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레이드앤소울`vs`디아블로3`…엔씨소프트ㆍ블리자드 네번째 맞대결
미국 게임업체 블리자드의`디아블로3'가 전 세계적으로 폭발적인 흥행을 이어가는 상황에서, 대한민국 대표 게임업체인 엔씨소프트가 `블레이드앤소울'의 상반기 출시일정을 확정했다. 한-미 양국 게임업계 정상의 네 번째 맞대결이라는 점에서 초미의 관심사가 되고 있다.
양사는 오랜 개발기간 동안 거액의 제작비를 투입, 제품을 생산하며 제품 발매주기에 오랜 시간이 걸린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특히 양사 주요 작품들도 매번 비슷한 시기에 출시돼 맞대결을 펼쳐왔다. 특히, 엔씨소프트가 큰 기로에 직면할 때 마다 양사간 맞대결이 펼쳐지며 팽팽한 긴장관계를 이어왔다.
양사는 지난 98년, 각각 `리니지'와 `스타크래프트'를 출시하며 국내 시장에서 첫 맞대결을 펼쳤다. 스타크래프트가 국민게임으로 자리잡으며 PC방 열기를 주도했다면, 리니지도 성인층을 중심으로 굳건한 지지층을 형성하며 양측이 서로 윈-윈하며 독자적인 시장을 형성했다. 양사 게임들은 IMF를 맞은 상황에서 국내 게임시장이 급속도로 성장하는 발판을 마련했고, `게임산업은 불황을 먹고 피는 장미'라는 격언도 이 당시 성립됐다.
이때 시작된 양사의 대립구도는 이후 10여년간 이어졌다. 2000년 출시된 `디아블로2'가 선풍적인 인기를 몰고 오며 스타크래프트와 함께 국내 시장을 `쌍끌이'로 석권했고 리니지는 이에 맞서 힘겨운 싸움을 펼쳐야 했다.
엔씨소프트는 2003년 5월, 코스닥에서 유가증권시장으로 이전했고 제작중인 `리니지2'의 성공이 절실한 상황이 됐다. 블리자드의 모회사인 비벤디가 블리자드를 포함한 비벤디 게임사업부 매각을 추진하면서, 당시 불확실성에 휩싸였던 블리자드도 제작중인 MMORPG `월드오브워크래프트'의 성공을 갈망하는 상황이 연출됐다.
당시 리니지2 제작을 총괄했던 배재현 전무는 "월드오브워크래프트와 맞대결을 염두에 두고, 리니지2의 상용서비스를 2003년 10월에 단행했으나 예상보다 블리자드의 출시가 늦어졌다"며 "이를 예측했다면 리니지2도 좀 더 여유를 두고 출시했을 것"이라고 회상했다.
2004년 선보인 월드오브워크래프트는 전 세계 시장을 석권, MMORPG 장르 최고봉으로 자부했던 엔씨의 위상을 넘어섰다. 그러나 국내 시장에선 리니지2가 월드오브워크래프트와 호각세를 보이며 한국 게임시장을 내 주는 것은 막았다.
리니지에 이어 리니지2를 성공시키며 성장세를 이어갔던 엔씨소프트는 2008년 들어 또 한 차례 위기를 맞았다. 2004년 이후 4년간 연매출이 3000억원 중반대로 고착됐고 아이온의 개발은 크게 지연됐다. 리먼 브라더스 사태로 촉발된 경제위기는 절박함을 키웠다.
이 와중에 엔씨의 아이온과 월드오브워크래프트의 확장팩 `리치왕의 분노'가 동시 개봉하며 3번째 맞대결을 펼쳤다. 모두가 위기를 말했지만 아이온은 출시 당일 동시 접속자 15만명을 돌파하는 흥행을 기록, 3번째 맞대결에서 승리를 거두며 성장세에 날개를 달았다.
국내 게임 이용자들과 산업계 종사자들의 관심은 4번째 맞대결에 집중되고 있다. 앞선 3차례의 대결에서 엔씨소프트는 단 한 차례도 `명확한 패배'를 당한 적이 없다. 홈그라운드의 이점을 안고 내수 시장에서 싸운 탓도 있지만, 양사의 게임이 일정한 시차를 두고 출시되거나 장르별 차이가 있어 윈-윈 하는 구도가 가능했던 것이다.
그러나 디아블로3와 블레이드앤소울의 맞대결은 그 어느 때보다 출시 간격이 짧고, 디아블로3가 국내 시장을 `석권'한 상태에서 펼쳐진다는 차이가 있다.
엔씨 이재성 상무는 "6월 21일 출시는 우리가 애초 내정했던 일정을 변경하지 않고 그대로 지킨 것"이라며 "성공할 게임은 어떠한 상황에서도 성공한다는 믿음이 이와 같은 일정을 확정하게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국내 PC방 점유율 40%에 육박하고 있는 디아블로3의 흥행은 경쟁사인 엔씨소프트도, 제작사인 블리자드도 예측하지 못했던 수준이다. 그리스가 촉발시킨 유럽발 재정위기 등 대외적인 리스크도 앞선 게임들의 출시시기처럼 긴장감을 고조시키고 있다. 다만, 액션 롤플레잉 게임인 디아블로3의 장르적 특성상 흥행태풍을 지속적으로 이어가기 쉽지 않다는 점은 엔씨소프트 입장에서 희망적이다.
디아블로3 흥행성적에 폭락했던 엔씨소프트의 주가가 최근 블레이드앤소울의 출시일정을 확정하며 반등하고 있는 것은 4번째 맞대결에 대한 시장의 `우려'와 `희망'을 함께 보여준다.
엔씨소프트가 한-미 게임정상간 4번째 대항전에서 승리하며 새로운 성장동력을 마련할 수 있을지 눈길을 모은다.
서정근기자 antila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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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사는 오랜 개발기간 동안 거액의 제작비를 투입, 제품을 생산하며 제품 발매주기에 오랜 시간이 걸린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특히 양사 주요 작품들도 매번 비슷한 시기에 출시돼 맞대결을 펼쳐왔다. 특히, 엔씨소프트가 큰 기로에 직면할 때 마다 양사간 맞대결이 펼쳐지며 팽팽한 긴장관계를 이어왔다.
양사는 지난 98년, 각각 `리니지'와 `스타크래프트'를 출시하며 국내 시장에서 첫 맞대결을 펼쳤다. 스타크래프트가 국민게임으로 자리잡으며 PC방 열기를 주도했다면, 리니지도 성인층을 중심으로 굳건한 지지층을 형성하며 양측이 서로 윈-윈하며 독자적인 시장을 형성했다. 양사 게임들은 IMF를 맞은 상황에서 국내 게임시장이 급속도로 성장하는 발판을 마련했고, `게임산업은 불황을 먹고 피는 장미'라는 격언도 이 당시 성립됐다.
이때 시작된 양사의 대립구도는 이후 10여년간 이어졌다. 2000년 출시된 `디아블로2'가 선풍적인 인기를 몰고 오며 스타크래프트와 함께 국내 시장을 `쌍끌이'로 석권했고 리니지는 이에 맞서 힘겨운 싸움을 펼쳐야 했다.
엔씨소프트는 2003년 5월, 코스닥에서 유가증권시장으로 이전했고 제작중인 `리니지2'의 성공이 절실한 상황이 됐다. 블리자드의 모회사인 비벤디가 블리자드를 포함한 비벤디 게임사업부 매각을 추진하면서, 당시 불확실성에 휩싸였던 블리자드도 제작중인 MMORPG `월드오브워크래프트'의 성공을 갈망하는 상황이 연출됐다.
당시 리니지2 제작을 총괄했던 배재현 전무는 "월드오브워크래프트와 맞대결을 염두에 두고, 리니지2의 상용서비스를 2003년 10월에 단행했으나 예상보다 블리자드의 출시가 늦어졌다"며 "이를 예측했다면 리니지2도 좀 더 여유를 두고 출시했을 것"이라고 회상했다.
2004년 선보인 월드오브워크래프트는 전 세계 시장을 석권, MMORPG 장르 최고봉으로 자부했던 엔씨의 위상을 넘어섰다. 그러나 국내 시장에선 리니지2가 월드오브워크래프트와 호각세를 보이며 한국 게임시장을 내 주는 것은 막았다.
리니지에 이어 리니지2를 성공시키며 성장세를 이어갔던 엔씨소프트는 2008년 들어 또 한 차례 위기를 맞았다. 2004년 이후 4년간 연매출이 3000억원 중반대로 고착됐고 아이온의 개발은 크게 지연됐다. 리먼 브라더스 사태로 촉발된 경제위기는 절박함을 키웠다.
이 와중에 엔씨의 아이온과 월드오브워크래프트의 확장팩 `리치왕의 분노'가 동시 개봉하며 3번째 맞대결을 펼쳤다. 모두가 위기를 말했지만 아이온은 출시 당일 동시 접속자 15만명을 돌파하는 흥행을 기록, 3번째 맞대결에서 승리를 거두며 성장세에 날개를 달았다.
국내 게임 이용자들과 산업계 종사자들의 관심은 4번째 맞대결에 집중되고 있다. 앞선 3차례의 대결에서 엔씨소프트는 단 한 차례도 `명확한 패배'를 당한 적이 없다. 홈그라운드의 이점을 안고 내수 시장에서 싸운 탓도 있지만, 양사의 게임이 일정한 시차를 두고 출시되거나 장르별 차이가 있어 윈-윈 하는 구도가 가능했던 것이다.
그러나 디아블로3와 블레이드앤소울의 맞대결은 그 어느 때보다 출시 간격이 짧고, 디아블로3가 국내 시장을 `석권'한 상태에서 펼쳐진다는 차이가 있다.
엔씨 이재성 상무는 "6월 21일 출시는 우리가 애초 내정했던 일정을 변경하지 않고 그대로 지킨 것"이라며 "성공할 게임은 어떠한 상황에서도 성공한다는 믿음이 이와 같은 일정을 확정하게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국내 PC방 점유율 40%에 육박하고 있는 디아블로3의 흥행은 경쟁사인 엔씨소프트도, 제작사인 블리자드도 예측하지 못했던 수준이다. 그리스가 촉발시킨 유럽발 재정위기 등 대외적인 리스크도 앞선 게임들의 출시시기처럼 긴장감을 고조시키고 있다. 다만, 액션 롤플레잉 게임인 디아블로3의 장르적 특성상 흥행태풍을 지속적으로 이어가기 쉽지 않다는 점은 엔씨소프트 입장에서 희망적이다.
디아블로3 흥행성적에 폭락했던 엔씨소프트의 주가가 최근 블레이드앤소울의 출시일정을 확정하며 반등하고 있는 것은 4번째 맞대결에 대한 시장의 `우려'와 `희망'을 함께 보여준다.
엔씨소프트가 한-미 게임정상간 4번째 대항전에서 승리하며 새로운 성장동력을 마련할 수 있을지 눈길을 모은다.
서정근기자 antila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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