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부터 연구단 선정 2017년까지 전국 50곳 설치
자금ㆍ인력 등 파격지원…기존 R&D사업과 차별화
자금ㆍ인력 등 파격지원…기존 R&D사업과 차별화
■ 기초과학 부흥의 원년
2012년은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에 들어서는 기초과학연구원의 실질적인 출범과 19개 정부출연연구기관을 국가과학기술위원회 산하에 하나로 통합한 국가연구개발원 발족으로 국내 과학기술 연구개발(R&D) 생태계가 새로 만들어질 전망이다.
해외 전문가들로부터 국가R&D 중 응용연구 비중이 크다는 지적을 받는 우리나라가 기초과학 분야를 탄탄히 하고, 부처와 연구기관별로 높게 쌓아진 칸막이를 허물고 융합연구의 물꼬를 트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같은 변화는 연구분야별로 연구기관을 세우고 연구기관과 대학에 연구과제를 나눠주는 데 치중했던 국가R&D에 새로운 체계와 철학을 세우는 `패러다임 변화'라는 기대감이 크다.
"기간이 짧은 연구과제를 여러 개 수행하다 보니 집중도도 떨어지고, 매번 과제제안서를 쓰느라 시간을 빼앗겨 정작 연구할 시간이 모자랍니다." (A대학 K교수)
"장기적인 연구를 통해 세계에 내놓을 만한 연구수준을 확보했는데 과제 지원기간이 끝나 연구 인프라와 성과가 사장될 위기에 처했습니다. 세계적 레벨의 연구팀은 꾸준하게 연구에 집중할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합니다." (B대학 L교수)
"논문이나 특허 수 평가를 매달려야 하니 차분하기 깊이 있는 연구를 하기 힘듭니다. 연구의 질에 대한 평가가 이뤄져야 합니다." (C연구기관 P박사)
서로 다른 기관에 몸담고 다른 연구를 하고 있지만 누구나 공감하는 과학기술계의 불만이다. 불만의 목소리로 치부하고 넘어가기에는 우리 과학기술계 현장에 미치는 영향이 엄청나다. 성공하기 쉬운 연구목표를 정하고 인기 끄는 연구분야로 몰려가고, 여러 과제에 보험성으로 참여하는 연구자들을 양산했기 때문이다. 이미 성공을 경험하고 세계적 연구자 반열에 오른 연구자들을 체계적으로 지원하는 시스템도 부족했다.
이런 환경에서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에 들어서는 기초과학연구원(원장 오세정)이 제시하는 그림은 `R&D의 유토피아'에 가깝다. 실력만 있으면 돈, 인력, 연구기간, 자율성을 모두 파격적으로 밀어주겠다는 정부의 약속은 지금까지의 연구환경에 비추어 비현실적으로 들리기까지 한다. 특히 수월성만 인정받으면 지원기간을 10년으로 한정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기존 정부 R&D사업과 크게 차별화된다.
기초연은 선정 연구단을 대전 본원 15개, KAIST와 출연연 연합캠퍼스에 10개,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ㆍ포스텍ㆍ울산과기대(UNIST) 연합캠퍼스 10개, 광주과학기술원(GIST) 5개, 기타 외부 10개로 배분돼 놓았다. 연구단에는 연간 130억원이 3년 단위로 지원된다.
그러나 이는 가이드라인일 뿐 지역별 연구단 수는 절대적이지 않다. 연구주제와 특성에 따라 연구비 역시 융통성을 둔다는 계획이다.
기초연의 핵심은 `수월성'이다. 교과부는 특히 2017년까지 논문 피인용 기준으로 상위 1%에 해당하는 세계적 과학자와 젊은 과학자 등 해외 우수인력 500여명을 유치하는 `브레인-리턴 500 프로젝트'를 내년부터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과학벨트를 국내와 해외, 세계적 석학과 젊은 신진과학자들이 함께 호흡하는 `글로벌 연구 허브'로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특히 젊은 과학자들도 독자적인 연구비와 인력을 구성해 연구를 하는 시스템이 갖춰질 전망이다.
이와 함께 중이온가속기를 중심으로 3세대 및 4세대 방사광가속기, 양성자가속기 등을 기초연 부설 가속기연구소가 통합 운영토록 함으로써 국가 가속기 연구 센터 역할을 맡긴다는 계획이다. 국가적으로 기초과학 연구에 필요한 대형장비 역시 하나하나 구축해 간다는 구상이다. 중이온가속기는 2013년까지 상세설계를 마무리하고 제작에 착수, 2017년 완공할 예정이다.
기초연이 이달부터 연구단 선정을 시작할 예정이어서 대학과 연구기관들은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기초연은 2017년까지 50개 연구단을 단계적으로 설치할 예정으로, 이중 약 15개를 올해 중 선정할 계획이다.
오세정 원장은 최근 "기초연의 첫 연구단을 1월 중 공고 후 5월까지 선정할 계획"이라며 "처음 선정하는 연구단인 만큼 국내 대표격인 연구자들을 중심으로 뽑겠다"고 밝혔다. 평가의 가장 중요한 기준은 연구단장의 능력. 이어 연구계획의 창의성과 우수성도 평가항목이다.
기본적인 평가방법은 동료 전문가들이 연구단장의 평판과 인지도를 평가하는 피어리뷰다. 논문 피인용도 등을 평가에 참여하는 최소한의 기준으로 제시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대학들은 물밑에서 대표 연구자 물색과 외부 연구자 영입에 열을 올리고 있다.
기초연 한 관계자는 "각 대학이 연구단장 후보 발굴작업을 진행중"이라며 "준비중인 연구팀만 해도 100개가 넘을 것으로 점쳐진다"고 말했다.
캠퍼스가 들어서는 KAIST가 40여개 후보 연구팀을 만들었고, 광주과기원과 포스텍도 20개 가까운 연구단 후보를 준비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구경북과기원과 울산과기대도 집중할 연구분야를 구체화했다. 여기에 서울대 교수들도 여럿 준비를 하고 있고, 알려지지 않은 상태에서 독자적으로 준비하고 있는 팀까지 합치면 첫 연구단 선정부터 경쟁률이 크게 높을 전망이다. 정부출연연 연구팀 중에서도 10개 내외가 연구단 선정에 참여할 의향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연구단 선정을 전후해 연구자들의 이동도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캠퍼스가 들어서는 대학들은 특히 연구단 구성과 연계해 연구자와 젊은 연구자들이 자연스럽게 수혈될 수 있도록 물리, 화학 등 기초과학 분야 학과 개설을 추진하고 있다.
기초연 관계자는 "연구단은 본원, 캠퍼스, 사이트랩 등 3가지 유형 모두 선정할 것"이라며 "캠퍼스는 가능한 한 연구분야를 특성화하고 본원은 주로 중이온가속기 활용분야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밝혔다.
기초연 출범은 국내 연구환경을 함께 끌어올리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점에서 과학계의 기대가 크다. 국가과학자 1호인 신희섭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박사는 "기초연이 출연연을 업그레이드시키고, 국내 과학기술 수준이 세계를 리드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안경애기자 nature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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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은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에 들어서는 기초과학연구원의 실질적인 출범과 19개 정부출연연구기관을 국가과학기술위원회 산하에 하나로 통합한 국가연구개발원 발족으로 국내 과학기술 연구개발(R&D) 생태계가 새로 만들어질 전망이다.
해외 전문가들로부터 국가R&D 중 응용연구 비중이 크다는 지적을 받는 우리나라가 기초과학 분야를 탄탄히 하고, 부처와 연구기관별로 높게 쌓아진 칸막이를 허물고 융합연구의 물꼬를 트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같은 변화는 연구분야별로 연구기관을 세우고 연구기관과 대학에 연구과제를 나눠주는 데 치중했던 국가R&D에 새로운 체계와 철학을 세우는 `패러다임 변화'라는 기대감이 크다.
"기간이 짧은 연구과제를 여러 개 수행하다 보니 집중도도 떨어지고, 매번 과제제안서를 쓰느라 시간을 빼앗겨 정작 연구할 시간이 모자랍니다." (A대학 K교수)
"장기적인 연구를 통해 세계에 내놓을 만한 연구수준을 확보했는데 과제 지원기간이 끝나 연구 인프라와 성과가 사장될 위기에 처했습니다. 세계적 레벨의 연구팀은 꾸준하게 연구에 집중할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합니다." (B대학 L교수)
"논문이나 특허 수 평가를 매달려야 하니 차분하기 깊이 있는 연구를 하기 힘듭니다. 연구의 질에 대한 평가가 이뤄져야 합니다." (C연구기관 P박사)
서로 다른 기관에 몸담고 다른 연구를 하고 있지만 누구나 공감하는 과학기술계의 불만이다. 불만의 목소리로 치부하고 넘어가기에는 우리 과학기술계 현장에 미치는 영향이 엄청나다. 성공하기 쉬운 연구목표를 정하고 인기 끄는 연구분야로 몰려가고, 여러 과제에 보험성으로 참여하는 연구자들을 양산했기 때문이다. 이미 성공을 경험하고 세계적 연구자 반열에 오른 연구자들을 체계적으로 지원하는 시스템도 부족했다.
이런 환경에서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에 들어서는 기초과학연구원(원장 오세정)이 제시하는 그림은 `R&D의 유토피아'에 가깝다. 실력만 있으면 돈, 인력, 연구기간, 자율성을 모두 파격적으로 밀어주겠다는 정부의 약속은 지금까지의 연구환경에 비추어 비현실적으로 들리기까지 한다. 특히 수월성만 인정받으면 지원기간을 10년으로 한정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기존 정부 R&D사업과 크게 차별화된다.
기초연은 선정 연구단을 대전 본원 15개, KAIST와 출연연 연합캠퍼스에 10개,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ㆍ포스텍ㆍ울산과기대(UNIST) 연합캠퍼스 10개, 광주과학기술원(GIST) 5개, 기타 외부 10개로 배분돼 놓았다. 연구단에는 연간 130억원이 3년 단위로 지원된다.
그러나 이는 가이드라인일 뿐 지역별 연구단 수는 절대적이지 않다. 연구주제와 특성에 따라 연구비 역시 융통성을 둔다는 계획이다.
기초연의 핵심은 `수월성'이다. 교과부는 특히 2017년까지 논문 피인용 기준으로 상위 1%에 해당하는 세계적 과학자와 젊은 과학자 등 해외 우수인력 500여명을 유치하는 `브레인-리턴 500 프로젝트'를 내년부터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과학벨트를 국내와 해외, 세계적 석학과 젊은 신진과학자들이 함께 호흡하는 `글로벌 연구 허브'로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특히 젊은 과학자들도 독자적인 연구비와 인력을 구성해 연구를 하는 시스템이 갖춰질 전망이다.
이와 함께 중이온가속기를 중심으로 3세대 및 4세대 방사광가속기, 양성자가속기 등을 기초연 부설 가속기연구소가 통합 운영토록 함으로써 국가 가속기 연구 센터 역할을 맡긴다는 계획이다. 국가적으로 기초과학 연구에 필요한 대형장비 역시 하나하나 구축해 간다는 구상이다. 중이온가속기는 2013년까지 상세설계를 마무리하고 제작에 착수, 2017년 완공할 예정이다.
기초연이 이달부터 연구단 선정을 시작할 예정이어서 대학과 연구기관들은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기초연은 2017년까지 50개 연구단을 단계적으로 설치할 예정으로, 이중 약 15개를 올해 중 선정할 계획이다.
오세정 원장은 최근 "기초연의 첫 연구단을 1월 중 공고 후 5월까지 선정할 계획"이라며 "처음 선정하는 연구단인 만큼 국내 대표격인 연구자들을 중심으로 뽑겠다"고 밝혔다. 평가의 가장 중요한 기준은 연구단장의 능력. 이어 연구계획의 창의성과 우수성도 평가항목이다.
기본적인 평가방법은 동료 전문가들이 연구단장의 평판과 인지도를 평가하는 피어리뷰다. 논문 피인용도 등을 평가에 참여하는 최소한의 기준으로 제시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대학들은 물밑에서 대표 연구자 물색과 외부 연구자 영입에 열을 올리고 있다.
기초연 한 관계자는 "각 대학이 연구단장 후보 발굴작업을 진행중"이라며 "준비중인 연구팀만 해도 100개가 넘을 것으로 점쳐진다"고 말했다.
캠퍼스가 들어서는 KAIST가 40여개 후보 연구팀을 만들었고, 광주과기원과 포스텍도 20개 가까운 연구단 후보를 준비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구경북과기원과 울산과기대도 집중할 연구분야를 구체화했다. 여기에 서울대 교수들도 여럿 준비를 하고 있고, 알려지지 않은 상태에서 독자적으로 준비하고 있는 팀까지 합치면 첫 연구단 선정부터 경쟁률이 크게 높을 전망이다. 정부출연연 연구팀 중에서도 10개 내외가 연구단 선정에 참여할 의향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연구단 선정을 전후해 연구자들의 이동도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캠퍼스가 들어서는 대학들은 특히 연구단 구성과 연계해 연구자와 젊은 연구자들이 자연스럽게 수혈될 수 있도록 물리, 화학 등 기초과학 분야 학과 개설을 추진하고 있다.
기초연 관계자는 "연구단은 본원, 캠퍼스, 사이트랩 등 3가지 유형 모두 선정할 것"이라며 "캠퍼스는 가능한 한 연구분야를 특성화하고 본원은 주로 중이온가속기 활용분야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밝혔다.
기초연 출범은 국내 연구환경을 함께 끌어올리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점에서 과학계의 기대가 크다. 국가과학자 1호인 신희섭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박사는 "기초연이 출연연을 업그레이드시키고, 국내 과학기술 수준이 세계를 리드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안경애기자 nature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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