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구리ㆍ곤충 사라진 농촌서 '생존 몸부림'
풍성한 먹거리의 계절, 가을이다. 하지만 풍요로운 가을 들녘과 탐스럽게 익은 과일을 바라보는 농부의 표정은 밝지만은 않다. 야생동물에 의한 농작물 피해가 매년 늘고 있기 때문이다. 그 중에서도 멧돼지와 더불어 가장 많은 피해를 주는 동물은 다름 아닌 까치다.
최근 유해 조수라는 불명예까지 안게 된 까치를 우리나라에서는 전통적으로 길조로 취급해왔다. 사람들이 친근하게 여기며 민요나 민속에도 자주 등장한다. 날씬한 몸매, 기쁜 소식 알림이, 외유내강의 특징으로 우리에게 길조로 대접을 받아 왔다.
1964년 국제조류보호협회 한국지부가 `나라 새'를 공모했을 때 총 2만2780통의 엽서 중 9373통이 까치를 선호해 런던 국제조류보호위원회에 한국의 나라 새로 보고되기도 했다. 경기도 성남시를 비롯해 전국 76개 지자체가 까치를 상징 새로 선정했다. 상가의 상호로도 인기가 높고 특히 부동산중개업소나 이사업체에서도 선호한다. 하지만 농부에게는 그저 보고 싶지 않은 골칫거리일 뿐이다. 수십억원에 달하는 피해에도 정부의 피해보상은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198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개구리, 곤충 등 까치의 먹이가 풍부해 과수 피해가 크지 않았다. 그러나 인간의 농약 사용이 늘면서 그 부메랑으로 까치의 먹이가 시나브로 사라지면서 까치는 부득이하게 과일에 집착하게 됐을 것이다.
이런 피해를 줄이는 방법은 없는 것일까? 현재 지자체별로 야생동물피해방지단을 운영하면서 포획하는 방법으로 개체 수를 줄이는 극단적인 방법을 쓰고 있다. 과연 옳은 방법인지 의문이 든다. 일시적 효과를 볼 수 있겠지만 윤리적인 문제가 있고 미봉책일 뿐이다.
새로운 밀레니엄이 시작되면서 생물과의 조화와 더불어 지속가능한 이용에 대한 고민이 세계적인 담론이 된 세상이다. 이 과정에서 까치의 세력권 행동을 고려한 다양한 생물학적 구제방법이 연구돼 왔다.
그 가운데 농촌진흥청은 야생동물이 어떤 먹이를 먹고 소화불량이나 설사 등 체내 이상 반응을 경험하면 그 먹이를 기피하는 채식습성을 이용해 과수피해 방지 연구를 했다. 동물에게 이차적 해가 없는 무색무취 물질(디기톡신)을 처리한 사과를 먹고 탈이 났을 때 자신이 먹은 먹이가 독이 있는 것으로 인식해 다음에 그 먹이에 유발제가 들어있지 않더라도 기피하는 것을 이용한 것. 실제 전라북도에서 이런 처리를 거친 과수의 피해율이 처리하지 않은 지역보다 약 25% 감소되었다고 한다.
까치의 채식행동을 고려한 이러한 연구결과는 야생동물을 보다 과학적으로 분석해 생태계 구성원의 역할을 부여하면서 우리 농작물도 보호할 수 있는 방안이다.
야생조류를 위해 까치밥을 남겨놓은 우리 선조들처럼 자연과 동반자로서 배려하며 살아가는 지혜가 필요해 보인다.
국립중앙과학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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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유해 조수라는 불명예까지 안게 된 까치를 우리나라에서는 전통적으로 길조로 취급해왔다. 사람들이 친근하게 여기며 민요나 민속에도 자주 등장한다. 날씬한 몸매, 기쁜 소식 알림이, 외유내강의 특징으로 우리에게 길조로 대접을 받아 왔다.
1964년 국제조류보호협회 한국지부가 `나라 새'를 공모했을 때 총 2만2780통의 엽서 중 9373통이 까치를 선호해 런던 국제조류보호위원회에 한국의 나라 새로 보고되기도 했다. 경기도 성남시를 비롯해 전국 76개 지자체가 까치를 상징 새로 선정했다. 상가의 상호로도 인기가 높고 특히 부동산중개업소나 이사업체에서도 선호한다. 하지만 농부에게는 그저 보고 싶지 않은 골칫거리일 뿐이다. 수십억원에 달하는 피해에도 정부의 피해보상은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198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개구리, 곤충 등 까치의 먹이가 풍부해 과수 피해가 크지 않았다. 그러나 인간의 농약 사용이 늘면서 그 부메랑으로 까치의 먹이가 시나브로 사라지면서 까치는 부득이하게 과일에 집착하게 됐을 것이다.
이런 피해를 줄이는 방법은 없는 것일까? 현재 지자체별로 야생동물피해방지단을 운영하면서 포획하는 방법으로 개체 수를 줄이는 극단적인 방법을 쓰고 있다. 과연 옳은 방법인지 의문이 든다. 일시적 효과를 볼 수 있겠지만 윤리적인 문제가 있고 미봉책일 뿐이다.
새로운 밀레니엄이 시작되면서 생물과의 조화와 더불어 지속가능한 이용에 대한 고민이 세계적인 담론이 된 세상이다. 이 과정에서 까치의 세력권 행동을 고려한 다양한 생물학적 구제방법이 연구돼 왔다.
그 가운데 농촌진흥청은 야생동물이 어떤 먹이를 먹고 소화불량이나 설사 등 체내 이상 반응을 경험하면 그 먹이를 기피하는 채식습성을 이용해 과수피해 방지 연구를 했다. 동물에게 이차적 해가 없는 무색무취 물질(디기톡신)을 처리한 사과를 먹고 탈이 났을 때 자신이 먹은 먹이가 독이 있는 것으로 인식해 다음에 그 먹이에 유발제가 들어있지 않더라도 기피하는 것을 이용한 것. 실제 전라북도에서 이런 처리를 거친 과수의 피해율이 처리하지 않은 지역보다 약 25% 감소되었다고 한다.
까치의 채식행동을 고려한 이러한 연구결과는 야생동물을 보다 과학적으로 분석해 생태계 구성원의 역할을 부여하면서 우리 농작물도 보호할 수 있는 방안이다.
야생조류를 위해 까치밥을 남겨놓은 우리 선조들처럼 자연과 동반자로서 배려하며 살아가는 지혜가 필요해 보인다.
국립중앙과학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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