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로프로세싱 원격 시험시설 준비 착착
3년간 330억 투입… 5월 완공 막바지 작업 분주
2020년 국산기술 실용화 위한 테스트베드 역할
지난 15일 찾은 대전 유성구의 한국원자력연구원 내 PRIDE(프라이드) 시험시설은 오는 5월 완공을 앞두고 막바지 시설 구축 작업이 한창이었다.
프라이드는 원자력연이 세계에서 처음으로 파이로프로세싱(사용후핵연료에서 우라늄 등 유용한 핵물질을 분리해 내는 기술) 모든 단위 공정을 연계한 일관공정을 공학 규모로 원격 시험할 수 있는 시설이다. 지난 2009년부터 3년간 330억원이 투입됐으며 시운전을 거쳐 올해 중에 운영될 예정이다. 사용후핵연료 재활용 기술 확보라는 측면에서 큰 의미를 갖는다.
3층 건물 규모인 프라이드 2층에 들어서자 전해환원, 전해정련, 전해제련, 염폐기물 처리장치 등 파이로프로세싱의 핵심 공정장치들과 함께 작업자 구역에는 로봇팔과 같은 양팔 서보조작기 및 원격조작기가 설치돼 있었다. 이 곳 내부에 아르곤이 채워지면 프라이드는 시운전에 들어갈 본격적인 채비를 마치게 된다.
1층에는 모의 핵연료를 고온열처리를 통해 원료물질로 제조할 수 있는 에어(공기) 셀 형태의 전처리 공정이 구축돼 있다. 프라이드는 모의시설인 만큼 사용후핵연료가 아닌 모의 핵연료를 원료물질로 사용한다.
허진목 핵주기공정기술개발부 책임연구원은 "공정장치 내부는 불순물(산소, 수분 등) 농도와 일정한 온도 조건을 유지하기 위해 비활성기체인 아르곤(Ar)이 채워지면 시운전에 들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르곤은 모의핵연료에 포함된 원료물질과의 반응을 막고 장비 및 장치들의 부식을 막아 셀 내부를 채우는 기체로 활용된다.
이처럼 프라이드 시설은 `산화물 모의연료 전처리-전해환원-전해정련-전해제련-염폐기물처리' 등을 연계한 일관 공정으로 구성돼 있다. 특히 전해정련은 사용후핵연료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우라늄을 회수하는 핵심공정의 하나로, 전체 파이로프로세싱 공정의 생산성 및 경제성을 좌우한다.
원료물질은 각 공정을 거치면서 우라늄과 초우라늄 원소, 핵분열 생성물 등이 회수하거나 분리돼 재활용할 수 있다.
프라이드의 연간 최대 처리용량은 10톤에 달하고, 공정의 최초 원료물질인 산화물 형태의 모의 핵연료는 모든 공정을 거쳐 우라늄 잉곳(덩어리)형태로 최종 산출된다.
프라이드가 가동되면 공정별 성능과 공정간 연계 운전성, 원격 운전성, 유지 보수 및 핵확산 저항성 등을 종합 평가한 뒤 실용화 규모의 파이로프로세싱 공정 구축을 위한 최적화된 설계 자료로 활용할 계획이다.
고원일 핵주기공정기술개발부 책임연구원은 "프라이드는 실제 사용후핵연료를 대신해 감손 우라늄으로 만든 모의 핵연료를 사용해 시험하는 곳으로 파이로프로세싱 기술 완성을 위한 테스트 베드 역할을 담당할 것"이라면서 "프라이드를 이용한 연구와 함께 실제 사용후핵연료를 사용하는 연구를 미국과 공동으로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원자력연은 미국과 공동연구를 통해 지난해까지 그램(g) 수준의 실험을 해 왔으며 올해부터는 킬로그램(kg) 수준의 실험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후 2020년까지 파이로프로세싱에 대한 기술성, 경제성, 핵비확산성 등을 검증한 뒤 최종 타당성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그러나, 프라이드 시설이 실용화되기까지 해결해야 할 과제가 하나 둘이 아니다. 현재 우리나라가 사용후핵연료를 재활용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는 한미 원자력협정을 개정해야 하는 일과 정부의 정책적 지원 그리고 파이로프로세싱 기술에 대한 국민적 동의가 선행돼야 비로소 오는 2025년 파이로프로세싱 종합시설을 구축할 수 있다.
김호동 핵비확산시스템연구부장은 "프라이드는 사용후핵연료를 사용하지 않고도 파이로프로세싱의 기술을 검증할 수 있도록 세계 최초로 구축된 시험시설이라는데 의미가 있다"면서 "프라이드 구축을 통해 독창적인 파이로 원천기술을 개발, 세계 파이로 연구개발을 선도해 나갈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대전=이준기기자 bongchu@
용어설명. 파이로프로세싱
고온(500∼650℃)의 용융염을 이용해 전기화학적 방법으로 사용후핵연료에서 우라늄 등 유용한 핵물질을 분리해 내는 기술이다. 공정 특성상 플루토늄의 단독 회수가 불가능해 핵확산저항성이 뛰어나고 회수한 핵물질을 4세대 원자로인 소듐냉각고속로(SFR)에서 재순환해 사용할 수 있어 우라늄 자원 활용률을 100배 가량 높이고 고준위폐기물 처분장 면적을 100분의 1로 줄일 수 있는 선진 핵연료주기기술이다. 우리나라는 지난 1997년 파이로세싱 연구를 시작해 세계적 기술 수준을 확보하고 있다.
2020년 국산기술 실용화 위한 테스트베드 역할
지난 15일 찾은 대전 유성구의 한국원자력연구원 내 PRIDE(프라이드) 시험시설은 오는 5월 완공을 앞두고 막바지 시설 구축 작업이 한창이었다.
프라이드는 원자력연이 세계에서 처음으로 파이로프로세싱(사용후핵연료에서 우라늄 등 유용한 핵물질을 분리해 내는 기술) 모든 단위 공정을 연계한 일관공정을 공학 규모로 원격 시험할 수 있는 시설이다. 지난 2009년부터 3년간 330억원이 투입됐으며 시운전을 거쳐 올해 중에 운영될 예정이다. 사용후핵연료 재활용 기술 확보라는 측면에서 큰 의미를 갖는다.
3층 건물 규모인 프라이드 2층에 들어서자 전해환원, 전해정련, 전해제련, 염폐기물 처리장치 등 파이로프로세싱의 핵심 공정장치들과 함께 작업자 구역에는 로봇팔과 같은 양팔 서보조작기 및 원격조작기가 설치돼 있었다. 이 곳 내부에 아르곤이 채워지면 프라이드는 시운전에 들어갈 본격적인 채비를 마치게 된다.
1층에는 모의 핵연료를 고온열처리를 통해 원료물질로 제조할 수 있는 에어(공기) 셀 형태의 전처리 공정이 구축돼 있다. 프라이드는 모의시설인 만큼 사용후핵연료가 아닌 모의 핵연료를 원료물질로 사용한다.
허진목 핵주기공정기술개발부 책임연구원은 "공정장치 내부는 불순물(산소, 수분 등) 농도와 일정한 온도 조건을 유지하기 위해 비활성기체인 아르곤(Ar)이 채워지면 시운전에 들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르곤은 모의핵연료에 포함된 원료물질과의 반응을 막고 장비 및 장치들의 부식을 막아 셀 내부를 채우는 기체로 활용된다.
이처럼 프라이드 시설은 `산화물 모의연료 전처리-전해환원-전해정련-전해제련-염폐기물처리' 등을 연계한 일관 공정으로 구성돼 있다. 특히 전해정련은 사용후핵연료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우라늄을 회수하는 핵심공정의 하나로, 전체 파이로프로세싱 공정의 생산성 및 경제성을 좌우한다.
원료물질은 각 공정을 거치면서 우라늄과 초우라늄 원소, 핵분열 생성물 등이 회수하거나 분리돼 재활용할 수 있다.
프라이드의 연간 최대 처리용량은 10톤에 달하고, 공정의 최초 원료물질인 산화물 형태의 모의 핵연료는 모든 공정을 거쳐 우라늄 잉곳(덩어리)형태로 최종 산출된다.
프라이드가 가동되면 공정별 성능과 공정간 연계 운전성, 원격 운전성, 유지 보수 및 핵확산 저항성 등을 종합 평가한 뒤 실용화 규모의 파이로프로세싱 공정 구축을 위한 최적화된 설계 자료로 활용할 계획이다.
고원일 핵주기공정기술개발부 책임연구원은 "프라이드는 실제 사용후핵연료를 대신해 감손 우라늄으로 만든 모의 핵연료를 사용해 시험하는 곳으로 파이로프로세싱 기술 완성을 위한 테스트 베드 역할을 담당할 것"이라면서 "프라이드를 이용한 연구와 함께 실제 사용후핵연료를 사용하는 연구를 미국과 공동으로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원자력연은 미국과 공동연구를 통해 지난해까지 그램(g) 수준의 실험을 해 왔으며 올해부터는 킬로그램(kg) 수준의 실험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후 2020년까지 파이로프로세싱에 대한 기술성, 경제성, 핵비확산성 등을 검증한 뒤 최종 타당성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그러나, 프라이드 시설이 실용화되기까지 해결해야 할 과제가 하나 둘이 아니다. 현재 우리나라가 사용후핵연료를 재활용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는 한미 원자력협정을 개정해야 하는 일과 정부의 정책적 지원 그리고 파이로프로세싱 기술에 대한 국민적 동의가 선행돼야 비로소 오는 2025년 파이로프로세싱 종합시설을 구축할 수 있다.
김호동 핵비확산시스템연구부장은 "프라이드는 사용후핵연료를 사용하지 않고도 파이로프로세싱의 기술을 검증할 수 있도록 세계 최초로 구축된 시험시설이라는데 의미가 있다"면서 "프라이드 구축을 통해 독창적인 파이로 원천기술을 개발, 세계 파이로 연구개발을 선도해 나갈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대전=이준기기자 bongchu@
용어설명. 파이로프로세싱
고온(500∼650℃)의 용융염을 이용해 전기화학적 방법으로 사용후핵연료에서 우라늄 등 유용한 핵물질을 분리해 내는 기술이다. 공정 특성상 플루토늄의 단독 회수가 불가능해 핵확산저항성이 뛰어나고 회수한 핵물질을 4세대 원자로인 소듐냉각고속로(SFR)에서 재순환해 사용할 수 있어 우라늄 자원 활용률을 100배 가량 높이고 고준위폐기물 처분장 면적을 100분의 1로 줄일 수 있는 선진 핵연료주기기술이다. 우리나라는 지난 1997년 파이로세싱 연구를 시작해 세계적 기술 수준을 확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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