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강봉균 교수
기억력과 학습능력 등 인지기능을 좌우하는 새로운 유전자가 국내 연구진의 의해 발견됐다.
서울대 강봉균 교수(사진)는 면역과 심혈관계 질환 치료제의 주요 타깃 단백질인 `PI3K감마'가 뇌의 기억 및 학습능력에도 관여한다는 사실을 밝혔다고 23일 밝혔다.
감각, 감정, 인지 등 모든 뇌 활동은 1000억개에 이르는 뇌 신경세포(뉴런)가 서로 연결된 1000조개의 접합부분(시냅스)에서 이뤄지는 세포간 신호전달에 의해 이뤄진다. 각 신경세포는 수백에서 수십만개의 다른 신경세포와 시냅스로 연결돼 각종 기능을 하게 된다.
기억, 학습 등 각종 인지기능은 시냅스를 통해 전기신호가 왕성하게 전달될 때 더 잘 발휘된다. 운동을 많이 하면 근육이 더 발달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뇌 활동을 많이 해 시냅스 간에 물질이 더 활발하게 오갈수록 시냅스의 기능이 강화된다. 이때 신경세포간을 오가며 신호를 전달하는 대표적인 전달물질이 바로 글루탐산이다.
이 때문에 지금까지 뇌 인지기능 연구는 주로 시냅스 기능을 높이는 `시냅스 강화'에 초점이 맞춰졌다. 그러나 강봉균 교수는 시냅스간에 신호전달이 줄어드는 `시냅스 저하' 역시 인지기능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PI3K감마'라는 인산화효소가 시냅스 저하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밝혔다.
연구팀은 PI3K감마가 발현되지 않도록 유전자 변형된 쥐에서 학습과 기억에 중요한 해마 조직을 적출해 시냅스에 어떤 변화가 있는지를 연구했다. 그 결과 일반 쥐와 달리 시냅스 저하가 이뤄지지 않고, 여기에 다시 PI3K감마 단백질을 주입하자 시냅스 저하가 이뤄짐을 확인했다.
또 이 쥐의 학습능력을 측정하기 위해 행동실험을 한 결과 일반적인 학습은 이뤄지는 반면 행동조건을 바꿀 경우 대처가 늦는 등 인지행동의 유연성이 떨어짐을 알아냈다. 인지기능의 유연성은 자신이 처한 상황과 조건에 맞게 행동전략을 바꿀 수 있는 판단력과 의사결정 능력을 말한다.
강봉균 교수는 "뇌가 다양한 정보를 입력, 수정, 제거해 학습과 기억을 하려면 기존에 강화된 시냅스를 저하하고 기능을 탄력적으로 조정하는 과정이 필수적"이라며 "시냅스 저하가 인지기능에서 중요한 것은 이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어 "시냅스 저하를 조절하면 치매, 알츠하이머 등 뇌질환 치료와 심리적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 등의 치료제 개발로도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연구에는 강봉균 교수 외에 김재익ㆍ이혜련 박사과정생, 민주오 교수(서울대 WCU뇌인지과학과), 콜린그릿지 교수(서울대 WCU뇌인지과학과), 김상정 교수(서울대 WCU뇌인지과학과) 등이 참여했다. 교육과학기술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추진하는 리더연구자지원사업(창의적연구)과 세계수준연구중심대학(WCU) 사업의 지원을 받아 이뤄졌으며, 연구결과는 세계적인 과학전문지 `네이처'의 자매지인 `네이처 뉴로사이언스'지 온라인판 24일자에 게재됐다.
안경애기자 nature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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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강봉균 교수(사진)는 면역과 심혈관계 질환 치료제의 주요 타깃 단백질인 `PI3K감마'가 뇌의 기억 및 학습능력에도 관여한다는 사실을 밝혔다고 23일 밝혔다.
감각, 감정, 인지 등 모든 뇌 활동은 1000억개에 이르는 뇌 신경세포(뉴런)가 서로 연결된 1000조개의 접합부분(시냅스)에서 이뤄지는 세포간 신호전달에 의해 이뤄진다. 각 신경세포는 수백에서 수십만개의 다른 신경세포와 시냅스로 연결돼 각종 기능을 하게 된다.
기억, 학습 등 각종 인지기능은 시냅스를 통해 전기신호가 왕성하게 전달될 때 더 잘 발휘된다. 운동을 많이 하면 근육이 더 발달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뇌 활동을 많이 해 시냅스 간에 물질이 더 활발하게 오갈수록 시냅스의 기능이 강화된다. 이때 신경세포간을 오가며 신호를 전달하는 대표적인 전달물질이 바로 글루탐산이다.
이 때문에 지금까지 뇌 인지기능 연구는 주로 시냅스 기능을 높이는 `시냅스 강화'에 초점이 맞춰졌다. 그러나 강봉균 교수는 시냅스간에 신호전달이 줄어드는 `시냅스 저하' 역시 인지기능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PI3K감마'라는 인산화효소가 시냅스 저하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밝혔다.
연구팀은 PI3K감마가 발현되지 않도록 유전자 변형된 쥐에서 학습과 기억에 중요한 해마 조직을 적출해 시냅스에 어떤 변화가 있는지를 연구했다. 그 결과 일반 쥐와 달리 시냅스 저하가 이뤄지지 않고, 여기에 다시 PI3K감마 단백질을 주입하자 시냅스 저하가 이뤄짐을 확인했다.
또 이 쥐의 학습능력을 측정하기 위해 행동실험을 한 결과 일반적인 학습은 이뤄지는 반면 행동조건을 바꿀 경우 대처가 늦는 등 인지행동의 유연성이 떨어짐을 알아냈다. 인지기능의 유연성은 자신이 처한 상황과 조건에 맞게 행동전략을 바꿀 수 있는 판단력과 의사결정 능력을 말한다.
강봉균 교수는 "뇌가 다양한 정보를 입력, 수정, 제거해 학습과 기억을 하려면 기존에 강화된 시냅스를 저하하고 기능을 탄력적으로 조정하는 과정이 필수적"이라며 "시냅스 저하가 인지기능에서 중요한 것은 이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어 "시냅스 저하를 조절하면 치매, 알츠하이머 등 뇌질환 치료와 심리적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 등의 치료제 개발로도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연구에는 강봉균 교수 외에 김재익ㆍ이혜련 박사과정생, 민주오 교수(서울대 WCU뇌인지과학과), 콜린그릿지 교수(서울대 WCU뇌인지과학과), 김상정 교수(서울대 WCU뇌인지과학과) 등이 참여했다. 교육과학기술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추진하는 리더연구자지원사업(창의적연구)과 세계수준연구중심대학(WCU) 사업의 지원을 받아 이뤄졌으며, 연구결과는 세계적인 과학전문지 `네이처'의 자매지인 `네이처 뉴로사이언스'지 온라인판 24일자에 게재됐다.
안경애기자 nature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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