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4년 `국립천문대`로 첫발…1999년 독립법인 성장
광학망원경ㆍGPS 전파관측 등 세계적 기술개발 성과
광학망원경ㆍGPS 전파관측 등 세계적 기술개발 성과
■ 대덕 40년, 미래 40년
(12) 한국천문연구원
광대무변한 우주를 연구 대상으로 하는 천문학은 인간의 지적 탐구심과 호기심, 창의성을 무한히 발휘할 수 있는 기초학문이다. 천문학의 발전은 인류의 삶의 질 향상과 편리함을 가져다 주며, 기초과학 발전의 토대가 돼 왔다.
특히 우리 민족은 태곳적부터 우주와 하늘을 숭상해 왔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우리 조상들은 일찍이 첨성대, 서운관, 관상감 등의 천문기관을 설치해 하늘에서 벌어지는 천문현상을 우리 삶에 적용하는 슬기를 발휘하며 높은 수준의 천문활동을 영위할 수 있었다.
한국천문연구원(이하 천문연)은 1974년 국립천문대로 이 땅에 천문우주의 역사를 쓰기 시작한 이래 정부출연연구기관 부설기관과 직속기관 등을 거쳐 1999년 국내 유일의 천문우주과학 분야의 연구기관으로 독립하면서 본격적인 천문우주시대를 연 주역으로 역할을 해 오고 있다.
◇꼬마 국립천문대 시대 열어=천문연의 태동은 1967년 2월 한국천문학회가 국립천문대 설치에 관한 건의서를 정부에 제출한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같은 해 4월 발족한 과학기술처는 한국천문학회의 건의를 받아 들여 본격적인 국립천문대 설립에 착수했다.
1974년 9월 13일 국립천문대 직제가 대통령령 7248호로 공포되면서 천문연은 이 땅에 천문우주의 역사를 써 나가기 시작했다. 초대 대장은 민영기 박사가 임명됐다.
4년 뒤인 1978년 9월 국립천문대는 소백산 천체관측소 준공을 계기로 전환점을 맞게 된다. 이 곳에 설치된 61㎝ 광학망원경을 이용해 오리온성운 관측에 성공하면서 국립천문대의 위상과 입지를 마련하는 계기가 됐다.
광학망원경을 통한 우주 천체 관측은 전파망원경 확보를 위한 우주전파관측소 건립으로 이어졌다. 1985년 12월 14m 전파망원경이 우주전파관측소에 설치됐고, 국립천문대 새 청사가 우주전파관측소 옆에 마련되면서 본격적인 대덕 시대를 열게 됐다.
◇출연연 부설기관으로 새 출발=국립천문대는 태생적인 문제로 여러 가지 난관에 부딪혔다. 낮은 보수와 공무원 체제의 경직성 등으로 당시 우수한 연구자를 확보하기 쉽지 않았던 것이다. 심지어 국립천문대에 근무하는 연구자조차 해외 유학을 떠나거나 대학으로 자리를 옮길 정도로 불안한 연구환경에 놓여 있었다. 더욱이 고가의 첨단 천체관측장비를 확보하기란 `하늘에서 별 따기' 일 정도로 어려운 일이었다.
이에 유연한 조직형태인 연구소 체제로의 전환이 절실히 요구됐다.
하지만 국립천문대 조직의 규모가 워낙 작아 독립된 연구기관이 아닌 부설 연구기관으로 존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1986년 이러한 안이 받아들여져 당시 예산규모가 다른 연구기관에 비해 컸던 한국전자통신연구소 부설기관인 천문우주과학연구소로 새롭게 태어나게 됐다. 천문우주과학연구소 초대 소장에는 김두환 박사가 선임됐다.
이 시기에는 전파천문 분야에 대한 집중적인 투자와 함께 우주과학 연구개발사업이 본격화되면서 1987년 11월 우주공학연구실이 신설됐다. 이 연구실에서 근무하던 인력들은 1989년 10월 한국기계연구원 부설 항공우주연구소로 독립해 나간 뒤 현재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설립을 주도했다.
◇통폐합 시련 딛고 성장 토대 마련=1991년 8월 정부의 `출연연 통폐합 기능 재정립 및 운영 효율화 방안'에 따라 통폐합 바람이 불었다. 규모가 작았던 천문우주과학연구소는 통폐합 대상에 포함됐고, 한국천문학회와 한국우주과학회의 거센 저항에도 불구하고 그 해 10월 한국표준과학연구소 직속기관으로 전락하면서 또 한번의 변화를 겪게 됐다.
한국표준과학연구소 천문대로 위상이 추락했으나, 불행 중 다행으로 1993년 5월 직속기관에서 부설기관으로 승격하게 됐다.
또한 연구성과 측면에서도 비약적인 성장을 거듭했다. 전파관측에 필요한 초전도체 수신기 개발을 완성하는가 하면, 이중채널 수신기까지 자체 개발해 내는 성과를 거뒀다. 무엇보다 이 시기의 대표적인 성과를 꼽으라면 국내 최대 규모의 천체관측장비를 보유한 보현산천문대 건설이다. 보현산천문대는 1992년 8월 본격적인 건립 공사에 들어가 1.8m 광학망원경을 설치해 우리나라 천문우주과학의 위상을 세계적 수준을 끌어올리는데 큰 역할을 해 오고 있다.
우주천문 분야에서는 X-선 검출기를 성공적으로 개발해 1997년 발사된 과학로켓에 탑재했다. 또한 GPS 분야에서도 괄목할 만한 결과를 만들어 아시아 지역에서 드물게 GPS 데이터로 가치를 인정받고 1994년 창설된 `국제 GPS 관측망의 핵심 관측소'로 공식 지정되는 등 국제 측지기준점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독립법인 시대 개막...글로벌 기관으로 우뚝=1999년 출연연 등의 설립운영 및 육성에 관한 법률 및 시행령이 제정되면서 천문대는 독립법인인 한국천문연구원으로 다시 태어났다. 초대 원장에는 이우백 박사가 선임됐다. 천문연은 독립법인으로 출범하면서 비로소 안정기에 접어들게 됐다.
조직이 안정화되면서 우리나라 천문우주과학 분야에 새 역사를 쓸 정도의 우수한 연구성과가 쏟아져 나왔다. 우선 전파천문 분야에서 단일 전파망원경의 분해능 한계를 뛰어넘는 한국 우주전파관측망(KVN) 구축사업을 추진하게 돼 초장거리전파간섭계에 의한 새로운 천문연구 분야를 개척할 수 있었다.
우주천문 분야에서는 2003년 우리 손으로 제작된 최초의 우주망원경(FIMS)을 과학기술위성 1호에 탑재해 성공적으로 발사했다. 이를 통해 국내에서 개발된 최초의 우주망원경으로 국내 우주관측 시대를 활짝 열었다.
아울러 우주과학 분야의 체계적인 연구를 위해 국제공동연구를 통한 대형 우주망원경 개발, 천문위성 개발, 우주환경 감시시스템 구축 등 천문우주 선진국을 향한 도약을 준비할 수 있었다.
내년 창립 40주년을 맞아 천문연은 광학천문, 전파천문, 우주과학, 기술개발 등의 분야에서 무한한 탐구심과 연구 수월성을 통해 우주시대를 선도하는 세계 최고 수준의 천문우주 연구기관으로 또 한번의 비상을 준비하고 있다.
대전=이준기기자 bongchu@
(12) 한국천문연구원
광대무변한 우주를 연구 대상으로 하는 천문학은 인간의 지적 탐구심과 호기심, 창의성을 무한히 발휘할 수 있는 기초학문이다. 천문학의 발전은 인류의 삶의 질 향상과 편리함을 가져다 주며, 기초과학 발전의 토대가 돼 왔다.
특히 우리 민족은 태곳적부터 우주와 하늘을 숭상해 왔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우리 조상들은 일찍이 첨성대, 서운관, 관상감 등의 천문기관을 설치해 하늘에서 벌어지는 천문현상을 우리 삶에 적용하는 슬기를 발휘하며 높은 수준의 천문활동을 영위할 수 있었다.
한국천문연구원(이하 천문연)은 1974년 국립천문대로 이 땅에 천문우주의 역사를 쓰기 시작한 이래 정부출연연구기관 부설기관과 직속기관 등을 거쳐 1999년 국내 유일의 천문우주과학 분야의 연구기관으로 독립하면서 본격적인 천문우주시대를 연 주역으로 역할을 해 오고 있다.
◇꼬마 국립천문대 시대 열어=천문연의 태동은 1967년 2월 한국천문학회가 국립천문대 설치에 관한 건의서를 정부에 제출한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같은 해 4월 발족한 과학기술처는 한국천문학회의 건의를 받아 들여 본격적인 국립천문대 설립에 착수했다.
1974년 9월 13일 국립천문대 직제가 대통령령 7248호로 공포되면서 천문연은 이 땅에 천문우주의 역사를 써 나가기 시작했다. 초대 대장은 민영기 박사가 임명됐다.
4년 뒤인 1978년 9월 국립천문대는 소백산 천체관측소 준공을 계기로 전환점을 맞게 된다. 이 곳에 설치된 61㎝ 광학망원경을 이용해 오리온성운 관측에 성공하면서 국립천문대의 위상과 입지를 마련하는 계기가 됐다.
광학망원경을 통한 우주 천체 관측은 전파망원경 확보를 위한 우주전파관측소 건립으로 이어졌다. 1985년 12월 14m 전파망원경이 우주전파관측소에 설치됐고, 국립천문대 새 청사가 우주전파관측소 옆에 마련되면서 본격적인 대덕 시대를 열게 됐다.
◇출연연 부설기관으로 새 출발=국립천문대는 태생적인 문제로 여러 가지 난관에 부딪혔다. 낮은 보수와 공무원 체제의 경직성 등으로 당시 우수한 연구자를 확보하기 쉽지 않았던 것이다. 심지어 국립천문대에 근무하는 연구자조차 해외 유학을 떠나거나 대학으로 자리를 옮길 정도로 불안한 연구환경에 놓여 있었다. 더욱이 고가의 첨단 천체관측장비를 확보하기란 `하늘에서 별 따기' 일 정도로 어려운 일이었다.
이에 유연한 조직형태인 연구소 체제로의 전환이 절실히 요구됐다.
하지만 국립천문대 조직의 규모가 워낙 작아 독립된 연구기관이 아닌 부설 연구기관으로 존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1986년 이러한 안이 받아들여져 당시 예산규모가 다른 연구기관에 비해 컸던 한국전자통신연구소 부설기관인 천문우주과학연구소로 새롭게 태어나게 됐다. 천문우주과학연구소 초대 소장에는 김두환 박사가 선임됐다.
이 시기에는 전파천문 분야에 대한 집중적인 투자와 함께 우주과학 연구개발사업이 본격화되면서 1987년 11월 우주공학연구실이 신설됐다. 이 연구실에서 근무하던 인력들은 1989년 10월 한국기계연구원 부설 항공우주연구소로 독립해 나간 뒤 현재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설립을 주도했다.
◇통폐합 시련 딛고 성장 토대 마련=1991년 8월 정부의 `출연연 통폐합 기능 재정립 및 운영 효율화 방안'에 따라 통폐합 바람이 불었다. 규모가 작았던 천문우주과학연구소는 통폐합 대상에 포함됐고, 한국천문학회와 한국우주과학회의 거센 저항에도 불구하고 그 해 10월 한국표준과학연구소 직속기관으로 전락하면서 또 한번의 변화를 겪게 됐다.
한국표준과학연구소 천문대로 위상이 추락했으나, 불행 중 다행으로 1993년 5월 직속기관에서 부설기관으로 승격하게 됐다.
또한 연구성과 측면에서도 비약적인 성장을 거듭했다. 전파관측에 필요한 초전도체 수신기 개발을 완성하는가 하면, 이중채널 수신기까지 자체 개발해 내는 성과를 거뒀다. 무엇보다 이 시기의 대표적인 성과를 꼽으라면 국내 최대 규모의 천체관측장비를 보유한 보현산천문대 건설이다. 보현산천문대는 1992년 8월 본격적인 건립 공사에 들어가 1.8m 광학망원경을 설치해 우리나라 천문우주과학의 위상을 세계적 수준을 끌어올리는데 큰 역할을 해 오고 있다.
우주천문 분야에서는 X-선 검출기를 성공적으로 개발해 1997년 발사된 과학로켓에 탑재했다. 또한 GPS 분야에서도 괄목할 만한 결과를 만들어 아시아 지역에서 드물게 GPS 데이터로 가치를 인정받고 1994년 창설된 `국제 GPS 관측망의 핵심 관측소'로 공식 지정되는 등 국제 측지기준점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독립법인 시대 개막...글로벌 기관으로 우뚝=1999년 출연연 등의 설립운영 및 육성에 관한 법률 및 시행령이 제정되면서 천문대는 독립법인인 한국천문연구원으로 다시 태어났다. 초대 원장에는 이우백 박사가 선임됐다. 천문연은 독립법인으로 출범하면서 비로소 안정기에 접어들게 됐다.
조직이 안정화되면서 우리나라 천문우주과학 분야에 새 역사를 쓸 정도의 우수한 연구성과가 쏟아져 나왔다. 우선 전파천문 분야에서 단일 전파망원경의 분해능 한계를 뛰어넘는 한국 우주전파관측망(KVN) 구축사업을 추진하게 돼 초장거리전파간섭계에 의한 새로운 천문연구 분야를 개척할 수 있었다.
우주천문 분야에서는 2003년 우리 손으로 제작된 최초의 우주망원경(FIMS)을 과학기술위성 1호에 탑재해 성공적으로 발사했다. 이를 통해 국내에서 개발된 최초의 우주망원경으로 국내 우주관측 시대를 활짝 열었다.
아울러 우주과학 분야의 체계적인 연구를 위해 국제공동연구를 통한 대형 우주망원경 개발, 천문위성 개발, 우주환경 감시시스템 구축 등 천문우주 선진국을 향한 도약을 준비할 수 있었다.
내년 창립 40주년을 맞아 천문연은 광학천문, 전파천문, 우주과학, 기술개발 등의 분야에서 무한한 탐구심과 연구 수월성을 통해 우주시대를 선도하는 세계 최고 수준의 천문우주 연구기관으로 또 한번의 비상을 준비하고 있다.
대전=이준기기자 bongch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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