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산업진흥법 개정` 대기업 참여제한 효과 주목
최저가입찰제 폐지ㆍSW개발자 처우개선 과제로
최저가입찰제 폐지ㆍSW개발자 처우개선 과제로
■ 희망코리아 스타트 어게인-IT경제가 일자리다
대중소 상생이 경제민주화로 진화한다. 재벌과 중소기업이 `함께 발전하자'는 동반성장에서 균형성장, 안정과 분배, 시장지배력과 경제력 남용 방지가 더욱 강조된 경제민주화로 재탄생하는 것이다.
`경제'와 `민주화'가 역설적이라는 반응도 있지만, 크게는 시장경제의 문제점을 보완하려는 노력의 일환으로 받아들여진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경제민주화를 우선 과제로 꼽은 만큼 2013년 새 정부에서 IT분야 생태계 문제 역시 화두로 떠오를 전망이다.
박 당선인은 "지금과 같은 대기업으로 성장하기까지 많은 국민의 뒷받침과 희생이 있었고 국가 지원도 많았기 때문에 국민기업의 성격도 크다"고 강조했다.
이어 △구조조정ㆍ정리해고 자제 △정년까지 고용보장 △중소기업 영역ㆍ골목상권 보호 △과도한 부동산 투자 방지 등을 주문했다. 이는 구체적으로 경제적 약자의 권익 보호와 공정거래 관련법의 집행 체계 획기적 개선, 대기업집단 관련 불법행위나 총수 일가의 사익 편취 엄격 대처, 기업 지배구조 개선 등으로 풀이된다.
◇SW산업진흥법 개정안 시행=지난해 통과된 소프트웨어(SW)산업진흥법 개정안은 국내 IT서비스 시장 질서를 대기업 중심에서 중소 SW전문기업 위주로 바꾸기 위해 내린 극단적인 처방이다. 그간 IT 업계 내에선 발주자, 대기업, 중소기업 등 사이에서 관행적으로 이뤄진 단가 후려치기, 하청구조, 불공정 거래 등의 문제가 끊임없이 부각돼 왔다.
최근 수년 간 IT 업계의 잘못된 관행이 SW 경쟁력을 저하시키고 중소기업 육성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었다. 기업들이 치열한 IT 프로젝트 수주경쟁을 벌이면서 저가로 사업을 수주하고 이를 다시 `갑을병정'식으로 하청, 재하청을 주는 것이 문제가 됐다.
대기업은 저가 수주로 인한 손실을 만회하기 위해 하청을 주고 다시 하청을 받은 기업들이 재하청을 주는 구조가 생겨버린 것이다. 이런 구조는 기업들의 경쟁력을 약화시키는 것은 물론 프로젝트 완성도도 저해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았다.
한 SW 기업 관계자는 "명목상 대기업이 수주를 하고 실제 프로젝트 수행을 하청업체들이 하는 경우도 있다"며 "중소 하청업체들은 저가로 프로젝트를 하면서 경쟁력을 키우기 어렵다"고 말했다.
SW산업진흥법 개정안 통과 이전에도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는 80억원 미만의 공공 SW사업에 대해 연매출 8000억원 이상 대기업의 참여를 제한하고, 40억∼80억원 규모의 공공 SW사업은 연매출 8000억원 미만의 대기업만 참여할 수 있도록 규제방안을 마련해 시행했었다. 하지만 이런 방안에도 불구하고 관행이 고쳐지지 않는다는 지적이 있어왔다.
이번 SW산업진흥법 개정이 국내 IT 생태계에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올 것인지에 대해선 아직도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올해부터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소속 IT 대기업은 공공 SW사업에 참여할 수 없다. 정부가 강력한 처방을 내놓은 것이다. 대기업의 공공 정보화 사업 참여 제한을 놓고 발주자, 대기업, 중소기업간에 입장이 첨예하게 엇갈렸으며, 예외 조항 등을 놓고 아직도 의견이 분분한 상태이다.
◇공생발전을 위한 과제는=IT 업계는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상생할 수 있는 IT 생태계를 만들어야 한다는데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정부의 의지도 있지만, 대기업 스스로도 양질의 파트너사 양성을 위해 솔루션과 기술공유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그 방법론을 놓고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각기 다른 입장을 보여 왔다. 중소기업들은 대기업 등의 불공정 행위를 막는 규제가 더욱 강력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대기업은 과도한 규제를 우려하고 있다. SW산업진흥법까지 개정된 만큼 중소 SW 전문기업들이 주도를 해 산업을 성장 발전시켜 나갈 수 있도록 부족한 부분을 채워나가는 게 무엇보다 중요한 시점이다.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소속 기업의 공공 SW사업 참여 제한이 처음 시행되는 만큼 부작용을 걱정하는 시각도 많다. 대기업의 빈자리를 외국계 기업이 독식할 것이란 지적이나 대형 프로젝트 수행 경험이 부족한 중소기업이 자칫 실수를 할 경우 규모가 크지 않은 해당 기업의 도산뿐 아니라 공공 정보화의 역행까지 우려된다는 시각도 있다. 발주자는 대기업 참여 전면 제한에 따른 민감한 공공 프로젝트의 안정성을 걱정하고 있고, 대기업에선 공공사업에 종사하는 직원들의 거취 문제도 대두됐다.
따라서 다각도의 보완책을 만들어가면서 중소 SW전문기업들이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토양을 잘 가꿔 나가는데 총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 IT서비스 산업을 더 선진화하고 국제 경쟁력을 갖추게 하기 위해서는 국내 IT서비스 산업과 시장이 대기업 위주로 형성돼 상대적으로 소외됐던 중소ㆍ중견기업들의 성장발전을 함께 이끌어 내야 한다.
SI 대기업이 그 동안 해왔던 것처럼 저가로 수주해 손해를 보는 부문을 중소 및 중견기업에 전가하는 경우는 반드시 없어져야만 하는 게 당연하다. 그동안 중소 SW전문기업들이 지적해 왔던 이러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주요 방안 중 하나가 분리발주이다. 또 발주단가를 현실화해야 하고, 최저가 입찰제를 폐지해야 한다. 대기업과 중소기업간의 불공정거래도 공정거래위원회를 통한 불공정하도급 차원에서 정리해 나가야 한다.
또 IT업계에선 SW 개발자들의 열악한 처우에 대해서도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상생을 얘기하지만 실제로 일을 하는 개발자들에 대한 이야기는 없다"며 "정부가 중소기업 이야기를 듣고 정책을 추진한다고 하는데, 그것은 중소기업 사장, 임원들의 말을 듣는 것으로, 개발자들의 목소리도 들을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대규모 SI 사업을 통해 축적한 경험과 노하우라는 경쟁력을 갖고 있는 IT서비스 대기업들은 SW산업진흥법 개정을 계기로 해외 진출과 새로운 분야로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 이에 대해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뒤따라야 한다.
박근혜 당선인은 "대기업은 글로벌 해외기업을 상대로 경쟁해야 한다"며 "우리 공동체 전체와의 상생을 추구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기업이냐, 중소기업이냐를 떠나 상호보완 관계를 유지해 모두가 성장, 발전하는 시장을 형성하는 게 가장 합리적이라는 데 이견이 있을 수 없다.
어른과 아이의 역할이 다른 것처럼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해야 할 역할도 다르다. 건설 분야는 종합건설업체와 전문건설업체가 각기 다른 역할을 하고 상호보완하면서 성장하고 있다. IT 업계도 마찬가지다. 막강한 자금력과 영업력을 가진 SI 대기업은 전체적인 그림을 그리고 설계를 하며, 그림과 설계에 맞춰 중소중견기업들을 건전하게 참여시키는 것이 필요하다. 다만 어른은 아이가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심화영ㆍ강진규기자 dorothy@
대중소 상생이 경제민주화로 진화한다. 재벌과 중소기업이 `함께 발전하자'는 동반성장에서 균형성장, 안정과 분배, 시장지배력과 경제력 남용 방지가 더욱 강조된 경제민주화로 재탄생하는 것이다.
`경제'와 `민주화'가 역설적이라는 반응도 있지만, 크게는 시장경제의 문제점을 보완하려는 노력의 일환으로 받아들여진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경제민주화를 우선 과제로 꼽은 만큼 2013년 새 정부에서 IT분야 생태계 문제 역시 화두로 떠오를 전망이다.
박 당선인은 "지금과 같은 대기업으로 성장하기까지 많은 국민의 뒷받침과 희생이 있었고 국가 지원도 많았기 때문에 국민기업의 성격도 크다"고 강조했다.
이어 △구조조정ㆍ정리해고 자제 △정년까지 고용보장 △중소기업 영역ㆍ골목상권 보호 △과도한 부동산 투자 방지 등을 주문했다. 이는 구체적으로 경제적 약자의 권익 보호와 공정거래 관련법의 집행 체계 획기적 개선, 대기업집단 관련 불법행위나 총수 일가의 사익 편취 엄격 대처, 기업 지배구조 개선 등으로 풀이된다.
◇SW산업진흥법 개정안 시행=지난해 통과된 소프트웨어(SW)산업진흥법 개정안은 국내 IT서비스 시장 질서를 대기업 중심에서 중소 SW전문기업 위주로 바꾸기 위해 내린 극단적인 처방이다. 그간 IT 업계 내에선 발주자, 대기업, 중소기업 등 사이에서 관행적으로 이뤄진 단가 후려치기, 하청구조, 불공정 거래 등의 문제가 끊임없이 부각돼 왔다.
최근 수년 간 IT 업계의 잘못된 관행이 SW 경쟁력을 저하시키고 중소기업 육성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었다. 기업들이 치열한 IT 프로젝트 수주경쟁을 벌이면서 저가로 사업을 수주하고 이를 다시 `갑을병정'식으로 하청, 재하청을 주는 것이 문제가 됐다.
대기업은 저가 수주로 인한 손실을 만회하기 위해 하청을 주고 다시 하청을 받은 기업들이 재하청을 주는 구조가 생겨버린 것이다. 이런 구조는 기업들의 경쟁력을 약화시키는 것은 물론 프로젝트 완성도도 저해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았다.
한 SW 기업 관계자는 "명목상 대기업이 수주를 하고 실제 프로젝트 수행을 하청업체들이 하는 경우도 있다"며 "중소 하청업체들은 저가로 프로젝트를 하면서 경쟁력을 키우기 어렵다"고 말했다.
SW산업진흥법 개정안 통과 이전에도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는 80억원 미만의 공공 SW사업에 대해 연매출 8000억원 이상 대기업의 참여를 제한하고, 40억∼80억원 규모의 공공 SW사업은 연매출 8000억원 미만의 대기업만 참여할 수 있도록 규제방안을 마련해 시행했었다. 하지만 이런 방안에도 불구하고 관행이 고쳐지지 않는다는 지적이 있어왔다.
이번 SW산업진흥법 개정이 국내 IT 생태계에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올 것인지에 대해선 아직도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올해부터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소속 IT 대기업은 공공 SW사업에 참여할 수 없다. 정부가 강력한 처방을 내놓은 것이다. 대기업의 공공 정보화 사업 참여 제한을 놓고 발주자, 대기업, 중소기업간에 입장이 첨예하게 엇갈렸으며, 예외 조항 등을 놓고 아직도 의견이 분분한 상태이다.
◇공생발전을 위한 과제는=IT 업계는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상생할 수 있는 IT 생태계를 만들어야 한다는데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정부의 의지도 있지만, 대기업 스스로도 양질의 파트너사 양성을 위해 솔루션과 기술공유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그 방법론을 놓고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각기 다른 입장을 보여 왔다. 중소기업들은 대기업 등의 불공정 행위를 막는 규제가 더욱 강력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대기업은 과도한 규제를 우려하고 있다. SW산업진흥법까지 개정된 만큼 중소 SW 전문기업들이 주도를 해 산업을 성장 발전시켜 나갈 수 있도록 부족한 부분을 채워나가는 게 무엇보다 중요한 시점이다.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소속 기업의 공공 SW사업 참여 제한이 처음 시행되는 만큼 부작용을 걱정하는 시각도 많다. 대기업의 빈자리를 외국계 기업이 독식할 것이란 지적이나 대형 프로젝트 수행 경험이 부족한 중소기업이 자칫 실수를 할 경우 규모가 크지 않은 해당 기업의 도산뿐 아니라 공공 정보화의 역행까지 우려된다는 시각도 있다. 발주자는 대기업 참여 전면 제한에 따른 민감한 공공 프로젝트의 안정성을 걱정하고 있고, 대기업에선 공공사업에 종사하는 직원들의 거취 문제도 대두됐다.
따라서 다각도의 보완책을 만들어가면서 중소 SW전문기업들이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토양을 잘 가꿔 나가는데 총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 IT서비스 산업을 더 선진화하고 국제 경쟁력을 갖추게 하기 위해서는 국내 IT서비스 산업과 시장이 대기업 위주로 형성돼 상대적으로 소외됐던 중소ㆍ중견기업들의 성장발전을 함께 이끌어 내야 한다.
SI 대기업이 그 동안 해왔던 것처럼 저가로 수주해 손해를 보는 부문을 중소 및 중견기업에 전가하는 경우는 반드시 없어져야만 하는 게 당연하다. 그동안 중소 SW전문기업들이 지적해 왔던 이러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주요 방안 중 하나가 분리발주이다. 또 발주단가를 현실화해야 하고, 최저가 입찰제를 폐지해야 한다. 대기업과 중소기업간의 불공정거래도 공정거래위원회를 통한 불공정하도급 차원에서 정리해 나가야 한다.
또 IT업계에선 SW 개발자들의 열악한 처우에 대해서도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상생을 얘기하지만 실제로 일을 하는 개발자들에 대한 이야기는 없다"며 "정부가 중소기업 이야기를 듣고 정책을 추진한다고 하는데, 그것은 중소기업 사장, 임원들의 말을 듣는 것으로, 개발자들의 목소리도 들을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대규모 SI 사업을 통해 축적한 경험과 노하우라는 경쟁력을 갖고 있는 IT서비스 대기업들은 SW산업진흥법 개정을 계기로 해외 진출과 새로운 분야로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 이에 대해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뒤따라야 한다.
박근혜 당선인은 "대기업은 글로벌 해외기업을 상대로 경쟁해야 한다"며 "우리 공동체 전체와의 상생을 추구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기업이냐, 중소기업이냐를 떠나 상호보완 관계를 유지해 모두가 성장, 발전하는 시장을 형성하는 게 가장 합리적이라는 데 이견이 있을 수 없다.
어른과 아이의 역할이 다른 것처럼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해야 할 역할도 다르다. 건설 분야는 종합건설업체와 전문건설업체가 각기 다른 역할을 하고 상호보완하면서 성장하고 있다. IT 업계도 마찬가지다. 막강한 자금력과 영업력을 가진 SI 대기업은 전체적인 그림을 그리고 설계를 하며, 그림과 설계에 맞춰 중소중견기업들을 건전하게 참여시키는 것이 필요하다. 다만 어른은 아이가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심화영ㆍ강진규기자 doroth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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