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크, 동물성 단백질 아미노산 구성
융복합기술 만나 기능성소재 활용
융복합기술 만나 기능성소재 활용
곤충이 지구상에 존재한 역사는 다른 동물들보다 훨씬 길고 종 수도 많지만 소, 말, 닭처럼 인간이 사육하는 것은 누에나방과 꿀벌밖에 없다. 최근 일부 애완이나 전시 또는 산업용으로 사육하지만 매우 미미하다.
중국의 고고역사학적 증거에 따르면 누에를 키우는 양잠은 약 5200년 이상이 됐으며, 기원전 700년 경 주나라에서 실내사육을 시작한 것으로 추정한다. 한편 꿀벌은 약 7000년 전 스페인의 동굴에서 야생벌꿀을 채취하는 벽화가 발견된 것으로 보아 훨씬 이전부터 벌꿀 채취에 이용된 것으로 여겨진다. 이처럼 묘하게도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 국가에서 누에나방을 서양보다 먼저, 꿀벌은 유럽이나 아랍계 민족들이 동양보다 먼저 발전시켜 왔다.
이 때문에 고대에 중국산 비단이 동방에서 서방으로 간 대표적 상품이 됐으며, 서방에서는 보석, 옥, 직물 등의 산물이나 불교, 이슬람교 등이 동아시아에 전해졌다. 당시 교역을 위해 중국 장안과 서아시아 및 지중해 연안지방을 연결하는, 세계에서 가장 긴 동서 무역로가 만들어졌다. 이전에도 동서 교통의 길이 있었지만 기원전 138∼126년 경 전한의 장건이 당시 장애가 됐던 파미르고원을 지나는 길을 개척하면서 기록으로 공식화됐다.
이 동서간 교류의 길을 비단길이라고 한다. 독일 지리학자 리히토펜이 비단(Seiden)과 길(Straβen)을 뜻하는 두 단어를 `Seidenstraβen'으로 만들어 쓴 것이 `실크로드(Silk Road)'의 유래가 됐다. 현재 중국에서는 `사주지로(絲綢之路)'고 한다. 오늘날은 동서의 교통로뿐만 아니라 동서 문화 교류를 상징하는 말로 쓰인다.
누에나방(Bombyx mori)은 야생 멧누에나방(B. mandarina)을 길들인 것으로 추정되며, 국내에서도 300여 품종이 육종됐다. 우리나라에서 농가 소득을 올리기 위해 1970년대까지 누에나방의 애벌레인 누에에게 뽕나무 잎을 먹여 명주실을 얻는 양잠을 했다. 알에서 부화한 애벌레를 뽕잎으로 사육하면 4번 허물을 벗고 마지막 애벌레가 돼 입에서 실크를 내어 번데기를 보호하는 고치를 만든다. 고치를 뜨거운 물에 삶은 후 가늘고 고운 명주실을 뽑아서 직물을 만든다. 고치는 원래 흰색이지만 지금은 유전자 조작으로 황금색, 붉은색 등 원하는 다양한 천연색을 얻는다.
누에고치의 실크는 사람의 머리카락이나 손톱 같은 동물성 단백질로 돼 있기 때문에 여러 종류의 아미노산으로 구성돼 있다. 실크 아미노산 중 알라닌은 간 기능을 개선시켜 알코올 분해를 촉진하는 효과가 있다. 세린과 글리신은 혈액에 있는 콜레스테롤 농도를 낮춰주고 티로신은 치매예방 효과가 알려져 있다.
실크는 자외선 차단과 보습성이 우수해 화장품으로 이용되고 크림, 립스틱 등 화장품과 샴푸 등에 첨가제로도 쓰인다. 우수한 세포 부착력과 재생력, 생체 적합성 때문에 수술용 봉합실로도 검증됐으며, 인공관절, 인공고막, 인공치주골 등 기능성 소재로의 활용 연구가 이뤄지고 있다. 인공피부, 화상 등 상처용 반창고로도 만들어 쓸 수 있다.
번데기는 지금까지 식용으로 이용되며, 번데기와 애벌레의 배설물은 악성 부스럼, 풍 등의 민간약으로 사용해왔다. 누에나방 가운데 짝짓기를 하지 않은 수컷을 말려 가루로 만든 것을 정력제로 이용하고, 고치는 치질 등에 활용해 왔다. 누에나방 애벌레 중 5령 3일째 되는 누에를 건조시켜 만든 누에나방 분말은 식후 고혈당을 막아주는 효과가 탁월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누에동충하초는 피로회복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연구 중에 있으며 식품으로도 애용된다.
과거 의복문제 해결을 위한 비단길 교역의 주인공이었던 실크가 오늘날 나노, 바이오 등 융ㆍ복합기술과 만나 새로 태어나고 있다. 기능성소재 한가지의 부가가치는 자동차 360만대 수출 효과와 맞먹는다고 한다. 그야말로 황금알을 낳는 누에나방이 될 날도 멀지 않았다.
안승락 박사(국립중앙과학관)
◇ 사진설명 : 유전자 조작으로 생산된 누에나방의 황금색 고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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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고고역사학적 증거에 따르면 누에를 키우는 양잠은 약 5200년 이상이 됐으며, 기원전 700년 경 주나라에서 실내사육을 시작한 것으로 추정한다. 한편 꿀벌은 약 7000년 전 스페인의 동굴에서 야생벌꿀을 채취하는 벽화가 발견된 것으로 보아 훨씬 이전부터 벌꿀 채취에 이용된 것으로 여겨진다. 이처럼 묘하게도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 국가에서 누에나방을 서양보다 먼저, 꿀벌은 유럽이나 아랍계 민족들이 동양보다 먼저 발전시켜 왔다.
이 때문에 고대에 중국산 비단이 동방에서 서방으로 간 대표적 상품이 됐으며, 서방에서는 보석, 옥, 직물 등의 산물이나 불교, 이슬람교 등이 동아시아에 전해졌다. 당시 교역을 위해 중국 장안과 서아시아 및 지중해 연안지방을 연결하는, 세계에서 가장 긴 동서 무역로가 만들어졌다. 이전에도 동서 교통의 길이 있었지만 기원전 138∼126년 경 전한의 장건이 당시 장애가 됐던 파미르고원을 지나는 길을 개척하면서 기록으로 공식화됐다.
이 동서간 교류의 길을 비단길이라고 한다. 독일 지리학자 리히토펜이 비단(Seiden)과 길(Straβen)을 뜻하는 두 단어를 `Seidenstraβen'으로 만들어 쓴 것이 `실크로드(Silk Road)'의 유래가 됐다. 현재 중국에서는 `사주지로(絲綢之路)'고 한다. 오늘날은 동서의 교통로뿐만 아니라 동서 문화 교류를 상징하는 말로 쓰인다.
누에나방(Bombyx mori)은 야생 멧누에나방(B. mandarina)을 길들인 것으로 추정되며, 국내에서도 300여 품종이 육종됐다. 우리나라에서 농가 소득을 올리기 위해 1970년대까지 누에나방의 애벌레인 누에에게 뽕나무 잎을 먹여 명주실을 얻는 양잠을 했다. 알에서 부화한 애벌레를 뽕잎으로 사육하면 4번 허물을 벗고 마지막 애벌레가 돼 입에서 실크를 내어 번데기를 보호하는 고치를 만든다. 고치를 뜨거운 물에 삶은 후 가늘고 고운 명주실을 뽑아서 직물을 만든다. 고치는 원래 흰색이지만 지금은 유전자 조작으로 황금색, 붉은색 등 원하는 다양한 천연색을 얻는다.
누에고치의 실크는 사람의 머리카락이나 손톱 같은 동물성 단백질로 돼 있기 때문에 여러 종류의 아미노산으로 구성돼 있다. 실크 아미노산 중 알라닌은 간 기능을 개선시켜 알코올 분해를 촉진하는 효과가 있다. 세린과 글리신은 혈액에 있는 콜레스테롤 농도를 낮춰주고 티로신은 치매예방 효과가 알려져 있다.
실크는 자외선 차단과 보습성이 우수해 화장품으로 이용되고 크림, 립스틱 등 화장품과 샴푸 등에 첨가제로도 쓰인다. 우수한 세포 부착력과 재생력, 생체 적합성 때문에 수술용 봉합실로도 검증됐으며, 인공관절, 인공고막, 인공치주골 등 기능성 소재로의 활용 연구가 이뤄지고 있다. 인공피부, 화상 등 상처용 반창고로도 만들어 쓸 수 있다.
번데기는 지금까지 식용으로 이용되며, 번데기와 애벌레의 배설물은 악성 부스럼, 풍 등의 민간약으로 사용해왔다. 누에나방 가운데 짝짓기를 하지 않은 수컷을 말려 가루로 만든 것을 정력제로 이용하고, 고치는 치질 등에 활용해 왔다. 누에나방 애벌레 중 5령 3일째 되는 누에를 건조시켜 만든 누에나방 분말은 식후 고혈당을 막아주는 효과가 탁월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누에동충하초는 피로회복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연구 중에 있으며 식품으로도 애용된다.
과거 의복문제 해결을 위한 비단길 교역의 주인공이었던 실크가 오늘날 나노, 바이오 등 융ㆍ복합기술과 만나 새로 태어나고 있다. 기능성소재 한가지의 부가가치는 자동차 360만대 수출 효과와 맞먹는다고 한다. 그야말로 황금알을 낳는 누에나방이 될 날도 멀지 않았다.
안승락 박사(국립중앙과학관)
◇ 사진설명 : 유전자 조작으로 생산된 누에나방의 황금색 고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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