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진 순천향대 신경외과 교수
"진달래 먹고, 물장구 치고, 다람쥐 쫓던 어린시절~"로 시작되는 노래를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노래 가사에서 처럼 1970년대에만 해도 우리나라의 시골풍경은 아이들이 시냇물이나 저수지에서 수영하고 물놀이를 즐기는 경우가 참 많았던 것 같다. 그 때는 하수오염이 얼마 없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그러나 그 당시에는 기생충 감염은 만연하여 학교에서도 기생충 약을 나눠졌던 적이 있었다.
얼마 전 미국에서는 호수에서 수영한 후에 네글레리아 파울러리(Naegleria fowleri)라는 아메바에 감염되어 3명이 사망했다는 사건이 보도되었다. 이 아메바는 코를 통해 뇌로 들어가 뇌를 파먹어 결국엔 사망에 이르게 하는 무서운 기생충이다. 1960년 호주에서 처음으로 보고되었고 최근에 늘어나는 추세이다. 아메바는 높은 온도에서 잘 자라는 특성이 있는데, 최근 지구의 온난화 때문에 개체수가 앞으로도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사망률이 95%이상으로 치명적이며 아직까지 확실한 치료방법은 없어 앞으로 야외 물놀이에 주의를 해야 한다.
뇌를 침범하는 기생충으로 가장 잘 알려진 것은 갈고리 촌충의 애벌레인 유구낭미충(cysticercosis)이다. 요즘에는 이것에 감염된 환자들이 많이 줄었으나 약 10년 전만 해도 흔하게 임상에서 볼 수 있었다. 이 기생충은 주로 돼지의 살 속에 살며 돼지고기를 날것으로 먹거나, 덜 익혀 먹으면 감염이 된다. 일단 머리로 퍼지면 뇌조직이나 뇌실, 척수 등에서 살며 이로 인해 간질발작이 발생될 수 있고, 뇌조직을 파괴하여 반신마비ㆍ언어장애 등이 올 수 있다. 최대로 자라면 2cm까지 자랄 수 있다. 소고기와는 달리 돼지고기는 꼭 익혀 먹어야 한다.
또 다른 한가지는 스파르가눔증이다. 이 또한 다자란 기생충이 아닌 스피로메트라 라는 기생충 종의 애벌레이다. 뱀이나 개구리의 살이나 껍질 속에 살고, 역시 뱀이나 개구리를 날 것으로 먹으면 감염된다. 뇌의 전두엽과 측두엽에 주로 발생되며, 간질발작ㆍ두통ㆍ반신마비 등이 발생되게 된다. 그 외에 민물에 사는 가재나 게로부터 감염되는 폐흡충도 폐에서 뇌로 퍼질 수 있으며, 시력을 관장하는 후두엽에도 발생되어 시력을 잃을 수 있다.
선진국에 비해 우리나라는 아직도 기생충의 발병률이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다. 물론 아프리카나 동남아시아에서는 우리나라보다도 훨씬 많이 기생충 감염이 발생하나 그 쪽의 의료 수준이 떨어지므로 기생충의 진단이 치료가 어렵다. 따라서 기생충에 대한 연구는 우리나라가 거의 세계최고 수준이다.
기생충에 대한 연구 중에 고양이를 무서워하지 않는 쥐에 대한 연구가 흥미롭다. 이는 톡소플라즈마라는 기생충에 감염된 쥐는 고양이 냄새를 맡고 도망가기 보다는 오히려 접근하게 만든다. 그 이유는 톡소플라즈마가 생존을 위해서는 쥐의 뇌가 필요하지만 번식하기 위해서는 고양이의 몸으로 들어가야 하기 때문에 쥐의 뇌를 조작하여 고양이에게 오히려 다가가도록 만드는 무서운 기생충이다. 최근에는 톡소플라즈마가 이미 20억 명의 인간을 감염시켰으며 도파민 분비 조절에 관여하고, 인간의 뇌도 변화되어 남자들은 사회도덕적 규범을 지키려는 의지가 약해지며, 여자들은 밖으로 나돌기를 좋아하게 된다는 보고도 있다.
그 밖에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개미'에서 소개되었던 창형흡충의 생활사는 신비롭기까지 하다. 양의 담도에 기생하는 흡충으로, 양의 대변을 통해 알이 배출되면, 이를 달팽이가 섭취하게 되고 다시 달팽이의 점액을 통해 배출되는데 이 것을 개미가 먹게 되면, 개미는 기온이 쌀쌀한 해질녘에 풀잎끝에 매달려 양의 먹이가 되도록 기다리게 된다. 그러면 양이 풀잎을 뜯어 먹을 때 개미는 스스로 먹이가 되어 창흡충의 번식을 돕게 된다. 기생충이 개미의 뇌를 조정하는 것이다.
칼 짐머의 `기생충 제국'에서와 같이 지구의 원래의 주인은 인간이 아닌 기생충일 수도 있다. 인간의 뇌도 기생충에 의해 조정될 수도 있지 않을까? 앞으로의 기생충 연구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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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미국에서는 호수에서 수영한 후에 네글레리아 파울러리(Naegleria fowleri)라는 아메바에 감염되어 3명이 사망했다는 사건이 보도되었다. 이 아메바는 코를 통해 뇌로 들어가 뇌를 파먹어 결국엔 사망에 이르게 하는 무서운 기생충이다. 1960년 호주에서 처음으로 보고되었고 최근에 늘어나는 추세이다. 아메바는 높은 온도에서 잘 자라는 특성이 있는데, 최근 지구의 온난화 때문에 개체수가 앞으로도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사망률이 95%이상으로 치명적이며 아직까지 확실한 치료방법은 없어 앞으로 야외 물놀이에 주의를 해야 한다.
뇌를 침범하는 기생충으로 가장 잘 알려진 것은 갈고리 촌충의 애벌레인 유구낭미충(cysticercosis)이다. 요즘에는 이것에 감염된 환자들이 많이 줄었으나 약 10년 전만 해도 흔하게 임상에서 볼 수 있었다. 이 기생충은 주로 돼지의 살 속에 살며 돼지고기를 날것으로 먹거나, 덜 익혀 먹으면 감염이 된다. 일단 머리로 퍼지면 뇌조직이나 뇌실, 척수 등에서 살며 이로 인해 간질발작이 발생될 수 있고, 뇌조직을 파괴하여 반신마비ㆍ언어장애 등이 올 수 있다. 최대로 자라면 2cm까지 자랄 수 있다. 소고기와는 달리 돼지고기는 꼭 익혀 먹어야 한다.
또 다른 한가지는 스파르가눔증이다. 이 또한 다자란 기생충이 아닌 스피로메트라 라는 기생충 종의 애벌레이다. 뱀이나 개구리의 살이나 껍질 속에 살고, 역시 뱀이나 개구리를 날 것으로 먹으면 감염된다. 뇌의 전두엽과 측두엽에 주로 발생되며, 간질발작ㆍ두통ㆍ반신마비 등이 발생되게 된다. 그 외에 민물에 사는 가재나 게로부터 감염되는 폐흡충도 폐에서 뇌로 퍼질 수 있으며, 시력을 관장하는 후두엽에도 발생되어 시력을 잃을 수 있다.
선진국에 비해 우리나라는 아직도 기생충의 발병률이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다. 물론 아프리카나 동남아시아에서는 우리나라보다도 훨씬 많이 기생충 감염이 발생하나 그 쪽의 의료 수준이 떨어지므로 기생충의 진단이 치료가 어렵다. 따라서 기생충에 대한 연구는 우리나라가 거의 세계최고 수준이다.
기생충에 대한 연구 중에 고양이를 무서워하지 않는 쥐에 대한 연구가 흥미롭다. 이는 톡소플라즈마라는 기생충에 감염된 쥐는 고양이 냄새를 맡고 도망가기 보다는 오히려 접근하게 만든다. 그 이유는 톡소플라즈마가 생존을 위해서는 쥐의 뇌가 필요하지만 번식하기 위해서는 고양이의 몸으로 들어가야 하기 때문에 쥐의 뇌를 조작하여 고양이에게 오히려 다가가도록 만드는 무서운 기생충이다. 최근에는 톡소플라즈마가 이미 20억 명의 인간을 감염시켰으며 도파민 분비 조절에 관여하고, 인간의 뇌도 변화되어 남자들은 사회도덕적 규범을 지키려는 의지가 약해지며, 여자들은 밖으로 나돌기를 좋아하게 된다는 보고도 있다.
그 밖에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개미'에서 소개되었던 창형흡충의 생활사는 신비롭기까지 하다. 양의 담도에 기생하는 흡충으로, 양의 대변을 통해 알이 배출되면, 이를 달팽이가 섭취하게 되고 다시 달팽이의 점액을 통해 배출되는데 이 것을 개미가 먹게 되면, 개미는 기온이 쌀쌀한 해질녘에 풀잎끝에 매달려 양의 먹이가 되도록 기다리게 된다. 그러면 양이 풀잎을 뜯어 먹을 때 개미는 스스로 먹이가 되어 창흡충의 번식을 돕게 된다. 기생충이 개미의 뇌를 조정하는 것이다.
칼 짐머의 `기생충 제국'에서와 같이 지구의 원래의 주인은 인간이 아닌 기생충일 수도 있다. 인간의 뇌도 기생충에 의해 조정될 수도 있지 않을까? 앞으로의 기생충 연구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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