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도살인(借刀殺人)'은 안자춘추(晏子春秋)에 나오는 `이도살삼사(二桃殺三士)'의 고사에서 유래한다. 중국 춘추시대 제(濟)나라의 명재상 안영은 충성심 높고 빼어난 장수를 대장으로 등용코자 하였으나 왕의 총애를 바탕으로 안하무인의 권력을 휘두르는 세 명의 장사인 공손첩ㆍ고자야ㆍ전재강이 큰 걸림돌이었다. 안영은 이들을 제거하려고 노나라 소공을 영접하는 자리에서 복숭아 여섯 개를 왕과 소공(召公)에게 바쳤다. 왕과 소공이 각각 한 개씩을 먹고 안영과 노나라 사신에게 한 개씩을 하사하고 남은 복숭아 두 개는 신하 가운데 공이 큰 두 사람에게 나누어 주라고 해 결국 세 사람을 이간질 시켜 자결하게 만든다. 공자는 후일 이 일화를 두고 "안영은 복숭아 두 개로써 남의 칼을 빌려 사람을 죽였으니 이것은 의로운 일이 아니다"고 하였다. 여기에서 유래한 말이 차도살인이다. 이는 자기의 힘을 보존하면서 교묘하게 남의 힘을 빌려 적을 공격하는 것으로 차도살인의 묘미는 바로 차(借)에 있다. 자기가 직접 적진에 뛰어들어 위험을 감수하지 않아도 되고, 더구나 죄명을 뒤집어 쓸 필요가 없으니 비난받을 염려도 없다.
최근 삼성과 애플의 특허 분쟁에 전 세계인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애플은 디자인, 기술특허를 앞세워 삼성의 전략제품을 판매하지 못하도록 한 반면 삼성은 3G 통신 특허를 통해 애플을 압박하는 전략을 써왔다. 삼성과 애플뿐 아니라 구글과 MS간 특허전쟁도 막이 오르고 있다. 특허 침해 관련 소송이 증가하면서 IT관련 기업들은 특허 소송에 대한 방어 전략 수립에 골몰하고 있다. 그 중심에는 스마트폰이 있다. 스마트폰은 각 분야의 기술이 집약된 장치로 여러 산업분야와 다양한 기업들의 이해관계와 특허권이 복잡하게 얽힌 생태계를 구성하고 있다.
현재 스마트폰을 둘러싼 특허분쟁은 제조사는 물론, 오라클ㆍ코닥 등 웹 및 디지털 카메라 업체와 NPEs(특허전문회사) 등이 가세해 복잡하게 얽혀있다. 모바일 생태계가 방송과 미디어ㆍ금융ㆍ전자상거래 등 다양한 영역으로 확대되면서 전체 IT산업을 아우르는 영역으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기업의 전략도 변화하고 있다. 특허확보를 위해 나서고 있는 것이 그것이다. 지난해 구글이 모토로라를 인수한 것은 애플과 MS의 특허공격을 방어하기 위한 것이 목적이었다. 최근 애플의 행보는 상상을 초월한다. 모바일 원천특허가 부족한 애플은 MSㆍRIMㆍ에릭슨 등과 합작하여 6000여 개의 통신특허를 보유한 캐나다 통신기업 노텔을 인수했으며, 특허사냥꾼으로 불리는 `인텔렉추얼 벤쳐스 매니지먼트'와도 컨소시엄을 구성해 코닥의 특허 매입 등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특허괴물이라고도 불리는 특허사냥꾼의 핵심 전략은 IT분야를 중심으로 특허를 다량 출원하여 기술 그물을 만들거나, 중소기업 또는 폐업한 회사의 특허를 경매를 통해 헐값에 구입한다. 그들은 이를 공격 무기로 삼아 시장에서 기득권을 지닌 삼성이나 노키아 등과 같은 최고의 기업을 상대로 특허소송을 진행한다. 그리고 최고기업이 특허소송에서 패소하면 나머지 기업들은 싸워볼 의사를 상실하고 특허사냥꾼의 요구조건을 순수하게 받아들이게 하는 전략을 구사하여 멀쩡한 기업을 폐사시키는 경우도 있다. 한때 `블랙베리(Black Berry)'로 스마트폰 업계에 명성을 떨친 `리서치 인 모션(RIM)은 특허기술지주기업인 NPT와의 특허 소송 결과 패소하여 6억1250만 달러를 지급하기로 합의했다. NPT는 직원 한 명, 생산설비 하나 없는 이른바 페이퍼 컴퍼니였다.
특허소송에 휘말리면 기업 이미지 저하는 물론 막대한 경제적 타격을 입고 회복불능의 상태로 추락하기도 한다. 일부 기업들은 특허 사냥꾼을 이용하여 고객의 눈을 속이고 소송을 제기하여 경쟁기업에 막대한 타격을 입힘으로써 경쟁우위를 차지하려는 시도를 끊임없이 전개하고 있다. 현대판 차도살인이라 볼 수 있다. 특허사냥꾼들은 합법적으로 위장하고 있기 때문에 적극적인 대응전략과 특허의 선점이 필요하다. 우리 기업이 특허사냥꾼에게 당하고 있을 수만은 없다. 필요하다면 우리도 차도살인의 전략을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 공자의 말대로 의로운 일은 아니지만 상대 기업의 악의적인 전략에는 차도살인지계를 써서라도 방어해야 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
박종구 한국폴리텍대학 이사장
최근 삼성과 애플의 특허 분쟁에 전 세계인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애플은 디자인, 기술특허를 앞세워 삼성의 전략제품을 판매하지 못하도록 한 반면 삼성은 3G 통신 특허를 통해 애플을 압박하는 전략을 써왔다. 삼성과 애플뿐 아니라 구글과 MS간 특허전쟁도 막이 오르고 있다. 특허 침해 관련 소송이 증가하면서 IT관련 기업들은 특허 소송에 대한 방어 전략 수립에 골몰하고 있다. 그 중심에는 스마트폰이 있다. 스마트폰은 각 분야의 기술이 집약된 장치로 여러 산업분야와 다양한 기업들의 이해관계와 특허권이 복잡하게 얽힌 생태계를 구성하고 있다.
현재 스마트폰을 둘러싼 특허분쟁은 제조사는 물론, 오라클ㆍ코닥 등 웹 및 디지털 카메라 업체와 NPEs(특허전문회사) 등이 가세해 복잡하게 얽혀있다. 모바일 생태계가 방송과 미디어ㆍ금융ㆍ전자상거래 등 다양한 영역으로 확대되면서 전체 IT산업을 아우르는 영역으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기업의 전략도 변화하고 있다. 특허확보를 위해 나서고 있는 것이 그것이다. 지난해 구글이 모토로라를 인수한 것은 애플과 MS의 특허공격을 방어하기 위한 것이 목적이었다. 최근 애플의 행보는 상상을 초월한다. 모바일 원천특허가 부족한 애플은 MSㆍRIMㆍ에릭슨 등과 합작하여 6000여 개의 통신특허를 보유한 캐나다 통신기업 노텔을 인수했으며, 특허사냥꾼으로 불리는 `인텔렉추얼 벤쳐스 매니지먼트'와도 컨소시엄을 구성해 코닥의 특허 매입 등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특허괴물이라고도 불리는 특허사냥꾼의 핵심 전략은 IT분야를 중심으로 특허를 다량 출원하여 기술 그물을 만들거나, 중소기업 또는 폐업한 회사의 특허를 경매를 통해 헐값에 구입한다. 그들은 이를 공격 무기로 삼아 시장에서 기득권을 지닌 삼성이나 노키아 등과 같은 최고의 기업을 상대로 특허소송을 진행한다. 그리고 최고기업이 특허소송에서 패소하면 나머지 기업들은 싸워볼 의사를 상실하고 특허사냥꾼의 요구조건을 순수하게 받아들이게 하는 전략을 구사하여 멀쩡한 기업을 폐사시키는 경우도 있다. 한때 `블랙베리(Black Berry)'로 스마트폰 업계에 명성을 떨친 `리서치 인 모션(RIM)은 특허기술지주기업인 NPT와의 특허 소송 결과 패소하여 6억1250만 달러를 지급하기로 합의했다. NPT는 직원 한 명, 생산설비 하나 없는 이른바 페이퍼 컴퍼니였다.
특허소송에 휘말리면 기업 이미지 저하는 물론 막대한 경제적 타격을 입고 회복불능의 상태로 추락하기도 한다. 일부 기업들은 특허 사냥꾼을 이용하여 고객의 눈을 속이고 소송을 제기하여 경쟁기업에 막대한 타격을 입힘으로써 경쟁우위를 차지하려는 시도를 끊임없이 전개하고 있다. 현대판 차도살인이라 볼 수 있다. 특허사냥꾼들은 합법적으로 위장하고 있기 때문에 적극적인 대응전략과 특허의 선점이 필요하다. 우리 기업이 특허사냥꾼에게 당하고 있을 수만은 없다. 필요하다면 우리도 차도살인의 전략을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 공자의 말대로 의로운 일은 아니지만 상대 기업의 악의적인 전략에는 차도살인지계를 써서라도 방어해야 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
박종구 한국폴리텍대학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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