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봄 잎보다 먼저 연분홍색 꽃 피워
초록 열매 매실 소화ㆍ피로회복에 효과
초록 열매 매실 소화ㆍ피로회복에 효과
오동나무는 천년의 세월을 늙어가며 항상 거문고의 소리를 간직하고, 매화는 한평생을 춥게 살아가더라도 결코 그 향기를 팔아 안락함을 구하지 않는다(千年老恒藏曲 梅生寒不賣香)고 한다. 일교차가 10여 도를 넘나들지만 경칩과 춘분이 지나자 시골 돌담 옆 매화는 추위도 잊고 벌써 꽃잎을 나부끼고 있다.
매실나무(Prunus mume Sieb. et Zucc.)를 매화나무라고도 하며, 키는 5m 정도로 자라는 아교목이다. 중국이 원산지로 알려져 있으며, 한국, 일본에 널리 분포한다. 줄기는 굵고 거칠며 검은색이나 백매화의 어린가지는 초록색이지만 홍매화는 붉은색을 띈다.
잎은 어긋나고 계란형이며 잎 가장자리에는 뾰족한 톱니가 나 있다. 잎의 잎맥에 털이 있고, 짧은 잎자루에는 부드러운 털이 나 있으며 턱잎이 있다. 꽃은 이른봄에 잎보다 먼저 나와 흰색이나 연분홍색으로 피는데 향기가 강하며, 잎겨드랑이에 1∼2송이씩 달린다.
꽃자루가 거의 없으며 장미과의 특징인 5장의 꽃잎은 난형이고, 수술은 많고 암술은 1개이며 씨방이 털로 덮여 있다. 열매인 매실은 핵과(核果)로, 초록색이나 7월쯤이면 노란색으로 익고 매우 시다. 익기 전 매실로는 술을 빚기도 하는데, 더위 먹었을 때 밥 먹기 전 한 잔 마시면 입맛이 돌며 소화가 잘 되고, 특히 피로회복에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꽃을 보기 위해 심을 때는 매화나무, 열매를 얻기 위해 심을 때는 매실나무라고 부르는 게 적절한 것 같다. 눈 속에서 피는 매화는 설중매(雪中梅)라고 한다. 최근에는 겹매화와 다양한 색깔이 달리는 품종을 개량 보급하고 있다.
한의학에서 덜 익은 매실을 가공한 것을 오매(烏梅：껍질을 벗기고 짚불 연기에 그을려서 말린 매실)라고 한다. 매화에는 시트릭산, 숙시닉산, 타르타닉산벤조닉산, 아이소이구에놀 등이 함유되어 살균, 정장, 해독, 전염병, 식중독 예방, 식욕증진, 노화방지, 정서안정, 해열 등의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정철, 이색 등은 자신의 충심을 매화에 비유해 시를 지었으며, 퇴계 이황은 매화사랑이 극진해 매화를 주재로 한 100여수의 시가 있다. 평소 매형(梅兄), 매군(梅君), 아니면 매선(梅仙)이라고까지 높여 불렀으며 마지막 유언이 "저 매화에 물을 주라"였다고 한다.
선비뿐만 아니라 아녀자들도 절개의 상징으로 매화와 대나무 잎을 비녀에 새긴 매화잠을 꽂았다. 조선 초 강희안의 `양화소록`이란 우리나라 최초 원예서에서는 화목 9등품론에서 매화를 1품으로 평가했다. 매화는 1000원권 지폐에 들어있기도 하다.
남도에는 매화와 관련된 각종 행사나 전례가 내려오고 있다. 경남 산청군에는 산청 3매가 있는데 단성 남사의 원정매, 운리 단속사 정당매, 그리고 시천 사리 산천재의 남명매다. 원정매는 670여 년생으로 고려말기 원정공 하집이 심었다. 이맘때에 연분홍 꽃을 피운다.
정당매는 640여 년생으로 통정 강회백(1357∼1402)이 단속사에 심었다. 꽃 색깔은 백색이며 홑꽃이다. 경남의 도나무로 지정돼 보호되고 있다. 남명매는 450여 년생으로 산천재 뜰에 남명 조식 선생이 1561년에 심은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분홍빛이 도는 반 겹꽃이 핀다. 광과 해남에서는 각각 국제매화문화축제와 땅끝매화축제가 열린다.
화창한 봄날 바쁜 일상에서 벗어나 매화향기 그윽한 남도에서 매향에 취하고 화전으로 시장기를 채우는 멋스런 여행을 하고 싶다. 이상명 박사(국립중앙과학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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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실나무(Prunus mume Sieb. et Zucc.)를 매화나무라고도 하며, 키는 5m 정도로 자라는 아교목이다. 중국이 원산지로 알려져 있으며, 한국, 일본에 널리 분포한다. 줄기는 굵고 거칠며 검은색이나 백매화의 어린가지는 초록색이지만 홍매화는 붉은색을 띈다.
잎은 어긋나고 계란형이며 잎 가장자리에는 뾰족한 톱니가 나 있다. 잎의 잎맥에 털이 있고, 짧은 잎자루에는 부드러운 털이 나 있으며 턱잎이 있다. 꽃은 이른봄에 잎보다 먼저 나와 흰색이나 연분홍색으로 피는데 향기가 강하며, 잎겨드랑이에 1∼2송이씩 달린다.
꽃자루가 거의 없으며 장미과의 특징인 5장의 꽃잎은 난형이고, 수술은 많고 암술은 1개이며 씨방이 털로 덮여 있다. 열매인 매실은 핵과(核果)로, 초록색이나 7월쯤이면 노란색으로 익고 매우 시다. 익기 전 매실로는 술을 빚기도 하는데, 더위 먹었을 때 밥 먹기 전 한 잔 마시면 입맛이 돌며 소화가 잘 되고, 특히 피로회복에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꽃을 보기 위해 심을 때는 매화나무, 열매를 얻기 위해 심을 때는 매실나무라고 부르는 게 적절한 것 같다. 눈 속에서 피는 매화는 설중매(雪中梅)라고 한다. 최근에는 겹매화와 다양한 색깔이 달리는 품종을 개량 보급하고 있다.
한의학에서 덜 익은 매실을 가공한 것을 오매(烏梅：껍질을 벗기고 짚불 연기에 그을려서 말린 매실)라고 한다. 매화에는 시트릭산, 숙시닉산, 타르타닉산벤조닉산, 아이소이구에놀 등이 함유되어 살균, 정장, 해독, 전염병, 식중독 예방, 식욕증진, 노화방지, 정서안정, 해열 등의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정철, 이색 등은 자신의 충심을 매화에 비유해 시를 지었으며, 퇴계 이황은 매화사랑이 극진해 매화를 주재로 한 100여수의 시가 있다. 평소 매형(梅兄), 매군(梅君), 아니면 매선(梅仙)이라고까지 높여 불렀으며 마지막 유언이 "저 매화에 물을 주라"였다고 한다.
선비뿐만 아니라 아녀자들도 절개의 상징으로 매화와 대나무 잎을 비녀에 새긴 매화잠을 꽂았다. 조선 초 강희안의 `양화소록`이란 우리나라 최초 원예서에서는 화목 9등품론에서 매화를 1품으로 평가했다. 매화는 1000원권 지폐에 들어있기도 하다.
남도에는 매화와 관련된 각종 행사나 전례가 내려오고 있다. 경남 산청군에는 산청 3매가 있는데 단성 남사의 원정매, 운리 단속사 정당매, 그리고 시천 사리 산천재의 남명매다. 원정매는 670여 년생으로 고려말기 원정공 하집이 심었다. 이맘때에 연분홍 꽃을 피운다.
정당매는 640여 년생으로 통정 강회백(1357∼1402)이 단속사에 심었다. 꽃 색깔은 백색이며 홑꽃이다. 경남의 도나무로 지정돼 보호되고 있다. 남명매는 450여 년생으로 산천재 뜰에 남명 조식 선생이 1561년에 심은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분홍빛이 도는 반 겹꽃이 핀다. 광과 해남에서는 각각 국제매화문화축제와 땅끝매화축제가 열린다.
화창한 봄날 바쁜 일상에서 벗어나 매화향기 그윽한 남도에서 매향에 취하고 화전으로 시장기를 채우는 멋스런 여행을 하고 싶다. 이상명 박사(국립중앙과학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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