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개 인편 미세구조가 색깔 결정
빛 반사각 따라 여러색으로 보여
빛 반사각 따라 여러색으로 보여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 `빠삐용(Papillon)'을 기억할 것이다. 빠삐용은 프랑스어로 `나비'란 뜻이며 주인공 빠삐용 가슴에도 나비문신이 있다. 영화에서는 죄수들이 섬에 갇혀서 나비를 채집하는 장면이 나온다. 아마 화폐 제조에 쓰이는 나비날개에 있는 비늘가루, 즉 인편을 수집하는 모습이었던 것 같다.
실제로 과거 미국에서 화폐를 만드는 데 유명한 몰포(Morpho) 나비류의 인편을 사용했다. 몰포는 그리스어로 `반사된다'라는 뜻이듯이 나비 가운데 몰포나비류, 특히 수컷은 매우 화려하고 강한 광택이 난다. 보는 각도 차이에 따라 다양한 색상으로 다르게 보이며 멀리서도 태양빛에 반사돼 잘 보인다.
우리가 보는 나비의 형용할 수 없이 아름답고 화려한 색깔이나 무늬는 날개에 있는 인편에 의해 나타난다. 이런 색깔은 색소에 의한 색소색과, 인편의 물리적 구조에 따른 구조색, 그리고 이 두가지의 조합에 의해 나타나는 복합색으로 나눌 수 있다.
나비는 알에서 깨어 나와 애벌레 때 종에 따라 제한된 특정 식물을 먹고 성장해 번데기 과정을 거쳐 성충이 된다. 색소색은 나비 애벌레가 먹는 먹이풀의 여러 성분 가운데 대사과정에서 생겨난 화학물질로, 멜라닌(흑갈색), 류코프테린(백색), 에리트로프테린(적색), 크산토프테린(황색), 크리소프테린(등황색) 등이 조합돼 종에 따라 고유의 화려한 색깔을 나타낸다. 이들 색소는 화학적으로 불안정해 태양빛에 오래 노출되면 색이 바랜다.
구조색에 대해 살펴보면, 나비날개는 사람 머리카락보다 50배나 가는 인편들로 촘촘하게 덮여있다. 물고기 몸이 비늘로 덮여있듯이 미세한 인편들로 덮여있어 나비날개는 비나 물에 잘 젖지 않는다. 나비 종에 따라 인편 크기나 형태가 다양해 종 구별에 이용되기도 한다.
인편은 평평하고 균일하게 붙어 있는 게 아니라 기와지붕의 기와처럼 서로 연결돼 있어 마치 슬레이트지붕이나 커튼, 병풍처럼 구불구불한 모양이다. 각 인편에는 세로로 융기선이 나 있다. 구조색은 이러한 인편의 다양한 미세 구조에 의해 나타나며, 빛이 비칠 때 반사각도에 따라 반사, 산란, 간섭, 회절, 굴절현상 등에 따라 매우 다양한 색을 낸다.
우리나라 나비 가운데 제비나비나 녹색부전나비 등이 이러한 예이며, 흰색, 파란색, 금속색 등은 인편구조로 인해서 나타난다. 빛이 나비 날개표면에 도달하면 매우 얇은 인편에 의해 대부분 반사되지만 일부 반사되지 못한 빛은 보다 더 아래로 들어간다. 날개 아래층에 얇은 인편들이 나란히 있어 빛들이 날개의 곳곳의 인편에 부딪쳐서 다시 반사를 일으키면서 새로운 파장의 빛으로 나온다. 또 이들이 만나 간섭을 일으키거나 미세한 틈 사이로 들어가면 회절현상을 일으켜 보다 다양한 색이 만들어진다.
복합색은 이러한 구조색과 아래층에 있는 색소의 조합에 의해서 나타난다. 번개오색나비의 경우 인편에는 암갈색 색소인 멜라닌이 들어 있고 이 색소 위에 구조색에 의한 청남색의 색채가 나타나는데 이 색은 특정한 각도에서만 볼 수 있다.
나비의 이러한 복합적인 색깔의 원리를 잘 이용하면 우리 일상생활과 산업에 필요한 다양한 색깔을 만들어 낼 수 있다. 또 모든 빛을 흡수하는 완벽한 검은색을 만들어 처리하면 야간투시경이나 레이더에 걸리지 않는 군사무기에도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안승락 박사(국립중앙과학관)
◆ 사진설명 : 빛의 반사각도에 따라 매우 다양한 색을 나타내는 산제비나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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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과거 미국에서 화폐를 만드는 데 유명한 몰포(Morpho) 나비류의 인편을 사용했다. 몰포는 그리스어로 `반사된다'라는 뜻이듯이 나비 가운데 몰포나비류, 특히 수컷은 매우 화려하고 강한 광택이 난다. 보는 각도 차이에 따라 다양한 색상으로 다르게 보이며 멀리서도 태양빛에 반사돼 잘 보인다.
우리가 보는 나비의 형용할 수 없이 아름답고 화려한 색깔이나 무늬는 날개에 있는 인편에 의해 나타난다. 이런 색깔은 색소에 의한 색소색과, 인편의 물리적 구조에 따른 구조색, 그리고 이 두가지의 조합에 의해 나타나는 복합색으로 나눌 수 있다.
나비는 알에서 깨어 나와 애벌레 때 종에 따라 제한된 특정 식물을 먹고 성장해 번데기 과정을 거쳐 성충이 된다. 색소색은 나비 애벌레가 먹는 먹이풀의 여러 성분 가운데 대사과정에서 생겨난 화학물질로, 멜라닌(흑갈색), 류코프테린(백색), 에리트로프테린(적색), 크산토프테린(황색), 크리소프테린(등황색) 등이 조합돼 종에 따라 고유의 화려한 색깔을 나타낸다. 이들 색소는 화학적으로 불안정해 태양빛에 오래 노출되면 색이 바랜다.
구조색에 대해 살펴보면, 나비날개는 사람 머리카락보다 50배나 가는 인편들로 촘촘하게 덮여있다. 물고기 몸이 비늘로 덮여있듯이 미세한 인편들로 덮여있어 나비날개는 비나 물에 잘 젖지 않는다. 나비 종에 따라 인편 크기나 형태가 다양해 종 구별에 이용되기도 한다.
인편은 평평하고 균일하게 붙어 있는 게 아니라 기와지붕의 기와처럼 서로 연결돼 있어 마치 슬레이트지붕이나 커튼, 병풍처럼 구불구불한 모양이다. 각 인편에는 세로로 융기선이 나 있다. 구조색은 이러한 인편의 다양한 미세 구조에 의해 나타나며, 빛이 비칠 때 반사각도에 따라 반사, 산란, 간섭, 회절, 굴절현상 등에 따라 매우 다양한 색을 낸다.
우리나라 나비 가운데 제비나비나 녹색부전나비 등이 이러한 예이며, 흰색, 파란색, 금속색 등은 인편구조로 인해서 나타난다. 빛이 나비 날개표면에 도달하면 매우 얇은 인편에 의해 대부분 반사되지만 일부 반사되지 못한 빛은 보다 더 아래로 들어간다. 날개 아래층에 얇은 인편들이 나란히 있어 빛들이 날개의 곳곳의 인편에 부딪쳐서 다시 반사를 일으키면서 새로운 파장의 빛으로 나온다. 또 이들이 만나 간섭을 일으키거나 미세한 틈 사이로 들어가면 회절현상을 일으켜 보다 다양한 색이 만들어진다.
복합색은 이러한 구조색과 아래층에 있는 색소의 조합에 의해서 나타난다. 번개오색나비의 경우 인편에는 암갈색 색소인 멜라닌이 들어 있고 이 색소 위에 구조색에 의한 청남색의 색채가 나타나는데 이 색은 특정한 각도에서만 볼 수 있다.
나비의 이러한 복합적인 색깔의 원리를 잘 이용하면 우리 일상생활과 산업에 필요한 다양한 색깔을 만들어 낼 수 있다. 또 모든 빛을 흡수하는 완벽한 검은색을 만들어 처리하면 야간투시경이나 레이더에 걸리지 않는 군사무기에도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안승락 박사(국립중앙과학관)
◆ 사진설명 : 빛의 반사각도에 따라 매우 다양한 색을 나타내는 산제비나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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