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전 신용카드 대란 이후 한국사회가 금융 및 경제교육의 필요성을 절감하던 시기에 필자가 속한 JA Korea(Junior Achievement, 이하 JA)는 설립되었다. JA(주니어 어치브먼트)는 1919년 설립돼 세계 100여 개 국가에서 청소년들에게 무료로 경제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이 분야에서 세계 최대규모이다. JA Korea는 2002년 한국에서 설립돼 지난해 11월부터 한국 씨티은행과 다문화 청소년을 위한 멘토링 프로그램을 공동 실시하고 있다.
JA는 청소년들에게 시장경제와 기업경영 등에 관한 체험교육을 통해 미래 자신의 삶을 스스로 개척할 수 있는 건강한 경제인으로 성장시키는 것을 목표로 설립된 비영리 경제교육 기관이다. 정부의 지원 없이 주로 개인ㆍ기업ㆍ재단의 후원을 받아 운영되며 이 중 기업의 사회공헌기금이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다소 실현되기 어려운 성격의 기관으로 쉽지 않은 운영구조이지만, 경제교육의 중요성을 깨닫고 다음 세대들을 성공적으로 육성하는데 동참하려는 여러 국내 및 다국적기업의 후원과 참여로 현재까지 51만 명이 넘는 청소년들에게 체계적인 경제 교육을 제공할 수 있었다.
지난 10년 동안 인연을 맺어 온 수많은 기업들 중 한 외국계 기업과의 첫 만남의 순간이 아직도 기억 속에 생생하게 남아있다. 처음 프로그램을 시작하기 위해 한국 씨티은행의 사회 공헌팀을 만났을 때 담당자는 이렇게 첫 질문을 던졌다. "우리는 수혜를 입는 학생 수 보다 학생과 소속 학교, 나아가 지역사회가 이 프로그램을 통해 얼마나 변화할 수 있는지에 관심이 있습니다. 어느 정도 지속적으로 지원하면 저희의 기대치를 달성할 수 있을까요?" 순간 허를 찔린 듯한 기분에 얼굴이 뜨거워졌다. 프로그램 제안 시 사회공헌 기부금 대비 수혜 학생수가 많은 점을 늘상 강조해 왔지만 단 한번도 장기적인 공동체의 변화를 염두에 둔 적은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 후 그 기업은 매년 임직원들이 직접 참여해 평소 경제 생활 및 직장에서 체득한 경험과 노하우를 학생들에게 전수하기도 하고, 학생들을 회사로 초청해 현장 탐방 학습의 기회를 제공하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소외 받는 저소득층 가정과 이주 여성 가정으로 교육 대상을 확장해 실질적인 생활 수준 개선을 위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기도 했다. 상대적으로 많은 노력과 비용이 소요되었지만 수혜자 수를 늘리기 위한 대규모 집합 교육과는 분명히 질적으로 차별화된 프로그램이었고, 일시적으로 드러나는 성과 보다는 장기적으로 수혜자의 삶의 질 개선과 성공을 돕는 진정한 의미의 사회공헌을 실천한 사례였다.
이 같이 지금 시대가 요구하는 사회공헌은 지원 및 수혜 규모 등 숫자로 보여주는 활동이 아니라 대상자에게 장기적이고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활동이어야 한다. 전문가들이 공익을 위하여 자신의 재능을 무료로 기부하는 `프로보노' 활동도 이 중 하나이다.
처음에는 법조계에서 경제적 여유가 없는 사회적 약자들에게 무보수로 변론이나 자문을 해 주는 봉사활동의 의미로 시작되었지만 이제는 `전문성 기부'로 그 의미가 확장되어 금융계를 포함한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사회공헌 활동의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기업 사회공헌에 대한 인식이 보편화될수록 기업 및 NGO 관계자들은 비용 대비 수혜자 숫자만으로 효과를 평가하는 실적 위주의 사회공헌 방식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보다 다면적이고 실질적인 효과 측정 방법이 무엇일지 함께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기업 사회공헌 활동의 성패는 개별 기업의 가치관에 따라 다를 수 있다. 하지만 CSR(기업의 사회적 책임)의 진정성과 지속성, 직원의 참여 이 세 박자가 조화를 이뤄야 함은 분명하다. 이렇게 함으로써 기업의 모든 사회공헌 활동들이 대상자와 지역사회의 실질적 변화와 성공을 가져올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이는 NGO가 기업의 기부금을 투명하고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기본적인 책무를 이행할 때 가능한 일일 것이다.
여문환 JA Korea(Junior Achievement)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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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는 청소년들에게 시장경제와 기업경영 등에 관한 체험교육을 통해 미래 자신의 삶을 스스로 개척할 수 있는 건강한 경제인으로 성장시키는 것을 목표로 설립된 비영리 경제교육 기관이다. 정부의 지원 없이 주로 개인ㆍ기업ㆍ재단의 후원을 받아 운영되며 이 중 기업의 사회공헌기금이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다소 실현되기 어려운 성격의 기관으로 쉽지 않은 운영구조이지만, 경제교육의 중요성을 깨닫고 다음 세대들을 성공적으로 육성하는데 동참하려는 여러 국내 및 다국적기업의 후원과 참여로 현재까지 51만 명이 넘는 청소년들에게 체계적인 경제 교육을 제공할 수 있었다.
지난 10년 동안 인연을 맺어 온 수많은 기업들 중 한 외국계 기업과의 첫 만남의 순간이 아직도 기억 속에 생생하게 남아있다. 처음 프로그램을 시작하기 위해 한국 씨티은행의 사회 공헌팀을 만났을 때 담당자는 이렇게 첫 질문을 던졌다. "우리는 수혜를 입는 학생 수 보다 학생과 소속 학교, 나아가 지역사회가 이 프로그램을 통해 얼마나 변화할 수 있는지에 관심이 있습니다. 어느 정도 지속적으로 지원하면 저희의 기대치를 달성할 수 있을까요?" 순간 허를 찔린 듯한 기분에 얼굴이 뜨거워졌다. 프로그램 제안 시 사회공헌 기부금 대비 수혜 학생수가 많은 점을 늘상 강조해 왔지만 단 한번도 장기적인 공동체의 변화를 염두에 둔 적은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 후 그 기업은 매년 임직원들이 직접 참여해 평소 경제 생활 및 직장에서 체득한 경험과 노하우를 학생들에게 전수하기도 하고, 학생들을 회사로 초청해 현장 탐방 학습의 기회를 제공하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소외 받는 저소득층 가정과 이주 여성 가정으로 교육 대상을 확장해 실질적인 생활 수준 개선을 위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기도 했다. 상대적으로 많은 노력과 비용이 소요되었지만 수혜자 수를 늘리기 위한 대규모 집합 교육과는 분명히 질적으로 차별화된 프로그램이었고, 일시적으로 드러나는 성과 보다는 장기적으로 수혜자의 삶의 질 개선과 성공을 돕는 진정한 의미의 사회공헌을 실천한 사례였다.
이 같이 지금 시대가 요구하는 사회공헌은 지원 및 수혜 규모 등 숫자로 보여주는 활동이 아니라 대상자에게 장기적이고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활동이어야 한다. 전문가들이 공익을 위하여 자신의 재능을 무료로 기부하는 `프로보노' 활동도 이 중 하나이다.
처음에는 법조계에서 경제적 여유가 없는 사회적 약자들에게 무보수로 변론이나 자문을 해 주는 봉사활동의 의미로 시작되었지만 이제는 `전문성 기부'로 그 의미가 확장되어 금융계를 포함한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사회공헌 활동의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기업 사회공헌에 대한 인식이 보편화될수록 기업 및 NGO 관계자들은 비용 대비 수혜자 숫자만으로 효과를 평가하는 실적 위주의 사회공헌 방식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보다 다면적이고 실질적인 효과 측정 방법이 무엇일지 함께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기업 사회공헌 활동의 성패는 개별 기업의 가치관에 따라 다를 수 있다. 하지만 CSR(기업의 사회적 책임)의 진정성과 지속성, 직원의 참여 이 세 박자가 조화를 이뤄야 함은 분명하다. 이렇게 함으로써 기업의 모든 사회공헌 활동들이 대상자와 지역사회의 실질적 변화와 성공을 가져올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이는 NGO가 기업의 기부금을 투명하고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기본적인 책무를 이행할 때 가능한 일일 것이다.
여문환 JA Korea(Junior Achievement)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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