새 장을 열었다. 지난 20년간 한의치료 원천기술과 한약제제 핵심기술 등 우수한 한의기반의 기술을 개발해 왔으며 이러한 노력을 인정받아 2011년에는 `세계보건기구(WHO) 전통의학 협력센터'로 지정되는 등 세계 전통의학 분야의 수월성 연구기관으로 우뚝 서며 `세계 전통의학 톱 3 연구기관'으로 도약하고 있다.
올해는 미래선도형 한의치료 원천기술 개발과 국가 어젠더 해결형 한약제제 핵심기술 개발, 한의 지식정보 인프라 구축 등을 통해 한의학을 창조적으로 계승하고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 건강한 삶에 공헌하고 있다.
◇한약분쟁 해결책으로 태동=한의학계는 1970년대 이후 국립한의과학대학과 국립한방병원, 연구소 및 국가공무원 등용 등 우리 전통의학인 한의학의 체계적인 육성과 발전을 지속적으로 요구했다. 특히 국립한의학연구소 설립 요구안을 1988년 7월 당시 보건사회부의 정책자문기관인 국민의료정책심의위원회에 건의했지만 무산됐다.
이후 한동안 잠잠하던 국립한의학연구소 설립안은 1993년 한약분쟁의 해결 방안으로 다시 공론화되기 시작했다. 당시 정부가 약사법 시행규칙을 개정하려 하자, 한의계는 약사에게 한약제조를 전면 허용한 것이라며 집단 반발했다.
이에 전국 한의과대 학생들은 약사법 시행규칙 개정안 철회를 요구하며 수업 거부에 들어갔고 대한한의사협회는 전국 한의원 휴진을 결의하는 등 거세게 반발했다.
국회는 한의학 담당과 설치, 한의학연구소 1년 이내 설립, 한의사의 공중보건의, 군의관 배치 등 한의계의 반발을 잠재우기 위한 방안을 제시했다. 이어 1993년 6월 보사부는 한의학발전위원회를 구성해 국립한의학연구소 설립을 본격화했다. 이듬해인 1994년 3월 한국한의학연구소법이 제정ㆍ공포됐고, 연구소 설립위원회를 통해 설립 작업을 모두 마친 끝에 같은 해 8월 1일 한의학연구소는 세상에 첫 발을 내딛게 됐다. 한의계의 오랜 숙원인 한의학연구소 설립으로 우리나라는 한의학 육성 및 발전을 위한 연구개발을 추진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게 됐다.
◇한의학의 새로운 전기 마련=국책연구소로 설립된 한의학연은 1994년 10월 10일 서울 강남구 청담동의 한 빌딩에 둥지를 마련하고 본격 출범했다. 이날은 우리나라 한의학사에 커다란 획을 긋는 역사적인 날이다. 한의계 40년 숙원인 한의학연의 출범은 그동안 서양의학에 밀려 뒷걸음치던 한의학의 새로운 전기를 마련하게 된 큰 사건이었다.
하지만 사무실 전용 빌딩을 임대해 입주한 관계로 실험실을 만들고 실험장비를 직접 설치해야 하는 어려움을 감수해야 했다. 또 한의학 전공자와 과학 전공자들이 함께 근무하게 되면서 이질적인 연구환경에 놓이게 됐다.
무엇보다 연구소 설립 이전에 한의학 연구개발에 대한 국가 차원의 중장기적 목표와 세부 운영계획이 없다보니 정작 연구기관의 정체성 확립은 물론 한의학 연구 수행을 위한 기본계획을 수립하는데 상당한 애로를 겪게 됐다.
이에 초대 홍원식 소장은 수많은 내ㆍ외부 세미나와 간담회를 통해 한의학연의 연구 방향을 한의학사 정립, 진단명의 표준화, 진단방법의 현대화 등으로 정하고 대한한의사협회의 연구비를 지원 받아 최초의 연구수탁사업을 수행하면서 한의학 분야 전문 연구기관으로 도약할 채비를 갖췄다.
◇조직 확대 속 변화를 맞다=정부는 1995년 그동안 첨예하게 대립돼 왔던 약사법 후속조치로 한약학과 약대 내 설치를 발표해 `제2의 한약 분쟁'의 단초를 제공했다. 한의사협회와 전국 한의과대 학생은 강력 반발하며 정부의 방침을 철회할 것을 주장했다.
이에 대해 정부는 한의학연구소의 한의학연구원으로 확대 개편과 한방임상센터 부설 설치, 한의학발전 연구자금 조성 등을 담은 `한의학육성발전계획'을 마련해 진화에 나섰다.
1997년 11월 23일 한국한의학연구소는 한국한의학연구원으로 확대 승격됐으며, 한의학육성발전계획에 따라 한의학의 세계화를 위한 국제협력부 설치와 한의학임상센터 건립 등 새로운 도약을 위한 준비에 착수했다. 동시에 암, 중풍, 치매, 당뇨 등 7대 만성 난치병 질환을 한의학으로 치료하는 프로젝트 주관 연구기관으로 선정됐다.
그러나, IMF 여파로 부처별로 나눠져 있던 정부출연연구기관의 통폐합을 통한 효율화 방안이 논의되면서 한의학연은 1999년 보건복지부 산하에서 국무총리실 산하 산업기술연구회 소속으로 이관되는 변화를 맞게 됐다.
◇출연연 정체성 확립과 대덕시대 열다=2000년 들어 기관 거버넌스 변화와 함께 새로운 기관운영 전략이 요구됐다. 한의학연은 중점 연구분야를 선정하고 대형 연구개발 사업을 중심으로 연구개발 체제를 재편하고 정부출연 연구기관으로서의 기능 및 역할을 재정립해 나갔다. 아울러 독립된 청사를 마련하기 위한 노력이 결실을 맺어 2000년 5월 대전 유성구 전민동에 부지를 확보하고 본격적인 청사 건립에 나서 2004년 2월 대덕시대를 열었다.
2006년에는 또다시 기관이 과학기술부 산하 기초기술연구회 소관으로 옮겨지면서 한의학 국가 거점 연구기관으로 한 단계 도약하는 토대를 마련했다.
이를 통해 한의학연은 우리의 전통의학인 한의학의 과학화, 표준화, 세계화에 더욱 주력하며 한의기술 표준체계 구축과 한의기반의 원천기술 개발, 한의정보ㆍ소재 인프라 구축에 적극 나서는 등 세계 최고의 전통의학 연구기관으로 거듭나고 있다.
대전=이준기기자 bongchu@
(13) 한국한의학연구원
한의학은 우리 선조의 얼과 민족혼이 담겨있는 전통의학으로 유구한 민족사와 함께 발전해 온 우리 고유의 의학이다.
지난 1994년 설립된 한국한의학연구원(이하 한의학연)은 국내 유일의 한의학 전문 연구기관으로, 한의학의 과학화, 표준화, 세계화를 선도하며 우리나라 한의학 발전을 위한 새 장을 열었다. 지난 20년간 한의치료 원천기술과 한약제제 핵심기술 등 우수한 한의기반의 기술을 개발해 왔으며 이러한 노력을 인정받아 2011년에는 `세계보건기구(WHO) 전통의학 협력센터'로 지정되는 등 세계 전통의학 분야의 수월성 연구기관으로 우뚝 서며 `세계 전통의학 톱 3 연구기관'으로 도약하고 있다.
올해는 미래선도형 한의치료 원천기술 개발과 국가 어젠더 해결형 한약제제 핵심기술 개발, 한의 지식정보 인프라 구축 등을 통해 한의학을 창조적으로 계승하고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 건강한 삶에 공헌하고 있다.
◇한약분쟁 해결책으로 태동=한의학계는 1970년대 이후 국립한의과학대학과 국립한방병원, 연구소 및 국가공무원 등용 등 우리 전통의학인 한의학의 체계적인 육성과 발전을 지속적으로 요구했다. 특히 국립한의학연구소 설립 요구안을 1988년 7월 당시 보건사회부의 정책자문기관인 국민의료정책심의위원회에 건의했지만 무산됐다.
이후 한동안 잠잠하던 국립한의학연구소 설립안은 1993년 한약분쟁의 해결 방안으로 다시 공론화되기 시작했다. 당시 정부가 약사법 시행규칙을 개정하려 하자, 한의계는 약사에게 한약제조를 전면 허용한 것이라며 집단 반발했다.
이에 전국 한의과대 학생들은 약사법 시행규칙 개정안 철회를 요구하며 수업 거부에 들어갔고 대한한의사협회는 전국 한의원 휴진을 결의하는 등 거세게 반발했다.
국회는 한의학 담당과 설치, 한의학연구소 1년 이내 설립, 한의사의 공중보건의, 군의관 배치 등 한의계의 반발을 잠재우기 위한 방안을 제시했다. 이어 1993년 6월 보사부는 한의학발전위원회를 구성해 국립한의학연구소 설립을 본격화했다. 이듬해인 1994년 3월 한국한의학연구소법이 제정ㆍ공포됐고, 연구소 설립위원회를 통해 설립 작업을 모두 마친 끝에 같은 해 8월 1일 한의학연구소는 세상에 첫 발을 내딛게 됐다. 한의계의 오랜 숙원인 한의학연구소 설립으로 우리나라는 한의학 육성 및 발전을 위한 연구개발을 추진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게 됐다.
◇한의학의 새로운 전기 마련=국책연구소로 설립된 한의학연은 1994년 10월 10일 서울 강남구 청담동의 한 빌딩에 둥지를 마련하고 본격 출범했다. 이날은 우리나라 한의학사에 커다란 획을 긋는 역사적인 날이다. 한의계 40년 숙원인 한의학연의 출범은 그동안 서양의학에 밀려 뒷걸음치던 한의학의 새로운 전기를 마련하게 된 큰 사건이었다.
하지만 사무실 전용 빌딩을 임대해 입주한 관계로 실험실을 만들고 실험장비를 직접 설치해야 하는 어려움을 감수해야 했다. 또 한의학 전공자와 과학 전공자들이 함께 근무하게 되면서 이질적인 연구환경에 놓이게 됐다.
무엇보다 연구소 설립 이전에 한의학 연구개발에 대한 국가 차원의 중장기적 목표와 세부 운영계획이 없다보니 정작 연구기관의 정체성 확립은 물론 한의학 연구 수행을 위한 기본계획을 수립하는데 상당한 애로를 겪게 됐다.
이에 초대 홍원식 소장은 수많은 내ㆍ외부 세미나와 간담회를 통해 한의학연의 연구 방향을 한의학사 정립, 진단명의 표준화, 진단방법의 현대화 등으로 정하고 대한한의사협회의 연구비를 지원 받아 최초의 연구수탁사업을 수행하면서 한의학 분야 전문 연구기관으로 도약할 채비를 갖췄다.
◇조직 확대 속 변화를 맞다=정부는 1995년 그동안 첨예하게 대립돼 왔던 약사법 후속조치로 한약학과 약대 내 설치를 발표해 `제2의 한약 분쟁'의 단초를 제공했다. 한의사협회와 전국 한의과대 학생은 강력 반발하며 정부의 방침을 철회할 것을 주장했다.
이에 대해 정부는 한의학연구소의 한의학연구원으로 확대 개편과 한방임상센터 부설 설치, 한의학발전 연구자금 조성 등을 담은 `한의학육성발전계획'을 마련해 진화에 나섰다.
1997년 11월 23일 한국한의학연구소는 한국한의학연구원으로 확대 승격됐으며, 한의학육성발전계획에 따라 한의학의 세계화를 위한 국제협력부 설치와 한의학임상센터 건립 등 새로운 도약을 위한 준비에 착수했다. 동시에 암, 중풍, 치매, 당뇨 등 7대 만성 난치병 질환을 한의학으로 치료하는 프로젝트 주관 연구기관으로 선정됐다.
그러나, IMF 여파로 부처별로 나눠져 있던 정부출연연구기관의 통폐합을 통한 효율화 방안이 논의되면서 한의학연은 1999년 보건복지부 산하에서 국무총리실 산하 산업기술연구회 소속으로 이관되는 변화를 맞게 됐다.
◇출연연 정체성 확립과 대덕시대 열다=2000년 들어 기관 거버넌스 변화와 함께 새로운 기관운영 전략이 요구됐다. 한의학연은 중점 연구분야를 선정하고 대형 연구개발 사업을 중심으로 연구개발 체제를 재편하고 정부출연 연구기관으로서의 기능 및 역할을 재정립해 나갔다. 아울러 독립된 청사를 마련하기 위한 노력이 결실을 맺어 2000년 5월 대전 유성구 전민동에 부지를 확보하고 본격적인 청사 건립에 나서 2004년 2월 대덕시대를 열었다.
2006년에는 또다시 기관이 과학기술부 산하 기초기술연구회 소관으로 옮겨지면서 한의학 국가 거점 연구기관으로 한 단계 도약하는 토대를 마련했다.
이를 통해 한의학연은 우리의 전통의학인 한의학의 과학화, 표준화, 세계화에 더욱 주력하며 한의기술 표준체계 구축과 한의기반의 원천기술 개발, 한의정보ㆍ소재 인프라 구축에 적극 나서는 등 세계 최고의 전통의학 연구기관으로 거듭나고 있다.
대전=이준기기자 bongchu@
[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