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상승 더해 1분기 매출 11조
작년 분기대비 영업익 340% ↑
1.4조 자사주 매입 후 주주환원
작년 분기대비 영업익 340% ↑
1.4조 자사주 매입 후 주주환원
쿠팡Inc가 안정적인 한국 사업과 원·달러 환율 상승 효과로 1분기 호실적을 기록했다. 여기에 글로벌 사업 호조도 실적 개선에 힘을 보탰다.
쿠팡Inc는 미국 뉴욕 증시에 상장한 지 4년 만에 1조4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을 통해 주주환원에도 나선다.
7일 쿠팡Inc가 공개한 올해 1분기 실적(한화 기준)은 매출 11조4876억원, 영업이익 2337억원이다. 지난해 1분기와 비교하면 각각 21%, 340% 증가한 수준이다. 회사는 지난해 1분기 매출 9조4505억원, 영업이익 531억원을 기록한 바 있다.
지난해 4분기와 비교하면 매출은 원화 기준 분기 최대치를 경신했지만 달러 기준으로는 이에 미치지 못했다. 회사의 지난해 4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11조1139억원, 4353억원이다.
대만의 로켓배송 사업이 성과를 냈다는 점도 고무적이다. 회사측은 한국 사업뿐 아니라 대만 로켓배송과 명품 플랫폼 파페치 등 글로벌 사업도 호조를 보이며 본궤도에 오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파페치·대만·쿠팡이츠 등 성장 사업 부문 매출은 원화 기준 1조5078억원을 기록하며 작년 동기보다 78% 증가했다.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3.1%에 달한다.
쿠팡은 한국 시장과 마찬가지로 대만에서 인기 상품군의 빠른 배송을 늘리며 충성고객을 확보하고 물류망 역시 확충하고 있다.
지난 3월에는 대만에 와우멤버십을 도입했고 지난달부터 한국의 직고용 배송인력인 '쿠팡친구'와 같은 '쿠팡프렌즈' 모집을 시작했다. 이는 수도 타이베이가 있는 대만 최북단부터 가오슝이 위치한 최남단까지 로켓배송을 수행하기 위한 배송인력 직고용에 나선 것이다.
물류센터와 최종 배송지 간 중간 다리 역할을 수행하는 '배송 캠프'도 가오슝을 비롯해 타오위안시, 타이중시 등에 구축했다.
쿠팡이 대만 진출 이후 최근까지 투자한 금액은 5000억원에 달하며, 해당 투자 금액은 물류 인프라 구축과 상품 판매 등에 사용된 것으로 전해졌다. 여기에 자동화 시스템을 갖춘 2호 물류센터를 운영하면서 3호 운영도 주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도산 위기에 처해 있다가 쿠팡Inc에 피인수된 파페치도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2007년 영국에서 설립된 파페치는 1400개 명품 브랜드를 190개국 이상 소비자에게 판매하며 한국으로 직배송도 해준다.
지난 2018년 뉴욕증시에 상장한 파페치는 이탈리아 패션업체 인수를 무리하게 추진하다 시가총액이 2023년 말 2억5000만달러(3200억원)로 100분의 1토막이 나고 부도 위기에 처하면서 쿠팡과 손을 잡았다.
쿠팡Inc가 지난해 1월 31일 인수한 파페치는 지난해 4분기 418억원의 EBITDA(상각 전 영업이익) 흑자를 기록했다.
김범석 쿠팡Inc 의장은 이날 콘퍼런스콜에서 "전 세계 어디서나 고객에 세계 최고의 럭셔리 제품과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파페치의 핵심"이라며 "지난 몇 분기 동안, 이 전략에 맞춰 고객 서비스를 간소화해 상당한 전진을 이뤘다"고 말했다.
쿠팡Inc가 이번 1분기 실적을 공개하면서 주주환원 계획을 함께 발표한 점도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쿠팡은 최근 이사회에서 클래스A 보통주 기준 최대 10억달러에 달하는 자사주를 매입하는 프로그램을 추진하기로 승인했다고 밝혔다.
이는 쿠팡Inc가 지난 2021년 3월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 상장한 이래 처음이자 역대급 규모다. 지금까지 쿠팡Inc의 주주환원은 지난해 4월에 투자사 매버릭 홀딩스로부터 약 1000만주를 주당 17.79달러, 약 2400억원에 사들인 것이 전부였다.
이에대해 거라브 아난드 쿠팡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이날 콘퍼런스콜에서 "이 정도의 대규모 자사주 매입은 처음이며 기회가 생길 때마다 이를 활용하는 유연성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언급했다.
1분기 말 기준 쿠팡Inc의 유동자산은 92억600만달러(12조7000여억원)로 집계됐다. 여기에 현금과 현금성 자산이 61억1300만달러(8조5000억원) 포함됐다.
아난드 CFO는 "우리 회사는 전반적인 자본 배분 우선순위를 고려해 자사주 매입 속도를 신중하고 엄격하게 결정하겠다"며 "최고 수준의 장기적인 주주 가치 창출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상현기자 ishs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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